[앵커]
오늘(2일) 뉴스룸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된 젊은 소방관의 아버지가 한 말로 문을 열겠습니다.
"오늘도 불이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드는 소방관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
- 고 김수광 소방장 아버지
하지만 여전히 소방관들은 방화복을 직접 세탁기로 빨아 입고 1시간도 못 버티는 산소통에 의지해 불길 속으로 뛰어 듭니다. 이번처럼 동료가 고립됐을 때 구출할 전문 구출팀도 우리나라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거센 불길 속으로 뛰어들라고 하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한 겁니다. 이번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는 설 대목을 앞두고 쌓여있던 4.5톤 가량의 기름이 기폭제가 돼 큰 폭발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공장을 집어삼킨 걸로 추정됩니다.
먼저 화재 원인부터 윤두열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3층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을 집어삼키는 사이 뭔가 터지는 소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계속 펑펑 터지는데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큰 폭발이 일어납니다.
[황정학/목격자 : 꽝 이랬거든요. 하여간 폭탄 떨어지는 소리처럼… 사람들이 엎드려서 다 숨을 정도로…]
오후 8시 27분 두 소방관이 고립됐다는 게 확실해진 지 3분 지난 시점입니다.
이 시점, 다른 각도 화면입니다.
불길이 보이지 않던 곳에서 여기저기 작은 불이 붙기 시작하더니 큰 섬광이 일고 폭발합니다.
[배종혁/경북 문경소방서장 : 진입할 때는 그나마 환경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기 때문에 진입을 했고 급속히 연소 확대가 되어서…]
애초 대원들이 진입할 때는 나쁘지 않았던 내부 상황이 갑자기 악화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이 큰 폭발, 이른바 플래시오버 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름이 많은 곳에서 불이 난 뒤 일정 온도를 넘어가면 산발적으로 나던 불이 일순간 전체로 확 번지는 현상입니다.
실제 큰 폭발이 있기 전 작은 폭발이 여러 번 있었고 이때 탈출을 시도했지만 대원 둘이 고립됐습니다.
오늘 합동감식은 공장 안에 있던 4500리터 식용유에 집중됐습니다.
휘발유나 신나와 다른 식용유 특성에도 주목했습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식용유는) 고온에 유증기화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화재가 커진 이후에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두 소방관 빈소가 차려진 문경장례식장과 4곳 분향소에는 하루 종일 추모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얼굴 모르는 시민들이 찾아 와 고개 숙였습니다.
영결식은 내일 경북도청에서 엄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