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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형이 치는 공은 이빨로라도 잡아야죠" 샌프란시스코 첫 시즌 향한 이정후의 각오

입력 2024-02-01 20:29 수정 2024-02-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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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형이 저한테 치는 건 정말 이빨로라도 잡겠습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해 도전을 위해 오늘(1일) 출국했다. 〈사진=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해 도전을 위해 오늘(1일) 출국했다. 〈사진=연합뉴스〉


메이저리그로 첫발을 내딛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남긴 말입니다. 앞서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이정후를 시즌 때 만난다면 봐주는 것 없이 공을 다 잡겠다"며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죠.

오늘(1일) 미국으로 이른 출국길에 오른 이정후는 내일부터 구단 시설에서 훈련에 들어갑니다. 인천 공항을 찾은 팬들로 북적인 가운데 "적응을 최우선으로 삼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습니다.

다음은 이정후와의 일문일답.

Q. 출국 앞둔 소감은
"원래 항상 팀원들과 함께하다가 오늘 혼자 출국하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환영하러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 인터뷰하게 되니까 실감 나는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좀 이상하네요."

Q. 어떤 마음가짐인가
"우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고 밖에서 할 수 있는 기술 훈련만 남았습니다. 따뜻한 곳 가서 빨리 하고 싶은 생각이 컸고, 구단에서도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애리조나로 넘어가서 내일부터 구단 시설에서 훈련할 생각입니다. 마음가짐은 거의 실전에 가깝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야구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일찍 출국하는 이유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제약돼있고 밖에서 하는 훈련만 남아서 일찍 넘어가 좋은 환경에서 하려 합니다. 제가 아직 팀원들도 많이 못 만나봤고 팀 훈련 시설도 잘 모르기 때문에 먼저 가서 경험해보고 동선도 익히고 싶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Q. MLB닷컴에서 "샌프란시스코 올 시즌 키워드는 이정후의 타율"이라고 보도했는데
"아직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좋은 예측 기사가 나왔는데 사실 저는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적응이라고 생각해서 적응을 잘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Q. 본인이 목표로 삼는 키워드나 슬로건은
"일단은 헤쳐나가는 거고 해봐야지 아는 거기 때문에 적응을 제일 최우선으로 삼아야 될 것 같고. 적응만 잘한다면 그 이후엔 제가 제 에버리지를 만들어 나가는 거기 때문에 적응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 어머니는 무슨 말을 해주셨나
"그냥 몸 건강히,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어차피 아버지도 연수 계획이 있어서 아마 같이 생활할 거예요.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미역국 해주셨고 소고기 구워주셨어요. 그냥 잘하고 오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셨던 것 같아요."

Q. 입단식에서 보여준 영어가 화제였는데 공부 더 했나
"한국에 있을 때 한두 시간 영어 공부하고 또 나머지 시간에 계속 한국말 쓰니까 잊어버리더라고요. 제가 미국에서 훈련할 땐 통역 형이 안 붙었고 집에서 과외를 받고 그날 배웠던 것들을 바로 써먹었을 땐 정말 많이 늘었다 생각했는데 한국에선 쉽지 않더라고요. 미국에 가서는 저번처럼 배운 걸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공부 잘해서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정후는 "김하성이 치는 공은 이빨로라도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정후는 "김하성이 치는 공은 이빨로라도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Q. 김하성이 "이정후 공 다 잡겠다"고 했는데
"그건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봐주면 사실 그건 같은 팀 투수들한테도 저희 보러 온 팬들한테도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할 땐 사적인 감정 빼고 선수 대 선수로서 경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 또한 형이 저한테 치는 건 정말 이빨로라도 잡겠습니다. 형이랑 캠프지도 같고 형이 워낙 잘 알려주셔서 만날 수 있으면 만나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볼 거예요. 좋은 성적 거두실 일만 남았는데 형이 아프지 않고 항상 하시던 대로 잘 해서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습니다."

Q. 김하성의 조언 중 가장 와닿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도 보게 될 거니까 와서 느껴보라 했어요. 형이 그냥 와서 느껴보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빨리 가서 느껴보고 싶습니다.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이란 표현을 해서 잘 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

Q. 그런 공을 치는 게 무섭기보단 기대된다고 보나
"두려울 건 없죠 사실. 저를 맞힌다면 아프니까 그건 좀 무서울 것 같긴 한데. 막상 타석 들어갔을 땐 두려운 것보다는 '이런 공도 있구나' 생각이 들 거 같고 그 공을 치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습니다."

Q.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는
"가장 쳐보고 싶은 투수요? 그래도 야마모토 선수가 아닐까요. 같은 지구에 오게 됐는데 다시 한번. 국가대표 경기에서 만났을 때와 리그에서 만났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일까 생각도 들고 어떨까 궁금하기도 해서 쳐보고 싶습니다."

메이저리그 첫 발을 내딛는 소감을 전하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첫 발을 내딛는 소감을 전하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Q. 1억 달러 넘는 계약 총액에 느끼는 책임감이나 부담감은
"솔직히 책임감은 좀 있는 것 같은데 부담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가서 잘해야 이후에 한국에서 도전하는 후배들이나 다른 선수들이 좋은 대우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기 때문에. 하성이 형이 잘해서 제가 좋은 대우 받은 것처럼 저까지 잘한다면 앞으로 한국 선수에 대한 기대치나 대우가 좋아질 거라 생각해서 그런 책임감은 있지만, 많은 돈을 받았기 때문에 잘해야 된다는 부담은 사실 없는 것 같습니다."

Q. 김혜성도 미국 진출 준비 중인데
"제가 사는 곳과 키움 숙소가 15분 정도밖에 안 멀어서 저희 집에 놀러오기로 했어요. 혜성이도 도전을 한다고 했는데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같이 선수 생활을 7년동안 했는데, 혜성이는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만 바라보고 하는 선수라서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하고.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최근 아버지 이종범 코치가 KIA 감독으로 거론되는데
"감히 제가 팀의 자리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선수도 아니고. 워낙 항상 그렇게 공석이 될 때마다 이야기 많이 나오셨는데 그럴 때마다 직접적으로 뭔가 연락 왔다던가 이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고. 아버지 인생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Q. 7년 전 처음 프로 선수로 인천 공항 나왔을 때와는 어떻게 다른가
"그때가 더 떨리는 것 같은데요. 지금은 사실 기대되는 게 더 큰 것 같고 그때는 정말 프로 선수로서 첫 시작이라서 너무 떨린 것도 있고 긴장도 되고 했는데. 지금은 선배님들도 안 계시고 혼자 있고 또 다른 저의 꿈을 이뤄가는 거기 때문에 떨리는 건 그때 다 떨렸고 기대감이 지금은 더 큽니다."

Q. 처남 고우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석이도 잘 했으면 좋겠고. 같이 잘 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우석이는 하성이형도 있으니까 적응하는 데 좀더 수월하다 생각하고. 우석이도 부상만 없이 자기가 꿈꿔온 리그에서 야구 하게 됐으니까 같이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같이 보기로 했습니다."

Q. 몸 상태는 어떤가
"몸 상태는 사실 밖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을 다 할 수 있는 상태라 그걸 하기 위해서 일찍 나가는 거고. 좋은 시설에서 훈련 하다보면 몸도 빨리 올라올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몸 상태도 너무 좋고 수술한 부위도 좋고요. 실전을 바로 들어가야 되는 입장이라서 빨리 실전 감각만 익히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출국길에 오른 이정후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출국길에 오른 이정후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Q.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김하성과 함께했던 감독인데
"일주일 전에 감독님, 타격코치님, 전력분석팀장님과 화상 미팅을 한번 했었어요. 제가 적응을 하는 데 있어서 모든 걸 다 도와주겠다고 말씀해주시고 또 편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보여준 그 모습 똑같이 보여줄 거니까 그냥 우리한테 필요한 거 있거나 우리가 해줘야 되는 게 있으면 부담 없이 다 이야기하라고. 우린 항상 너를 도울 준비가 돼있고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있다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빨리 캠프 가서 준비 잘해서 기대에 보답해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Q. 팬들에게 한마디
"이렇게 공항까지 나와주신 팬 분들 감사드립니다.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많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그 기대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꼭 제가 잘 해서, 한국에서 보였던 모습처럼 미국에 가서도 그런 모습으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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