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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렸냐고요? 땀입니다"…손흥민이 꺼낸 사우디전 뒷이야기

입력 2024-01-31 18:35 수정 2024-01-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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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골망 앞에 첫 번째 키커로 나섰던 손흥민은 "후회를 남기기 싫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첫번째 키커로 나선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첫번째 키커로 나선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2011 아시안컵 당시, 일본과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지 않았던 박지성을 떠올린 겁니다. 2년 전 JTBC와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당시 후배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워준 것 같아서, 그때로 돌아간다면 제가 킥을 차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백한 바 있죠.

주장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첫 번째와 마지막 키커 중 선택하고 싶었다"며 "감독님께서 첫 번째로 차라고 해서 아무 거부감 없이 찰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Q. 말레이시아전 끝나고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나
"저희가 하나가 돼서 한 가지 목표로 가고 있는 과정에서 서포트를 조금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런 서포트를 받아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한 발 두 발 더 뛸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제가 참 좋은 예시였다고 생각하고요. 선수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루하루 진짜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고. 또 많은 팬분들 웃게 해드리려고 진짜 노력하고 있으니까 이런 부분을 조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사우디 네번째 키커의 킥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사우디 네번째 키커의 킥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이 결승까지 2주도 안 남았는데 그 시간 동안 저희가 오로지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감독님께서 얘기하신 것처럼 비판은 대회가 끝나고 나서 해주셨으면 좋을 것 같고. 어제도 정말 어려운 순간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선수들이 좋은 역할들을 해줘서 너무나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첫 번째 키커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는데
"우스갯소리로 저는 아직 지성이 형을 되게 많이 원망하고 있고요. 저랑 지성이 형이랑 관계가 워낙 좋으니까 웃으면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2011년 때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차피 첫 번째나 마지막 키커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고요. 감독님께서 첫 번째로 차라고 해서, 아무 거부감 없이 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라디프의 단독 찬스를 태클로 저지하는 조현우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라디프의 단독 찬스를 태클로 저지하는 조현우 (사진=연합뉴스)

Q. 승부차기 중 조현우 골키퍼한테 가서 어떤 얘기를 했나
"특별한 얘기는 안 했고 현우 형이 조금이라도 힘을 받을 수 있게 힘을 주고 싶었죠. 선수들은 차야 하는 입장이고, 현우 형은 막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차는 사람 입장에서 현우 형이 좀 막아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고요. 현우 형이 막아서 우리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꼭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현우 형이 저희를 8강까지 보내줬네요."


Q. 이번 대회 페털티킥을 3번 모두 성공했는데 자신감의 원천은
"자신감이라기보다는 연습의 연습의 결과라고 생각을 하고. 매번 남아서 훈련할 때 패널티킥을 많이 연습하고, 다른 거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선수들한테도 얘기했는데, 오로지 공과 내가 차고자 하는 방향만 신경 써라. 야유, 분위기, 이런 거 전혀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어디로 보낼지 어디로 차고 싶은지 공과 골대와 내가 맞추는 발만 신경 쓰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강한 책임감을 갖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1-2로 패한 후 눈물을 쏟은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1-2로 패한 후 눈물을 쏟은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Q. 2015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패해 눈물을 흘렸는데
"(이번 대회 8강 호주전은) 분명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아요. 너무나도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고, 호주도 상당히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 같은데요. 축구라는 스포츠는 항상 이변이 항상 발생하고, 지금 2015년 얘기를 꺼내기는 참 그렇지만 그때도 상당히 마음이 아팠고 또 그런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고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어제 승리가 침체된 대표팀 분위기에 어떤 계기가 될 것이라 보나
"저희가 더 단단하게 뭉쳐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선수들뿐만 아니라 기자님들도 분명히 그런 감정을 느끼셨을 거고. 한국에서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현장에 와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 모두가 어제 경기로 조금 더 가까워지고 단단해지고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제 같은 시간은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하지만 또 중요한 건 거기에 너무 젖어 있지 않고 오늘부터는 다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게 저희의 임무고 앞으로 해야 할 숙제이니까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Q. 어제 경기 끝나고 눈물 보인 거 같은데
"땀이었습니다. 네, 땀이었습니다."

Q. 심판과 소통하는 이유는
"항상 공정한 판정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들도 있고, 심판들도 사람이다 보니 실수를 하는 경우들도 분명히 있는데요, 감독님께서도 항상 얘기하지만, 매너 있게 얘기를 하다 보면 심판 쪽에서도 선수들한테 존중을 보여주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주장으로서 제가 먼저 심판한테 가서 젠틀하게 얘기하는 걸 저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요. 저희 팀한테 악영향이 되지 않을 정도의 선을 잘 지키면서 심판들과 소통하고 있고, 심판분들도 그런 부분들을 잘 존중해 주고 인지해 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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