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감시초소(GP)나 해군 함정 근무자, 공군의 비상대기 조종사 등 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장시간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직업 군인들의 시간외 근무수당 인정 시간이 이번 달부터 현행 월 57시간에서 100시간으로 확대됩니다. 이에 따라 경계 부대에 근무하는 2만 여명의 직업 군인이 2월 급여일부터 최대 100시간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적용한 급여를 받게 됩니다.
육군 7사단 5여단 소속 GOP 소초장 안성진 중위가 전방 철책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오늘(25일) 경계 부대 군인의 시간외 근무수당 인정 시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군인 등의 시간외 근무수당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전방 접경지역에서 철책을 지키는 육군 GP와 일반전초(GOP), 잠수함·초계함 등 해군 함정 근무자, 상황 발생 시 즉각 출격을 준비하는 공군의 비상대기 조종사,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지키는 해병대 해안 경계 부대 등이 대상에 포함됩니다. 특히 시간외 근무수당이 대위 이하 장교와 부사관에게 지급되는 수당인 만큼 대상자 2만여 명 가운데 1만5천여 명이 임관 5년 미만의 초급 간부라고 국방부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육군 GOP 부대에 근무하는 초급 간부 소위를 기준으로 봉급과 수당을 모두 합한 연봉은 지난해 3856만원에서 올해 4572만원으로 약 19% 상승하게 됩니다. GOP 부대 근무 하사의 경우 지난해 연봉 3817만원에서 올해 4535만원으로 20% 오릅니다.
비상대기 중이던 공군 전투기조종사(20전비 123대대 대위 허남준)와 정비사가 긴급출격명령을 받고 KF-16 전투기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그동안은 군인도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규정에 따라 하루 최대 4시간, 한달 57시간을 초과해 시간외 근무수당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경계부대의 직업 군인은 월 평균 150여 시간 이상을 근무해도 실제 근무 시간에 상응하는 수당을 받지 못해 '애국 페이'를 강요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장병들의 정당한 근무 시간에 대해 특별한 이유 없이 이를 현저히 평가절하해 형평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수 체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초급 간부의 복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이번 조치로 초급 간부 지원율과 복무 만족도가 모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에 대해 김은성 국방부 보건복지관은 "24시간 내내 주말, 야간에도 출퇴근 없이 근무하는 대위 이하 근무자에게 20% 정도의 보수 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허남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대위는 "전투비행단 비상대기실은 24시간 긴급출격태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늘 긴장되고 고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수당체계 개선으로 비상대기 근무자의 사기가 많이 오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