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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치명적 역사 왜곡 논란…'고거전' 여요전쟁보다 심각한 위기

입력 2024-01-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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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고려거란전쟁'

잘 나가던 대하 사극이 위기를 맞았다. 극 중 여요전쟁보다 더 심각한 작가 전쟁이다.

오랜만에 시청자를 찾아온 정통 대하 사극으로 주목받았던 KBS 2TV '고려거란전쟁'은 최근 폭로와 논란으로 얼룩졌다. 역사 왜곡 논란에 원작 소설 작가의 폭로가 나왔고, 이에 맞선 대본 작가의 강경한 입장까지 연일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현쪽이' 혹평과 원작자의 비난

시작은 '고려거란전쟁'을 향한 시청자의 혹평이었다. 호평받던 초반 분량과는 달리 16부 이후 일부 네티즌의 웃음거리가 됐다. 현종의 낙마 사고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밈'이 될 정도. 성군으로 평가받는 현종을 '현쪽이(철부지 금쪽이가 된 현종)'로 묘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자 원작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쓴 길승수 작가의 개인 블로그가 주목받았다. 길 작가가 여러 차례 블로그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향한 불만을 토로했던 것. '드라마 작가가 실력도 되지 않으면서 원작을 무시하고 대본을 썼다'든지, '삼류 스토리가 되어 버렸다'는 맹비난이 담긴 댓글이 화제를 모았다.

제작진의 적극 해명

혹평에 원작자의 비난까지 더해지자, '고려거란전쟁'을 향한 시청자의 시선은 더욱 매서워졌다. 그러자 제작진은 제작기를 전한다는 명목으로 원작자의 의견에 맞서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소설을 참고한 장면은 전투 장면뿐'이라면서 '이 작가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전 감독 역시 이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것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연유'라고 설명했다.

폭로와 비난 주고받은 원작자·제작진

해당 입장을 본 원작자는 '웃기지도 않는다'면서 역사 왜곡을 언급했다. 길 작가는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라. 원정왕후를 통해서'라고 폭로했다.

역사 왜곡 논란까지 나왔다. 대하사극에서 가장 치명적인 논란이다. 이에 전우성 감독과 이정우 작가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먼저, 전우성 감독은 ' 길 작가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다'며 '이후 새로운 자문자를 선정해 꼼꼼한 고증 작업을 거쳐 집필 및 제작 중이다. 이 드라마의 자문자는 역사를 전공하고 평생 역사를 연구하며 살아온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에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으니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갑질 논란까지

또 다른 문제가 또 터져 나왔다. '길 작가가 자문을 거절했다'는 전우성 감독의 이야기에 분노한 길승수 작가가 제작진의 갑질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길 작가는 '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저의 위의 사람인 양 저에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했다. 그런데 그런 페이퍼 작성은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의 업무가 아니다'라면서 '전우성 PD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최수종의 대상을 포함해 여러 상을 휩쓸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던 '고려거란전쟁' 팀. 그러나 새해가 되자마자 논란 그리고 또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 이후 시청률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난 6일 방송된 16회에서 10.2%로 자체 최고 성적을 거뒀고, 이후 큰 상승세 없이 10% 전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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