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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다니다 정리해고...그런데 즐거운 이유! (인터뷰)

입력 2024-01-23 15:57 수정 2024-01-23 17:38

'구글 본사 디렉터' 정리해고 된 후 책 출간
택시운전·마트직원·바리스타 등 행복한 '갭 이어'
"영어, 빨리 결과 얻겠다는 생각버리고 꾸준히 할 체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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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본사 디렉터' 정리해고 된 후 책 출간
택시운전·마트직원·바리스타 등 행복한 '갭 이어'
"영어, 빨리 결과 얻겠다는 생각버리고 꾸준히 할 체계 만들자"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로이스김 작가(전 구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만나볼가혁〉 오늘 출근길에 좀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오늘은 정말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여러분들 이분 얼굴 보시면 '유퀴즈'에서 본 것 같은데? 하는 분들도 있으실 거예요. 바로 이번에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라는 아주 '갓생 사는 여러분'을 위한 제목으로 책을 내신 로이스김(55) 작가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로이스김〉 안녕하세요.

◇ 이가혁〉 미국에 계시지만 이렇게 왔다 갔다 하시는 거죠?

◆ 로이스김〉 미국이 제 사는 거주지고 이번에 책 나와서 잠깐 나왔습니다.

◇ 이가혁〉 사실은 '구글러'라고 많이 알고 있어요. 구글,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에 있으면서 '프로 일잘러'로 유명한데, '일을 잘하는 게 뭐야?'라고 친척 동생이나 후배가 물어봤을 때 뭐라고 답해 주고 싶으세요?

◆ 로이스김〉 일단은 자기가 맡은 부서 일 있잖아요. 저는 보통 저희는 도메인 영역이라고 해요.
자기가 저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으니까 커뮤니케이션은 제의 도메인 영역이고 또 어떤 기자다. 그러면 기자가 잘하는 본인의 영역 있잖아요. 거기서 가장 잘해야 되는 거는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일단 실력이 밑바탕이고 그다음에 이제 다른 거를 가는데 그 실력이라는 거는 사실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돼요. 왜냐하면 너무 바뀌잖아요. 내가 저희도 커뮤니케이션 영역도 제가 IT에 있을 때랑 제약회사에 있을 때랑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거기에서 최고가 되려면 그 업계를 다 알아야 하고 그러니까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거기에 쌓는 게 실력이고 네 그리고 나서는 어떻게 보면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자기가 잘살려야 된다는 거죠.

◇ 이가혁〉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려라. 이런 말씀은 사실 '아니, 어떻게 살려!'라고 반론을 또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로이스김〉 제가 제 예를 하나 들어드리면 저는 이제 구글 코리아에서 12년을 있었고요. 커뮤니케이션 그러니까 홍보 이쪽을 이제 제가 리드를 하고 있었는데 12년 있다 보면 이제 조금 다른 것도 해보고 싶다. 그럴 때 이제 저희가 본사에는 전 세계의 커뮤니케션을 연결해 주는 팀이 없었어요. 근데 저는 한국이라는 나라 팀이 있다 보니까 한 명이 아니면 팀이 본사에 있어서 좀 전 세계 나라들의 커뮤니케이션 팀을 연결해 주면 좋겠다. 그런 팀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때 전체 모이는 회의에서 저희 이제 총괄 부사장한테 이런 팀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이 전격 받아들여져서 제가 4년 반 전에 미국을 가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그 기회라는 게 없었던 거죠. 근데 제가 그거를 만들 수 있었던 거는 제가 10년 전부터 그러니까 나이로 말하면 40살에 영어를 좀 제대로 해보자 그리고 10년을 영어를 했고, 하다 보니까 제안을 했고, 이게 내가 본사에 가도 되느냐는 용기가 좀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결국은 실력이지만 그래도 제가 이제 그런 어떻게 보면 부사장한테 이런 배짱이 있게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던 거 그런 것도 직장인으로서 승부를 걸 때는 걸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 이가혁〉 그러네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쟤 뭔데 자기가 총괄 부사장한테 제언을 해. 자기 할 일이나 잘하지' 한국 사회, 특히 회사라는 게 그런 목소리가 너무 커요. 근데 때로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제안할 때는 용기를 내서 제안했다?

◆ 로이스김〉 맞습니다.

◇ 이가혁〉 그 베팅을 거셨는데 성공을 한 베팅이었어.

◆ 로이스김〉 그렇죠. 근데 성공할 수 있었던 거는 정말 제가 10년 후를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10년 전에 시작한 영어가 밑바탕이 되어서 그랬을 것 같아요. 아니면 제가 이제 커뮤니케이션 팀은 말로 먹고사는데요. 사실은 그렇죠. 근데 미국은 원어민 중에서도 말도 제일 잘하고 글도 제일 잘 쓰는 애들이 동료들이 이제 모여져 있는데 그 안에서 제가 똑같이 경쟁해야 되고 또 이제 디렉터 레벨이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20~30년 경험을 가진 사람들하고 정말 '다이다이' 맞죠? 이런 표현 써도 되나요?

◇ 이가혁〉 괜찮습니다. 영어책 내셨지만 '다이다이'라는 표현을.

◆ 로이스김〉 그렇게 맞장 떠야 하는데 제가 정말 그동안 쌓아놓았던 영어 실력이 없었으면 아마 제안도 못 했고 가서도 힘들었겠죠.

◇ 이가혁〉 40대 초반에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내가 새 자리를 제안하겠다'는 생각마저 그렇게 롱텀으로 계획은 하지 않았잖아요.

◆ 로이스김〉 네.

◇ 이가혁〉 근데 아무튼 '언젠가는 쓰이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쭉 다져온 게 베팅할 때 정말 쫙 가속도를 붙여서.

◆ 로이스김〉 맞습니다.

◇ 이가혁〉 대단합니다. 영어 얘기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하나만 더 질문드리면, 구글러로 유명하고 저희 청년층한테도 많이 알려졌는데. 이게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습니다만 작년에 구글에서 나오셨죠?

◆ 로이스김〉 네 맞습니다.

◇ 이가혁〉 '빅테크 감원 열풍' 저도 기사로 많이 봤는데 그때 나오신 거?

◆ 로이스김〉 네 맞습니다. IT 기업들이 다 이렇게 감원하고 좀 약간 다운 사이즈를 작년부터 하고 있었고 저도 구글에서 1만 2천 명 감원될 때 그중에 한 명으로 이제 임팩트를 받았어요.
저는 창피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레이오프(layoff)'랑 '파이어(fire)'랑 전혀 다르게 쓰이거든요. 그러니까 파이어는 본인이 뭘 잘못해서 성과가 안 나와서 우리 시쳇말로 잘린다. 그게 파이어고, 레이오프는 회사 필요 때문에 구조조정을 하잖아요. 회사가 안 좋을 때는 작게 갔다가 또 커질 때는 더 많이 뽑고 그런 미국에서는 레이오프가 되게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거든요. 물론 작년에 굉장히 대규모로 일어났지만 그래서 저는 레이오프에 이제 임팩트를 됐고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보면 '갭이어'(Gap year·학업이나 직장을 잠시 중단하고 갖는 자유시간)를 좀 갖고 있어요. 이렇게 그동안 못했던 거, 제가 일단 30년을 직장생활을 해왔는데 한번 이번에 갭이어를 좀 가져보자 해서 정말 재미있는 실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 이가혁〉 정말 뭐랄까 알찬 갭이어를 보내셨다는 게, 바로 이제 이 책이 또 나왔어요. 그냥 여행 다니고 쉬실 만도 한데 또 얼마나 부지런하시면 책을 쓰셨습니다. 부지런도 하셔라. 영어 얘기를 좀 해볼게요. 사실 수능 끝나면 탁 놓아버리거든요. 다시 영어를 시작해보려고 해도 엄두가 안 나는 게 사실이에요. 어떻게 시작을 하면 좋을까요? 나에게 어떻게 좀 모티베이션을 줄까요?

◆ 로이스김〉 일단은 영어라는 거를 그냥 지금 당장 해서 빨리 결과를 얻겠다는 이 생각을 조금 버렸으면 해요. 물론 직장인들이 빨리빨리 하고 싶은 마음은 있을 텐데 언어라는 거는 체력처럼 빨리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저는 항상 말씀드릴 때 조급증은 버리자 꾸준히 하는 그런 패턴을 만들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아니면 내가 어떤 앱이나 아니면 선생님을 같이 구해서 한달지 그래서 꾸준히 갈 수 있는 거를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오래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얘기를 하고 저는 사실 40살 때 새로 시작했던 게 파닉스였어요.

◇ 이가혁〉 파닉스 하면 A는 아 소리 나고 이런 거. 기초잖아요?

◆ 로이스김〉 맞아요. 기초인데 우리 고등학교 때 맨날 배웠던 거는 저 때는 사실 듣기 평가도 없을 정도로 발음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안 썼어요. 제가 사실 스펠링 외울 때 수요일(wednesday)을 '웨드즈 데이' 이러면서 외었어요. 왜냐하면 그래야지 d가 나오니까. 그렇게 했던 사람인데 그러니까 제가 제대로 발음을 공부를 못해서 제가 이제 같이 공부를 저를 가르쳐주신 분이 그냥 천천히 합시다. 그냥 우리 발음 소리 공부처럼 공부부터 해보자. 그래서 처음에 정말 두 달을 소리 내는 것부터 했어요. 하나하나 배우니까 너무 재미있고 내가 정말 40년 동안 이렇게 잘 알고 있었다 하는 게 너무 많다 보니까 그리고 제대로 알면 잘 들려요. 그러니까 귀가 트여요. 그러니까 발음을 제대로 알고 소리를 알면 잘 들리고 그러다 보니까 하루하루 공부하는 게 너무 즐거운 거예요.

◇ 이가혁〉 그러니까 계속 플러스알파가 되어가는 그 감정을 느끼셨던 거군요. 근데 나이가 들면 뇌가 굳는다고 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머리로 다시 만들 수 있는 어떤 방법이라고 할까요?

◆ 로이스김〉 저도 완전 굳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외우는 거 이렇게 외워도 돌아서면 까먹어요. 그 나이이기도 하고 근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까먹으니까 더 외우자. 그래서 저는 이제 집에 화이트 보드에 매일 그날그날의 '1일 1표현'을 써놓거든요. 그날 미팅을 하면 그걸 보면서 일부러 써먹어요. 자꾸 써먹고 외우고 써먹고 외우고 또 까먹고 근데 뭐 너무 상투적인 말이지만 우리 콩나물 기를 때 물 막 주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은데도 콩나물 이렇게 잘 자라잖아요. 그냥 그런 생각 들고,

◇ 이가혁〉 비유 좋습니다. 들어오시기 전부터 이거 생각해놓으신 비유 같은데요? 지금 이런 말씀 드리면 죄송합니다만 아니 구글 다니시고 제가 알기로는 또 좋은 대학도 나오시고 해서 그래서 영어 공부도 성공했지, '모두가 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라고 또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로이스김〉 아니에요. 왜냐면 제가 구글에 입사할 때는 물론 이제 그전에 제가 미국에서 MBA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영어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저 후배 들어오는 친구들 보면 어학연수 안 갔다 온 친구 없고, 또 더 일찍 했기 때문에 뭐 혀도 말랑말랑해서 원어민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 근데 저 정말 발음 그냥 아주 토종의 그런 발음입니다. 그런데도 계속하는 건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늦는 거는 정말 없는 것 같고 제가 대학원 다니면서 친구들하고 얘기하면서 박사를 언제 해야지만 이것도 '똔똔'이냐 이런 얘기 많이 하거든요. 근데 40살에 대학 박사를 하면 교수 되고 괜찮다고 하는 건데, 영어라는 거는 사실 정년도 없기 때문에 40살에 시작하건 30살. 더 일찍 하면 좋고. 40살에 시작하건 50살에 시작하건 정말 우리가 써먹을 수 있는 거는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우리가 100살을 살 건데 아니면 더 이상도 살 거기 때문에 그래서 영어는 늦는 나이란 없는 것 같아요.

◇ 이가혁〉 지금 유튜브로 질문이 '몇 년을 혼자 공부하고 있는데 안 늘어요'라고 하셨거든요?

◆ 로이스김〉 본인은 안는다고 생각할지 모르고 저도 어떨 때 그렇게 생각하는데 3개월 전에 녹음을 한번 해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증거물을 남겨야 돼요. 증거물이 있고 내가 이만큼 나아졌다는 거가 있으면 동기부여가 더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영어 공부할 때는 좀 녹음을 해보시라! 그리고 꾸준히 같이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꾸 물어봐요. 저도 6개월 전에 '너 내 영어가 6개월 전보다 나아진 것 같지 않아?' 그러니까 자꾸 증거물을 자꾸 남기는 게 중요하고, 제가 오디오북을 미국 가서 듣기 시작했는데 그 첫 10권까지는 정말 안 들려요. 미치겠어요. 저도 막 죽을 것 같아요. 막 주저앉아서 울고 싶었는데 10권 읽고 나니까 조금 수월해지는 거예요. 30권. 그래서 저는 1년에 한 80건 정도 듣는데 그러면 일주일에 한 권 반 정도 되거든요. 지금은 물론 제가 소설책이라 조금 쉽겠지만 옛날에는 그것도 안 들렸어요. 예를 들어 남자, 여자가 나오면 이게 부부 관계인지 모자 관계인지 전혀 몰랐어요. 진짜로. 근데 지금은 잘 느끼고 어떨 때는 막 1.1배 배속으로 조금 빠르게도 하기도 하고. 이게 늘어요.
그러니까 저도 이렇게 빨리 금방 넣은 거 아니고요. 처음에 10번째는 정말 나는 영어 때려치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 이가혁〉 그럼 그렇게 들을 때, 요새 넷플릭스 같은 것도 많이 보시니까요. 안 들려도 일단은 쭉 듣는 게 나아요? 아니면 계속 막 돌리면서 들어야 해요?

◆ 로이스김〉 일단은 들어요. 계속 듣고요. 근데 똑같은 단어가 두 번이나 세 번 나올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작가가 그 단어를 좋아해요. 그러면 두 번째 나오면 찾아요.

◇ 이가혁〉 뭔가 계속 나오니까 중요한 단어인데 모르면 안 되니까?

◆ 로이스김〉 근데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찾아야 한다. 그러면 진도를 못 나가서 그 책 재미를 못 느껴서 두 번 세 번 나오면 그때 찾는다.

◇ 이가혁〉 하나하나 안 들려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일단 쭉 듣되, 계속 반복되는 단어 정도는 찾아서. 알겠습니다. 지금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 책인데 저희가 여기 체크리스트도 있어요. 같이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로이스김의 책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에 나오는 직장인 영어 실력 자가 진단 테스트. 11개 이상 체크했으면 '지금 당장 영어를 시작하세요', 5~10개는 '나중에 절박해지기 전에 지금 절실하게 영어를 하세요', 5개 미만은 '지금처럼만 계속 가봅시다', 0개는 '지금 나답게 일하고 나잡게 영어하고 있군요'라고 보면된다.

로이스김의 책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에 나오는 직장인 영어 실력 자가 진단 테스트. 11개 이상 체크했으면 '지금 당장 영어를 시작하세요', 5~10개는 '나중에 절박해지기 전에 지금 절실하게 영어를 하세요', 5개 미만은 '지금처럼만 계속 가봅시다', 0개는 '지금 나답게 일하고 나잡게 영어하고 있군요'라고 보면된다.


◇ 이가혁〉 지금 '1만 명 만나기' 프로젝트하고 계시잖아요.

◆ 로이스김〉 네 맞습니다.

◇ 이가혁〉 제가 알기로는 택시 드라이버도 하시고 '트레이더스 조'라고 우리나라로 따지면 이마트 같은 그런 마트에서 이제 계산원을 하시거나.

◆ 로이스김〉 캐셔도 하고 카트도 나릅니다.

◇ 이가혁〉 계속 갭이어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계시는데 구글이라는 어떻게 보면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에서 일하다가, 어떻게 보면 선망의 대상인 자리에 있었다가, 이후 지금은 소위 '더 접근하기는 쉬운' 직업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계시는데, 뭐가 좀 다르다고 느껴지시나요?

◆ 로이스김〉 제가 이전에는 지식 노동자였죠. 육체를 그렇게 많이 쓰는 건 아닌데 이제 제가 1만 명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서 좀 사람을 많이 만나보고 싶었어요. 저 자신이 제가 팔 파는 그런 제품 그 접점에 있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하다 보니까 그게 다 육체노동이에요. 그래서 이제 트레이더 조라는 곳은 슈퍼마켓이지만 고객들과 얘기하는 거가 굉장히 중요한 슈퍼마켓인데 거기서 얘기하면서 맨날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저희가 이제 1만 명 만나기 프로젝트 목표 중의 하나가 그 목적 중의 하나가 영어를 좀 많이 하자라는 거여서 그걸 하고 있고.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지금 또 하고 있어요.

◇ 이가혁〉 미국에서요?

◆ 로이스김〉 네, 그러면서 또 배워요. 스타벅스에서 컵에 이름을 다 적잖아요. 근데 어느 날 이렇게 제가 이제 커피를 만든 다음에 이제 'Denis' 라는 이름이길래 적었어요. '데니스'거든요. 그래서 “데니스! 데니스!” 이렇게 불렀는데 아무도 안 오는 거예요. 나중에 어떤 여성분이 이렇게 오더니만 “Did you call Denis?”(디쥬 콜 드니스?) 이러는 거예요. 우리말로 따지면 '영숙'을 '영식'이라고 한 거니까 안 온 거죠. 그러니까 그런 거 하나하나를 배우고 있어요. 그것도 재밌고 또 운전기사 하면서 리프트라는 운전기사도.
◇ 이가혁〉 리프트가 우버 비슷한 거죠?

◆ 로이스김〉 네, 사람들 이렇게 뒤에 태우고 막 맨날 얘기하니까 그것도 정말 제가 운전해서 만나지. 그러니까 운전 안 하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거죠. 근데 이 몸을 써서 일하다 보니까 예전에서 못 만났던 사람들, 뭐 이런 주제를 얘기를 못 했던 거 그런 걸 많이 해볼 수 있어서 굉장히 의미 있는 갭 이어를 보내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예전에 '레이오프' 당하고 제 친구한테 문자를 했는데 제가 'layoff'라고 적어야 하는데 'playoff'라고 P를 앞에 잘못 쓴거예요. 오타를 냈는데 되돌아보고 생각하니까 '레이오프'(해고)가 '플레이오프'가 된 것 이잖아요. 결승 진출이잖아요. 우리 스포츠처럼 플레이오프 즉, '결승 진출'을 한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항상 나쁜 게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면 그 나쁜 것에서도 더 좋은 것, 제 삶의 또 다른 면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이가혁〉 퇴사한 게 아니라 난 결승에 온 것이군요.

◆ 로이스김〉 진짜 게임 아닙니까?

◇ 이가혁〉다음 책 제목 그걸로 하셔야겠는데요. '레이오프인 줄 알았더니 플레이오프였다'

◆ 로이스김〉 괜찮은데요?

◇ 이가혁〉 기대해 보겠습니다. 1만 명 만나기에 저희도 포함됩니까?

◆ 로이스김〉 그럼요. 일단 영어가 주제가 된다면 다 포함이 됩니다.

◇ 이가혁〉 마지막으로요. 편안한 시간을 보내도 되는 갭이어 같아요. 그리고 제가 봤을 때는 이제 사실 구글 다녔으니까, 이 정도면 사람들이 다 '구글러'라고 알아주고 인정해주잖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가 뭔가요?

◆ 로이스김〉 저의 출근길은 항상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일요일 밤에 빨리 월요일이 왔으면 좋겠고 주말이 너무 길었어요. 그래서 빨리 가서 사람들 만나고 싶고. 그때 '나는 회사 가서 내가 회사의 에너지 원동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말은 다른 사람한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거죠. 근데 그건 지금 제가 갭이어를 가지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조금 다른 사람한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고, 제가 이 갭이어를 갖는 것도 저한테 정말 많은 의미가 있지만 그리고 제가 이번에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 라는 책을 쓰면서도 내가 가진 걸 좀 나누는 게 너무 중요하다. 나 혼자만 가진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같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거. 이게 저는 직장인이든 사회인으로서 좀 의미를 두면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 이가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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