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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 "고 이선균, 보호장치 없이 언론·미디어 노출…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나"

입력 2024-01-12 12:04 수정 2024-01-12 12:10

봉준호 "수사당국, 적법절차 따랐다는 단 한 문장으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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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수사당국, 적법절차 따랐다는 단 한 문장으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어"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화예술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숨진 배우 고 이선균 씨의 죽음과 관련해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언론·미디어의 자정을 요구했습니다.

가칭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오늘(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배우 최덕문 씨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영화 '기생충'에서 호흡을 맞춘 봉준호 감독과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장항준 감독,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씨, 배우 김의성 씨 등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성명서를 낭독한 김의성 씨는 "지난 10월 19일 한 일간지의 '배우 L씨의 마약과 관련한 정보를 토대로 내사 중'이라는 인천시경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최초 보도 이후 10월 23일 그가 정식 입건된 때로부터 2개월여 동안 그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간이시약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을 위한 시약채취부터 음성판정까지의 전 과정이,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조사에 출석하는 모습이 모두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사건 관련성과 증거능력 유무조차 판단이 어려운 녹음파일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JTBC 모바일 라이브〉

〈사진=JTBC 모바일 라이브〉


이어 봉준호 감독은 수사당국의 수사과정과 관련해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단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수사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윤종신 씨는 언론과 미디어를 향해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를 조속히 삭제하기 바란다"며 "충분한 취재나 확인절차 없이 이슈화에만 급급한 일부 유튜버를 포함한 황색 언론들,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병폐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영화 및 문화계 종사자 단체 약 30곳이 참여한 연대회의는 앞서 "고 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씨의 사망 이후 일각에서는 경찰의 무리한 수사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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