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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좋아! 빠르게 가!" 정부 대책에 흥분하면 안되는 이유

입력 2024-01-11 14:08 수정 2024-01-11 14:14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1·10 부동산 대책 진단
"향후 갑자기 공급 늘면 부동산 시장 침체 부추길 수도"
"재건축 패스트트랙? 수혜라고 보긴 어려워"
"시장, 일시적 흥분할 수 있지만 결국 금리와 집값이 시장 좌우"
"원시 취득세 50% 감면해줘도 빌라 매수 늘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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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1·10 부동산 대책 진단
"향후 갑자기 공급 늘면 부동산 시장 침체 부추길 수도"
"재건축 패스트트랙? 수혜라고 보긴 어려워"
"시장, 일시적 흥분할 수 있지만 결국 금리와 집값이 시장 좌우"
"원시 취득세 50% 감면해줘도 빌라 매수 늘지 의문"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어제였죠 1월 10일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그리고 건설 경기 보완하겠다면서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모셔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1·10 부동산 대책이라고 나왔는데, 일단 기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 총평을 좀 해주시죠.
◎김인만〉 일단 결론부터 기대되는 점이라면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는 있습니다. 도심의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많이 풉니다. 이제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 공급이 장기적으로 많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는데요.
부정적인 측면이라면 투기 수요들이 또 유입될 수도 있고요. 시장 상황에 따라서 금리가 내릴 때 이런 틈을 노려서 투기 수요들이 들어갈 수도 있고 10년, 15년 후에 공급 물량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때 부동산 시장 상황이 또 침체로 이어지게 되면 또 공급 과잉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이가혁〉 아까 말씀하신 대로 10년 뒤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부동산이라는 거는 “오늘 늘립니다”하고 내일 딱 늘어나는 게 아니라 정말 장기간 이뤄지는 거니까. 공급이 확 늘어버리면 그때는 부동산 시장에 위기가 오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겠군요.
◎김인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고요. 위기가 왔을 때 이게 빵 공장도 아니고 공급 물량은 늘리거나 줄이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을 줄여야 하는데 공급 물량이 계속 나온다면 또 침체가 더 가속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리스크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가혁〉 가장 눈에 띄는 건 준공 뒤 30년 넘는 아파트는 안전 진단 없이도 일단 재건축 착수를 가능하게 해주겠다. 일종의 패스트트랙을 태우겠다는 건데요. 또 앞서 일부 보도를 보면 “그래도 재건축 늦는 건 마찬가지일 거다. 지금 상계동이나 목동 봐라. 안전진단 많이 완화해도 안 되지 않느냐” 이런 비판도 있어요. 패스트트랙 실효성이 있을까요?
◎김인만〉 도움이 안 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많은 재건축 단지들이 첫 번째 관문이 안전 진단입니다. 안전진단을 통과해야만 추진위 조합 설립, 사업 시행 계획 이렇게 단계를 밟아가기 때문에 안전진단을 추진하지 않고 통과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제가 예를 들면요. 우리나라 대학교들은 이제 들어가기가 굉장히 어렵잖아요. 근데 이제 얘기를 들어보면 미국에 있는 대학교는 들어가기는 쉬운데 졸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재건축을 보면 들어가기도 어렵고 나가기도 졸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입학은 쉽게 해주겠다 대신 졸업은 열심히 하기에 달렸다고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길어지는 이유는 조합 내부의 갈등, 시공사하고 갈등, 지자체하고 갈등, 사업성 문제, 소송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패스트트랙으로 안전진단하지 않고 진행을 하더라도 중간에 사업성이 좋지 않고 분쟁이 생기면 10년, 15년 더 걸릴 수도 있고요. 사업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되는 거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가혁〉 미국 대학으로 생각하니까 이해가 확 되네요. 그러니까 입학은 쉽게 해주겠다. 졸업을 그렇다고 쉽게 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 퀄리티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계속 유지하겠다.
◎김인만〉 너희가 열심히 알아서 하기 나름이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이가혁〉 안전진단은 사업시행 인가 전까지만 통과하면 되는 거잖아요?
◎김인만〉 그렇죠. 네 맞습니다.

◎이가혁〉 그러면 어제 1·10 부동산 대책 중에 가장 핵심인 '안전 진단 없이 일단 재건축 착수 가능' 이건 어느 지역이 수혜를 많이 보게 될까요?
◎김인만〉 일단 전국적으로 보면 한 173만 가구 정도가 대상이 된다고 나오고 있고요. 정부에서는 95만 가구 정도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추산을 하는데 우리 아파트들이 노태우 정부 시절에 1기 신도시 개발을 하면서 1992년 이때 아파트들이 많이 공급됐습니다. 그래서 아마 대부분 지역 서울 노원구, 강서구, 중랑구, 수원, 일산, 분당 등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아파트가 다 해당이 된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입학은 할 수가 있는데, 졸업하는 거는 또 다른 능력입니다. 그래서 각각 단지당 사업성이 얼마나 나오는지, 추가 분담금이 얼마 되는지, 조합원들끼리 단결이 되는지에 따라서 결정이 되는 거기 때문에 그냥 빨리 추진한다고 해서 이걸 수혜라고 보기에는 저는 조금 역설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가혁〉 수혜라고 말하기까지는 조금 어렵다?
◎김인만〉 (재건축 사업 착수를) 할 수 있는 거지 졸업하는 거는 또 개인의 역량이니까 실질적으로는 내가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조합으로 따지면 우리가 얼마나 사업성이 좋은 단지인지, 입지가 좋은지가 승패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 같습니다.

◎이가혁〉 근데 수혜라고 보기는 적절치 않다고 하셨지만 당장 어제 언론 보도 인터뷰에 나온 부동산 중개하시는 분들 말씀 들어보면 “노후 아파트 가격 상승에 당연히 영향 준다. 일단은 이게 부동산도 심리가 많이 작용하니까 이거 뭐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당장은 일단 노후 아파트 단지 부동산 좀 뛰지 않을까요?
◎김인만〉 일단 흥분할 수가 있는데요. 이제 가격이 올라가려면 집주인들 매도자의 마음이 중요하고요. 집을 사려는 매수자의 마음이 중요한데 집주인들은 일단 희망을 가집니다. '이거 우리 집값 올라가겠는데?' 하고 호가를 올릴 수가 있는데 중요한 거는 집을 사려는 매수자의 마음인데요. 2020년, 2021년처럼 집값이 막 올라가는 상승기에 저금리에 '지금 안 사면 안 돼'라는 불안감이 있을 때는 '이러다가 또 더 올라갈 거 아니야?'라는 불안한 마음에 또 많이 유입될 수는 있는데 이제 금리가 올라서 이 고금리가 되고 있고요. 추석 이후에 집값 분위기도 살짝 꺾였기 때문에 좀 냉정해졌습니다. 시장의 수요자들이 냉정하게 보고 있는데 이게 법 통과가 되느냐도 중요합니다. '법 통과가 돼도 이게 빨리 진행되기는 어려운 사업인데'라고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집주인들이 호가 올렸다가 '이게 아닌가?' 하고 결국에는 또다시 정상으로 가는 궤도를 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는 이제 좀 흥분을 할 수가 있는데 흥분이 가라앉으면 좀 더 냉정하게 보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가혁〉 그리고 오늘 김인만 소장님이 아까 '미국 대학 입학은 쉽게, 졸업은 그대로 어렵게' 이렇게 비유해서 설명해주셨는데, 실제로 차분하게 이걸 설명을 들으면 흥분하기보다는 좀 더 그냥 지켜보는 수요도 있을 수 있고 그럴 것 같습니다.
◎김인만〉 그냥 절차가 좀 빨라졌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똑같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좀 냉정해질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이가혁〉 그리고 이번 대책 골자 중 하나가 규제 완화로 공급을 늘려서 건설산업 지역경제 붐 일으키겠다, 살리겠다는 건데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이건 효과가 좀 나타날 거라고 보십니까?
◎김인만〉 이게 최근에 맞물려 있죠. 지금 태영건설 PF 문제도 그렇고요. 건설 경기가 안 좋아지고 분양 시장이 안 좋아지니까 건설업계도 어려워지고 또 금융시장도 어려워지고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좀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도 내포된 것 같습니다. 이번 대책 내용을 보면 재건축 재개발만 있는 건 아니고요. 소형 주택들 주택 수에서 빼겠다.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면, 신축 2년 이내에 사면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 주택 수에서도 빼주고 취득세 감면도 해준다. 여러 가지 대책들이 나왔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침체한 건설 경기도 좀 살리겠다, 주택 공급도 늘리겠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책으로 내놓은 것 같습니다.

◎이가혁〉 세금 잠깐 언급하셨는데 세금도 달라지는 게 많더라고요. 특히 1주택자가 소형 빌라를 구매하면 취득세랑 종부세가 많이 줄어들 거다? 어느 정도 이것 좀 추가 설명을 좀 해주세요. 어느 정도나 줄어들게 됩니까?
◎김인만〉 일단 신축입니다. 2년 이내에 준공한 것, 그러니까 오래된 주택들은 안 되고요. 2년 된 신축 주택, 소형 주택을 사는데 60㎡ 전용면적 60㎡ 이하여야 되고요. 아쉽게도 아파트는 안 됩니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이런 부분은 되는데 '원시 취득세'라고 하죠. 처음 살 때, 처음 지어서 처음 분양을 받고 들어가는 취득세를 '원시 취득세'라고 하는데 이걸 50% 감면을 해줍니다.

◎이가혁〉 그러니까 새것 처음으로 지어서 그거 살 때 내는 취득세를 '원시 취득세'라고 하는군요?
◎김인만〉 네, 그걸 50% 감면해 주고요. 또 주택 수에서도 빼주는 데 다 좋습니다. 다 좋은데 이게 법 개정이 필요하거든요. 소득세법 개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또 국회로 공이 넘어갑니다.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면 되는 거고요. 법 개정이 안 되면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가혁〉 그 부분 잘 짚어주셨네요. 그러니까 이게 항상 언론 보도 나오면 이제 이렇게 되기로 확정한 것처럼 읽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법 개정 사안도 있고, 시행령 사안도 있고.
◎김인만〉 재건축 안전진단이라든지 재개발도 이제 노후도가 많이 완화되는데, 이것도 법 개정해야 합니다. 도정법,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일부터 당장 안전진단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거든 전혀 아니고요. 일단 법 개정 사항을 좀 차분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가혁〉 원시 취득세 50%를 깎아준다. 근데 이거는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법 개정까지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아무거나 다 되는 게 아니라 60㎡ 이하에 그러니까 작은 빌라만 되는 것이고.
◎김인만〉 아파트도 안 됩니다.

◎이가혁〉 그럼 이거는 빌라 건축이나 건설업을 좀 일으켜 보겠다. 이런 취지인 건가요?
◎김인만〉 최근에 이제 빌라 같은 경우에 빌라 오피스텔은 '주거 사다리'입니다. 우리 1인, 2인 청년들이 아파트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인데요. 최근 전세 시장 깡통전세 이런 것 때문에 사실 공급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건축하시는 분들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고금리도 있고요. 공급 물량이 줄어들다 보니 정부 입장에서는 '중간 사다리가 너무 약해진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급 물량을 많이 늘려야 하는데, 사실 이렇게 건축 규제도 도시형 생활주택 규제들도 많이 풀어서 건설업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중요한 건 또 역시 이걸 사는 매수자 마음이 중요하거든요. 사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솔직히 저 같으면 취득세 50% 감면해 주더라도 지금 분위기에서는 좀 쉽게 살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역시 이 역시도 효과가 크려면 사려는 매수자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매수자 마음이 움직이려면 금리도 좀 내려가야 하고요. 집값도 좀 조정이 되고 여러 가지 상황이 돼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급등하거나 공급 물량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가혁〉 금리와 집값 같은 다른 요소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만 이걸 끌고 갈 수 없다는 지적을 해주셨고요. 마지막으로 이거 저는 좀 눈에 띄더라고요. 오피스텔에도 발코니를 만들 수 있게 한다. 이건 무슨 내용이에요?
◎김인만〉 원래 발코니는 아파트는 허용이 되는데요. 오피스텔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제 베란다라고 하는데 정확한 용어는 발코니가 되고요. 서비스 면적입니다. 이거는 공짜로 주는 면적이에요. 그러니까 전용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데 실질적으로 거실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가 나오는 거죠. 전용면적 30㎡인데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거는 36㎡ 정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요자 입장에서는 훨씬 더 도움이 되겠죠. 분양가는 30㎡의 분양가를 내고 36㎡를 사용할 수가 있으니까 수요 진작 차원에서는 좀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가혁〉 오피스텔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오피스텔을 좀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오피스텔 규제를 하나 풀어준 거군요.
◎김인만〉 네 맞습니다.

◎이가혁〉 다만 발코니 확장은 불허한다고 또 단서가 달려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일반 아파트는 발코니 터서 이렇게 진짜 거실처럼 소파도 놓고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되고 구분된 공간임은 유지하도록 하는 거군요.
◎김인만〉 네.

◎이가혁〉 그러니까 전용 면적 내에서 사실상 더 큰 오피스텔을 짓도록 허용하는 조치가 이렇게 정리를 하겠습니다. 김인만 소장님 저희 이렇게 갑자기 어제 대책이 나와서 연결 요청을 드렸는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인만〉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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