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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유명한 키스' 사진 속 여성, 93세로 세상 떠나

입력 2024-01-04 16:35 수정 2024-01-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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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찍힌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사진을 들고 있는 프랑수아즈 보르네. 〈사진=로이터〉

자신이 찍힌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사진을 들고 있는 프랑수아즈 보르네. 〈사진=로이터〉


이 사진,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길에서 키스하는 젊은 남녀의 모습.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캡처한 것 같은데요.

20세기 가장 유명한 키스로 불리는 사진이죠.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The Kiss by the Hotel de Ville)'입니다.

이 사진 속 여성이 최근 9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해당 사진은 프랑스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가 1950년 촬영한 사진입니다. 파리에서의 사랑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하던 중 이 장면을 찍게 됐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프랑수아즈 보르네와 당시 그녀의 남자친구 자크 카르토입니다. 두 사람은 연극영화과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두 사람이 키스하는 모습을 본 사진작가 두아노가 그들에게 다가가 한 번 더 포즈를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이 유명한 사진이 탄생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이 사진은 미국 잡지 '라이프(Life)'에 실렸지만 당시엔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980년대에 포스터, 엽서 등 문구류를 비롯해 각종 상품에 사진이 사용되면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파리의 젊음과 낭만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사진의 인기와 함께 혼란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며 여러 사람이 등장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들은 초상권을 내세워 보상을 요구하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두아노는 사진과 관련된 숨은 이야기를 공개해야 했습니다. 그동안 사진 속 장면이 자연스러운 실제 상황처럼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두아노의 요청으로 연출된 것이라고 밝히게 된 겁니다.

사진 속 여성 보르네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당시 두아노가 자신의 서명을 담아 건넨 원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진은 2005년 경매에서 15만 유로(약 2억원)에 팔렸습니다.

여담을 덧붙이자면, 아름다운 키스를 나눈 두 남녀는 사진이 찍힌 직후 헤어졌다고 합니다. 사진이 한창 인기를 끌던 1980년대 보르네는 다른 남성과 결혼한 상태였다고 하네요.

사진을 찍은 작가는 1994년에, 사진 속 남성은 2006년에, 마지막으로 사진 속 여성은 올겨울 숨을 거뒀습니다.

BBC는 이들을 두고 "영원한 키스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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