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평가 결과 지난해 전국 지방의회의 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68.5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권익위는 지방의회의 청렴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반부패 특별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2023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현황 설명하는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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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15명은 "지방의원 부패·갑질 경험"
권익위는 오늘(4일) 지난해 92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종합청렴도를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68.5점으로 측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정부 및 산하 기관과 지자체 등 다른 공공기관 평균인 80.5점보다도 크게 낮았습니다. 특히 지역 주민과 관련 공무원 등이 설문조사로 직접 평가한 '청렴 체감도'는 66.5점으로 더 낮았습니다.
설문조사 세부 결과를 보면 지방 의회에 특혜와 갑질, 외유성 출장이 만연해 있단 사실이 드러납니다. 의정활동이나 인사 관련 금품 수수 항목은 각각 79.0점, 79.6점을 받아 청렴도가 비교적 높았습니다. 그러나 소위 갑질을 뜻하는 '권한을 넘어선 부당한 업무처리' 항목 평가 결과는 55.4점이었습니다. '특혜를 주기 위한 부당한 압력' 항목은 60.2점, '외유성 출장' 항목은 61.9점이었습니다. 계약 업체를 선정할 때 부당하게 관여했는지 묻는 항목도 61.7점을 받았습니다.
지방 의원의 갑질이나 부패행위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의회 사무처 등의 공직자 비율은 15.51%였습니다. 100명 중 15명꼴입니다. 다른 공공기관 평균은 2%였습니다. 무려 7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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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기 의회 청렴도 '꼴찌'…의원 구속돼도 활동비는 그대로인 곳도
가장 부패한 지방의회는 어디였을까요. 일단 17개 광역의회는 모두 평가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의회와 경기도의회는 종합청렴도 5등급으로 최하위였습니다. 서울특별시의회와 충청북도 의회는 4등급이었습니다. 1등급을 받은 건 경상북도 의회 1곳이었습니다.
기초의회는 전체의 3분의 1인 75곳이 평가 대상이었습니다. 최하위인 5등급은 강원 태백, 경기 성남, 경기 수원, 경기 이천, 경북 안동, 경북 포항시의회 등 5곳이었습니다. 태백시의회는 무려 33.66%, 3명 중 1명의 공직자가 지방의회 의원의 부패 갑질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강원 동해, 경기 동두천, 전남 광양시의회는 1등급을 받았습니다.
지방의회 중에선 부패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곳이 많았습니다. 의회 3곳 중 2곳은 의원이 출석정지 등 징계를 받았을 때 의정 활동비를 깎는 제도가 없었습니다. 의원이 구속돼도 의정 활동비를 그대로 다 주는 곳도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이해충돌방지 제도 운용 지침조차 마련하지 않은 곳이 92곳 중 12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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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토착 카르텔 부패…개선될 때까지 총동원"
정승윤 권익위원장 직무대리는 "지방 토착형 카르텔 부패가 지방 의정 현장에서 강하게 존재함이 여실히 드러났다"라고 했습니다. '2024년 지방의회 반부패 특별대책'을 즉각 시행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먼저 올해엔 243개 지방의회에 대해 종합청렴도 전수 평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 1월부터 3월까지 강도 높은 반부패 실태점검도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따로 반부패 교육을 하고, 지자체마다 자치 법규에 문제가 없는지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권익위는 "지방 토착 카르텔형 부패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반부패 총괄기관으로서 가능한 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7개 광역의회 종합청렴도 표. 〈권익위 자료 재구성〉
75개 기초의회 종합청렴도 표. 〈권익위 자료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