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5시 35분쯤 부산 서면교차로 인근에 있던 583번 시내버스에서 한 승객이 쓰러졌다.〈영상=부산버스조합 제공〉
"기사님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지난달 26일 오후 5시 35분쯤, 부산 서면교차로 인근에 있던 583번 시내버스 안에선 한 승객이 다급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 시내버스를 몰던 곽동신 기사는 갓길에 버스를 정차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쓰러진 20대 승객에게 다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오늘(3일) 부산버스조합에 따르면 당시 곽 기사의 심폐소생술로 20대 승객은 위급한 순간 목숨을 건졌습니다.
곽 기사는 JT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중 '쿵'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후 승객들이 '사람이 쓰러졌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돌아보니 앞자리에 앉아 있던 20대 승객이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며 "갓길에 버스를 정차하고 승객의 상태를 살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쓰러진 승객은 경기를 일으켰고 눈동자가 풀리면서 의식을 잃었다"며 "다른 승객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한 뒤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곽동신 기사가 쓰러진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옆에선 다른 승객이 119에 신고하고 있다.〈영상=부산버스조합제공〉
그렇게 2분쯤 지났을까.
곽 기사는 "의식을 잃었던 승객이 서서히 눈을 뜨고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며 "승객을 119구급대에 인계하고 나서야 안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운전 경력 30년이 넘었다는 곽 기사는 이번에 살면서 처음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1년에 한 번씩 부산교통문화연수원에서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받아왔다"며 "처음 하는 심폐소생술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의식을 잃었던 승객이 깨어났을 때 무척 뿌듯하고 기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꼭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앞으로도 운행을 이어가면서 승객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