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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일해야 '16만원'…'폐지 노인' 전국에 4만여 명

입력 2023-12-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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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에서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 하루종일 힘들게 주워봤자 한달에 겨우 15만 9천원 밖에 못 버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시급으로 따지면 1226원, 최저시급의 8분의 1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하루를 살아가는 어르신이 전국에 4만명이 넘는 걸로 나타났는데 정부 첫 조사 결과, 이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두운 새벽, 아직 문도 열지 않은 한 고물상 앞으로 노인들이 하나 둘 모입니다.

저마다 커다란 리어카에 폐지를 한가득 담아왔습니다.

[A씨/폐지 수집 노인 : 어제 아침에 팔고 주워 모은 거라고. {하루종일 하시고요?} 응.]

고물상 문이 열리고, 전 날 일한 노동에 대한 값어치가 저울 위에 매겨집니다.

90세 할아버지는 6시간 동안 모은 폐지 값으로 겨우 7600원을 받았습니다.

[B씨/폐지 수집 노인 : 260㎏인데 얘(수레)를 빼야 하거든. 70㎏를 빼야지. {그럼 총 190㎏에요?} 그렇지. {거기에 40원씩 곱해요?} 응.]

이렇게 하루를 버티는 노인이 전국에 4만명이 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나이는 76세, 이들 중 절반 넘게는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었습니다.

[현석분/폐지 수집 노인 : 우리 할아버지 아파서 집에 있어. (예전에는) 같이 했는데 3년 전서부터 못 해.]

하지만 하루 평균 다섯 시간 넘게 일해도 한 달에 고작 15만 9천원을 손에 쥐었습니다.

시급으로 따지면 1226원, 최저시급의 8분의 1입니다.

대부분 기초연금과 폐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전체 노인 소득의 겨우 절반 가량 되는 겁니다.

[이만술/폐지 수집 노인 : 국민연금 들었지. 우린 늦게 들었기 때문에 한 5년밖에 안 했어. 그래서 월 10만원. 노령(기초)연금은 24만원.]

이에 복지부는 폐지 줍는 노인을 모두 찾아 일자리를 연계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노인 일자리는 대부분 급여가 낮고 소득 공백도 있습니다.

[현석분/폐지 수집 노인 : 교통 (지도). 아기들 들어왔다 나갔다 하니까. {한 달에 얼마 받으세요?} 27만원인데 (방학) 두 달은 쉬니까.]

당장 생계가 어려운 노인을 우선 발굴해 촘촘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주은선/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직접적인 현금 보장, 생계지원을 강화하는 게 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영상디자인 강아람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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