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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대첩' 조한철 관록이 부여한 설득력

입력 2023-12-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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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대첩' 조한철

'혼례대첩' 조한철

배우 조한철을 향한 안방극장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종영된 KBS 2TV 월화극 '혼례대첩'은 조선 시대 청상부마와 청상과부가 만나 원녀, 광부(조선시대 노처녀와 노총각을 이르는 말)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중매 코믹멜로극. 모든 시대의 주요 화두인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퓨전 사극이었다.

조한철은 세자의 혼례를 막는 좌상에 맞서기 위해 원녀 세 자매의 혼례를 성공시키고자 하는 임금으로 분했다. 조한철이 그린 임금은 그간의 사극 장르를 통해 봐왔던 왕의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왕으로서의 체통과 위엄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끔은 귀엽고 허술하기도 한 다채로운 면모를 지니고 있는 임금은 조한철의 이견 없는 연기력을 통해 설득력을 얻었다.

로운(심정우)과의 특별한 장인-사위 케미스트리 역시 '혼례대첩'을 이끈 힘이었다. 앞서 임금은 팔 년간 한결같이 혼인무효 상소를 올려온 괘씸한 사위가 자신조차도 잊고 있던 딸의 죽음을 파헤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로운의 기특한 진심에, 아비로서 부끄러워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파동을 남겼다. 어리고 얄미웠던 로운에게서 점차 믿음직스럽고 진실한 신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켜켜이 쌓일수록 여운은 더욱 깊어졌다.

무엇보다 최종회까지 뭉클함을 자아낸 조한철과 로운의 관계성에 뜨거운 찬사가 쏟아졌다. 조한철은 박지영(박씨부인)이 놓은 죽음의 덫에서 은밀하게 로운을 구해냈다. 세간에서 로운의 존재를 지우고 어사라는 새로운 신분을 선사해 나라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명한 조한철. 그리고 로운을 조이현(정순덕) 곁으로 보내며 이들에게 더 이상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행복의 순간을 선사했다. 왕으로서, 전(前) 장인으로서 로운을 지키고자 한 조한철의 지략과 덕이 빛난 대목이었다.

조한철은 군주로서의 근엄함과 인간미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명연기로 클리셰를 깬 입체적인 임금 캐릭터를 유감없이 완성해 내며 흡인력을 높였다. '혼례대첩'을 통해 베테랑 배우의 깊은 연기력과 관록을 다시금 입증하며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현재 조한철은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를 통해 190여 개국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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