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부가 전수조사를 벌인 뒤부터,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갓난아이가 크게 줄었습니다. 추적에 부담을 느낀 임신 여성들이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기길 꺼리는 걸로 보입니다.
최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JTBC '뉴스룸' (지난 7월 3일) :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들, 8년간 적어도 2236명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현재에 대해 뒤늦은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데…]
올해 이른바 '그림자 아기'를 찾는 과정에서 이 베이비박스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수조사 이후 반 년이 지난 지금, 베이비박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비어있는 침대, 의자가 많습니다.
많을 땐 열 명 넘게 머문 적도 있지만 지금은 두 명 뿐입니다.
일주일 전, 태어난 지 20일 된 남자 아이가 맡겨진 뒤 알람은 더 울리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상담 끝에 출생신고를 했고, 입양 대기 명단에 올렸습니다.
[A씨/보호아동 친모 : 아기 보호가 우선이니까 그래서 이쪽에 연락드려서 왔어요. 환경이 아기가 자랄 환경이 아니었어요.]
7월 이후 난곡동 베이비박스에 온 아기는 25명입니다.
지난해와 재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절반 수준입니다.
버려지는 아기들이 줄은 건 좋은 일이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 없습니다.
[이종락/목사 (베이비박스 대표) : 상담 전화는 많이 오는데 과연 이 아이들이 어디로 갔을까 이런 두려움이…]
추적이 두려워 출산 자체를 포기하거나 불법 입양을 선택했을 수도 있습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겁을 잔뜩 먹어요. '거기 가면 처벌 안 받나요?' 그래서 얘기를 해줘요. 다 안내를 해드리고 하는데도…]
변하지 않는 베이비박스의 1순위는 아기가 엄마 품에서 자라는 겁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으로 인식도 많이 좋아졌지만 더 변화돼야 하고요. 정말 아무 걱정 안 하고 아기 키울 수 있도록 (지원도…)]
오늘도 베이비박스는 24시간 불을 켜둡니다.
[영상디자인 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