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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 쩌렁쩌렁, 이정후 돌아왔다 "우선 부딪쳐 보겠다"

입력 2023-12-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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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리잖아요. 일단 부딪쳐 볼게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오늘(19일)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오늘(19일)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의환향한 1500억 원의 사나이, 이정후 선수가 전한 각오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오늘(19일) 오후 쾌거를 이루고 돌아왔습니다. 팬들의 환영에 이정후는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어 인사했습니다.

귀국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귀국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는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입단 기자회견 때보다 한국에 돌아온 오늘이 더 떨린다는 이정후는 "일차적인 목표를 이뤘으니 메이저리그에 가서 잘 하는 게 두 번째 목표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입단식에서의 '핸섬?'부터 오라클 파크를 밟고 미국 현지에서 보낸 시간들의 뒷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왼손 타자이니 스플래시 히트 1호 기록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한 이정후는 한 달 동안 국내에 머물며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준비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땅 밟고 돌아온 소감
=일단 추우신데 이렇게 다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 기자회견보다 지금이 더 떨리는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꿈을 언제부터 꿨나
=초등학교 때부터 꿨었는데 이후 좀 접어놨다 다시 꾸게 된 건 올림픽을 봤을 때부터였습니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와 나온 예능 프로그램에서 꿈이 메이저리그라고 했는데 그 때를 떠올린다면
=저도 봤습니다. 막상 1차 목표를 이룬 것 같고 이제 미국에 가서 잘하는 게 제 두 번째 목표가 됐습니다.

-1억 달러 넘는 오퍼를 받는 순간 주저앉아서 머리를 감싸면서 너무 기뻐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첫 오퍼였습니다. 자세한 협상 내용을 밝힐 수는 없어도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 구단 팀에 가게 돼서 영광이고. 준비 잘해서 구단에서 저한테 투자해준 만큼 제가 기대에 걸맞는 플레이로 보답해드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리가) 좀 풀렸고요. 어떻게 보면 정말 저는 일찍 마무리가 된 거거든요, 선배님들에 비해서. 그래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습니다.

-오라클 파크 밟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키움에서 견학 갔을 때 말고 메이저리그 구단 간 건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운동장 자체가 딱 들어서는 순간, 정말 메이저리그 구장 같고 또 미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으로도 손꼽히는 구장 중 하나여서 그냥 들어서자마자 '거대하다, 웅장하다, 좋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입단식 끝나고 들어오기 전까지 어떤 것 했는지
=구단에서 제가 농구 보고 싶다고 하니까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농구도 볼 수 있게 해주시고. 입단식 전에는 운동하고 싶다고 하니까 운동도 시켜줘서 제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돌아다니면 많이 알아보던가
=생각한 것보다는 제가 일단 동양인이고 해서 좀 많이 알아봐 주셨던 것 같아요.

-NBA 경기장에서 소개받았을 때 환호가 엄청나던데 어떤 기분이었나
=처음에 저인 줄 몰랐어요. 형이 저 소개한다고 해서 그때 봤는데 저여서 얼떨떨했습니다. 정말 환호해주시고 반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입단식 때 영어가 화제였는데 준비를 했나
=네, 준비했는데 사실 준비했을 때만큼 잘 안 나온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 외국인 선수들이 저희가 한국말을 잘하길 기대하고 한국말 하는 걸 바라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가 느꼈을 때 그냥 잘 못하더라도 그렇게 한국말 하려는 그 모습이 좀 멋있어서. 저도 기회가 된다면 영어로 하는 모습을 좀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래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서 제가 더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적응을 위해서 준비하거나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이제 슬슬 적응을 준비해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거기 있는 동안 음식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어서 야구적인 준비를 잘해야 될 것 같습니다.

-본인에 대한 기대감을 현장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는지
=아니요. 솔직히 큰 금액에 대한 그런 기대감보다는 에이전트가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처음에 그런 오퍼를 제시받고 조금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인데. 네가 지금까지 어렸을 때부터 야구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거니 부담 느끼지 말라고 해서 지금은 부담이라기보다는 기대가 좀 큰 것 같습니다.

-샌프란시스코 SNS에 매일 올라오고 반려견 까오까지 알려졌는데
=많이 챙겨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아직 저도 처음이기 때문에 준비 잘해서 바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타니 선수의 입단식에 이어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 선수의 반려견으로 맞불을 놓은 것 같은데
=구단에서 1년에 두 번인가 반려견의 날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강아지를 키운다고 하니까 소개를 해준 것 같은데. 일단 오타니 선수와의 비교는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냥 저는 제 할 것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붙여주셔도 사실 저는 제가 오타니 선수랑 견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부담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샌프란시스코로 최종 결정하기까지의 계기는
=많은 구단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단장님이 우선 한국에 와줬고 또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저를 원하는 그런 기분도 들고. 자세한 건 말씀 못 드려도 이 팀에서 하면 저도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뛸 수 있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해서 빨리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지구 라이벌 다저스에 오타니 선수가 있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이건 좀 견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오타니 선수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고, 저는 아직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여서 사실 비교도 안 되고. 계약 금액에 있어서도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빠른 공 적응에 대한 숙제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어떤 준비하나
=사실 올해 폼을 바꾸기도 했었는데 미국에서 그 부분 때문에 저를 오히려 좋게 평가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올해 더 잘하고 싶어서 저도 그렇게 한 것도 있었지만 최고 잘할 때 제가 더 변화를 주면서 하려고 한 그런 모습도 높게 평가를 한다는 말도 해주고. 우선은 제가 부딪쳐볼 생각입니다. 부딪쳐서 몸이 거기 맞게 변화가 될 테니까. 또 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가서 부딪쳐볼 생각입니다.

-오늘 같이 오지는 않았지만 아버지 이종범 코치가 '우리 아들 부럽다'고 말했는데
=일단 아버지도 감사하지만 엄마의 헌신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클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버지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아버지가 현역 시절에 저한테 해주지 못했던 걸 엄마가 다 해줬기 때문에, 엄마한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고. 아빠도 저 믿어주고 지금까지 저의 선택에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낸 적이 없고 항상 저를 믿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계약 내용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만족스러운 거요? 다 감사한데 그냥 중간중간에 기부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미국은 연고지의 선수가 잘 되면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문화가 있다고 해서 저도 그런 기부 내용을 좀 넣을 수 있게 돼 뿌듯했습니다.

-내년 시즌 생각하고 있는 목표는
=이제 슬슬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제가 이 계약을 했다는 것이 실감도 잘 나지 않고 아직도 그냥 미국에 운동하러 갔다 온 기분인데 조금씩 실감이 나면서 그때부터 제 목표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친정팀 키움도 많은 금액을 받게 됐는데
=선수들을 위해서 더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충분하지만, 선수들을 위해서 더 많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김하성 선수에 이어서 본인도 성공을 한다면 KBO리그를 거쳐서 미국에 진출하는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저랑 비슷한 동기 친구들이나 또 후배 선수들이 좀 더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 훨씬 더 재능이 좋고 또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잘하면 앞으로 자기한테도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더 잘하고 또 목표를 크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어릴 때 메이저리그를 꿈꿨던 것처럼, 성공하면 아주 어린 후배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저는 일단 하성이 형이 작년부터 올해 너무 잘해줘서 그 덕을 본 것 같은데. 형이 이렇게 잘해놓은 걸 제가 망칠 수 없으니까 저도 열심히 해서 한국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계속 좋게 남기고 싶고. 그래야 또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고 생각해서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하성 선수와 같은 지구에서 대결을 해야 하는데
=일단 상대팀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건데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평소에 메이저리그 보면서 이 선수 상대해보고 싶었다 또는 같이 뛰어보고 싶다 이런 생각했던 선수들이 있는지
=그냥 제가 저기서 뛰기만 해도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 누구랑 뛰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1호 기록 있다면
=스플래시 히트가 유명하다고 하니까, 저도 왼손 타자니까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오라클 파크가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기 때문에 준비할 게 있다면
=일단 가보니까 확실히 우측은 짧게 느껴지긴 했는데 엄청 많이 높더라고요. 그리고 우중간 넓고. 오히려 제가 제 장점을 잘 살리면 저한테 더 잘 맞는 홈구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홈런 타자가 아니고 좌우중간을 잘 갈라서 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장점을 잘 살리면 저한테 잘 맞는 구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견수 수비적인 부분에서 어떨 것 같은가
=좌중간은 괜찮은데 우중간이 좀 힘들 것 같아요. 좌중간까지는 라이온스 파크 같은 느낌이 나고. 우중간은 좀 더 깊고 우중간 펜스가 벽돌로 되어 있어서, 우중간 쪽으로 타고 간다면 이 공이 맞고 어디로 튈지 몰라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은 건
=해달라는 건 다 해드리고 싶죠. 그런데 부모님 성격상 그러실 분들이 아니어서, 제가 센스 있게 잘 준비해서 뭐 하나 해드리고 싶습니다.

-메이저리그 도전하는 고우석 선수와 어떤 얘기했는지
=우석이가 축하한다고 연락을 해줬고. 사실 계약에 대한 얘기는 안 나눴고 조카 잘 있냐고, 조카 얘기만 했습니다.

-김하성 선수와는 어떤 얘기 나눴는지
=계약 확정나고 형한테 제일 먼저 연락했고, 형이 해준 말이 '이제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하게 됐으니까 잘 됐다'고. 정말 좋은 감독님 밑에서 이제 네가 네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이런 좋은 얘기만 해줬습니다.

-김하성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은 생각은
=같은 팀에서 뛰면 좋죠, 하성이 형이랑. 워낙 팀이 많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또 한 번 같은 팀에서 뛰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성 선수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혜성이가 준비하고 있다는 걸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고. 워낙 혜성이도 욕심이 많은 친구고 준비도 잘하고 야구를 워낙 잘하는 친구니까. 올 겨울 내내 준비 잘해서 내년에는 혜성이면 충분히 좋은 구단에 좋은 계약을 맺고 갈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서. 다치지만 않고 그냥 혜성이 하던 대로 잘 준비해서 좋은 계약으로 미국에 갔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일정은
=비자도 발급받아야 되고 미국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훈련하면서 계속 지낼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 화제가 된 입단식에서의 '핸섬?(잘생겼나요?)'은 즉흥적이었나
=네. 지금처럼 이렇게 카메라 셔터 소리밖에 안 들려가지고. 유니폼 입고 있는데 조금 어색해서 갑자기 생각나는 말이 그것밖에 없어서.

-올해 훈련 계획은
=올해는 더 일찍 운동을 시작해서 10월 20일부터 제가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였고. 지금 미국에 가서도 계속 훈련을 한 상태여서 몸 상태는 정말 좋고요. 그리고 한국은 조금 춥기 때문에 일정 나오는 대로 빨리 미국에 들어가서 몸을 만들 생각입니다. (타격 폼에 대해) 지금 당장은 수정할 생각이 없고 그냥 일단 부딪쳐볼 생각입니다.

-미국에선 다시 신인인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제가 우승을 아직 한 번도 못 해봐서 우승을 가장 하고 싶고. 저 신인 때를 생각해 보면 제가 신인왕을 탈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한 상태로 시즌을 치렀는데.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좀 생각해볼 문제지, 처음부터 목표를 잡고 할 것 같지 않고.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키움 히어로즈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7년 동안 정말 감사했고, 미국에서도 시간 날 때 항상 봤던 게 홈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분들이 함성 보내주신 것과 응원해 주신 걸 계속 봤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응원과 함성을 항상 잊지 않고 가슴속에 잘 새기면서 미국에서도 열심히 할 테니까. 히어로즈 출신 선수답게 또 잘 할 테니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인사 전한다면
=응원하는 소속 구단이 달라서 저를 응원해 주시지 않았던 팬분들도 계셨을 텐데, 이제는 저도 한국을 떠나서 미국 무대에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또 팬분들이 아침에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것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멋진 플레이로 팬분들께 잘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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