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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삼고초려 해야" "그러다 대통령 탄핵당해"...비대위원장 놓고 격론 벌인 국민의힘

입력 2023-12-15 15:38 수정 2023-12-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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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사퇴 이후 처음 한자리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이끌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누가 적합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15일) 오전 10시부터 11시 45분까지 100여분간 비상 의원총회를 가졌습니다. 김 대표 사퇴에 따른 당 수습 방안과 향후 들어설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모인 겁니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을 통해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결단이 우리 당의 변화와 총선 승리를 위한 진심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우리 당의 모든 구성원들이 더욱 하나로 뭉쳐 당을 정비하고 총선을 대비하는 데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하지만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윤 권한대행의 바람처럼 '하나로 뭉친' 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시작은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적합한지 여부를 놓고 펼쳐진 설전입니다.

친윤의 재선 의원인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김성원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판을 흔들어야 한다"며 "이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분이 여권에 있는 한동훈 장관이다. 삼고초려라도 해서 모셔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곧이어 초선의 지성호 의원도 "총선 승리를 이끌 유력한 인물은 한동훈 장관"이라고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엔 비윤계인 김웅 의원이 나섰습니다. 김 의원은 "우리가 국민의힘이냐 용산의힘이냐. 당이 '용산 2중대' 역할을 해서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데 대통령의 아바타인 한 장관으로 어떻게 총선을 치르려고 하냐"며 "이러다가 100석 이하로 가서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안 되지 않겠냐"고 반박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한 장관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친윤 의원들 사이에서 "그만하라"는 등의 고성이 나오며 한때 소란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발언을 한 의원들 다수가 한 장관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중진 의원들은 주로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적임자라고 꼽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원장이나 나경원 전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을 직접 거론한 의원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동훈 장관을 놓고 격론이 펼쳐졌지만, 이 와중에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데엔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부산 5선의 서병수 의원은 "국민 눈에 비친 우리 당의 모습은 대통령실이 시키는 대로 명령 집행하는 기구로 비치지 않았냐"며 "대통령 설득하거나 당당하게 할 말 하는 비대위원장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3선의 안철수 의원 역시 "독자적인 정당의 목소리를 내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인물이 공통적 의견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윤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김기현 대표 체제가 강서구 보궐선거 참패와 서울 6석 '수도권 위기론' 등으로 위기 끝에 막을 내리면서 당정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온 겁니다.

오늘 의총에서 의원들 의견이 워낙 다양하고 격하게 충돌했던 탓에 윤재옥 권한대행은 의총 말미에 "다음 주 수요일에 정책의총이 있으니 그때 한번 의총을 더 하든지 SNS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비대위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다음 주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했지만, 당내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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