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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 유족 "학부모가 콩밥 먹이겠다고"…교육청 "민원, 폭언 있었다"

입력 2023-12-15 10:31 수정 2023-12-15 11:27

'학부모 폭언' 에 정신적 고통 호소
주말과 퇴근 후에도 휴대전화로 민원 대응
유족, 폭언·협박한 학부모 형사 고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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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폭언' 에 정신적 고통 호소
주말과 퇴근 후에도 휴대전화로 민원 대응
유족, 폭언·협박한 학부모 형사 고발 검토

“제 딸도 그렇게 갔어요. 제 딸도 억울합니다. 같이 조사해 주세요.”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 기자회견장에서 갑자기 한 남성이 울먹이며 호소했습니다. 그는 서울의 한 사립초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던 딸이 학부모 민원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학부모의 민원과 협박성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3~8월 상명대부속초 기간제 교사로 일했습니다. 빈번하게 초과 근무가 있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담임 교사의 개인 연락처가 학부모들에게 공개됐다고 합니다. 주말과 퇴근 후 밤에도 학부모들의 민원 연락을 일일이 받아야 했습니다.

지난 7월 기간제 교사의 유가족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JTBC 캡처〉

지난 7월 기간제 교사의 유가족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JTBC 캡처〉


특히 지난 6월엔 고인이 학부모의 항의와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고인은 학생들의 설명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현한 동영상을 촬영했고, 해당 학부모들에게 보냈습니다. 이후 한 아이의 아버지가 고인을 향해 “경찰에 신고하겠다”라며 협박성 발언을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인이 중재 과정에서 자책과 억울함 등 심각한 스트레스로 괴로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립초 기간제 교사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 〈사진=연합뉴스〉

사립초 기간제 교사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 〈사진=연합뉴스〉


교육청 감사팀은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협박성 발언으로 고인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로 인해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결국 세상을 떠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학교와 관리자의 법령 위반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학교가 근무시간을 부적정하게 운영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유가족은 우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 급여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입니다. 고인이 근무 당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더욱 분명히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학부모에 대해서 형사 고발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지난 7월 유가족의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이후 고인의 업무 수첩과 면담 기록 등을 확보하고, 유가족과 동료 교사, 학부모에 대한 면담을 이어갔습니다. 또 고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의뢰해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했습니다. 9~10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상명대부속초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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