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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팔아 모은 돈, 이웃에 써주세요"…83세 노인 9년째 선행

입력 2023-12-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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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채소를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한 구길자 씨. 〈사진=창녕군청〉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채소를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한 구길자 씨. 〈사진=창녕군청〉


"저도 어렵게 살아와서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채소를 팔아 모은 돈으로 9년째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80대 노인의 선행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미담의 주인공은 경상남도 창녕군 대합면에 거주하는 83세 구길자 씨.

구씨는 어제(13일) 창녕군청을 찾아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꾸깃꾸깃한 흰 봉투를 건넸습니다. 봉투에는 5만원권 여섯 장이 들어 있었는데요.

이 돈은 구씨가 매주 시장에서 직접 채취한 채소를 팔아 1년간 모은 돈이었습니다. 구씨는 무려 9년째 이런 기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구씨가 기부한 30만원. 찢어진 지폐에 테이프를 붙였다. 〈사진=창녕군청〉

지난 2020년 구씨가 기부한 30만원. 찢어진 지폐에 테이프를 붙였다. 〈사진=창녕군청〉


지난 2020년 겨울에도 찬바람을 뚫고 군청을 찾아 1만원권 30장을 건넨 구씨. 찢어진 지폐에 테이프를 붙인 것을 연신 미안해하며 "날씨가 추워질수록 베풀고 싶은 마음은 더 뜨거워진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보다 앞선 지난 2017년 겨울에는 "남을 해하려 하지 말고 도우려 하면 나도 복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 내년에 또 보자"는 약속을 했고, 여전히 이를 지키고 있습니다.

창녕군청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뜻깊은 나눔을 해주시는 어르신의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전달받은 성금을) 이웃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겨울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 군청을 찾은 구씨(가장 왼쪽). 〈사진=창녕군청〉

지난 2017년 겨울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 군청을 찾은 구씨(가장 왼쪽). 〈사진=창녕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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