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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오타니는 '7억달러' 직구를 뿌렸다...선수 가치 '1조원 시대'가 열렸다?

입력 2023-12-11 06:00 수정 2023-12-1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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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의 이야기입니다. 거짓말 같은 연봉 1조원이 툭 튀어나왔죠.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음바페에게 던진 입질을 볼까요. 파리 생제르맹에 줄 이적료 3억 유로(4260억원), 그리고 음바페에게 순 연봉 2억 유로(2830억원)와 초상권을 포함해 연간 7억 유로(9950억원)를 보장해주는 내용이었죠. 계약 기간도 깔끔했습니다. 1년만 알 힐랄에서 뛰고 그다음 해엔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돈에 모두가 놀랐고, 이 어마어마한 베팅을 거절한 음바페의 반응에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러브콜은 실현되지 못한 해프닝으로 지나갔죠.
오타니는 이제 빨간 유니폼과 작별합니다. 파란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오타니는 이제 빨간 유니폼과 작별합니다. 파란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로...10년에 9200억원을 번다?

장난 같은 연봉 1조원 이야기가 떠오른 건 오타니 때문입니다. 계약 기간 10년이긴 하지만 1조원에 다가선 금액이 세상에 알려졌죠. LA 다저스와 10년간 7억 달러에 계약한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그 거대한 돈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려 봅니다. 7억 달러는 우리 돈으론 9240억원입니다. 계약 기간 10년을 내걸고 한 선수에게 9000억원 넘는 돈을 제시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죠. 프로스포츠에서 유례가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선 2019년 12년간 4억2650만 달러를 받기로 한 트라우트가 있긴 했죠. 오타니는 이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0년간 매달 77억원씩 꼬박꼬박 챙길 수 있습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오타니의 계약 소식을 호외로 전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오타니의 계약 소식을 호외로 전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계약은 크게, 돈은 나중에...초대형 계약 끌어낸 '지급유예'

물론 실수령액을 따지면 줄어들겠지만 말이죠. 미국의 각종 세금을 합하면 53.75% 정도를 제하고 받을 수 있다고 하죠. 더구나 오타니와 다저스는 위 금액의 상당 액수에 대한 지급유예에 합의해 계약 기간이 종료한 후 금액을 주고받기로 했다고도 합니다. 구단의 연봉총액상한(샐러리캡)에 대응하기 위한 조율이죠. 10년간 평균연봉으로 따지면 7000만 달러(924억원)인데, 실제 연봉은 확 줄어든 금액일 게 분명합니다.
10년 7억달러의 금액은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입니다. (사진=AFP연합뉴스)

10년 7억달러의 금액은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입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선수 가치 '1조원 시대' 열릴까

그럼에도 오타니의 계약은 프로 선수가 언젠가 계약 기간이 어떻든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것처럼 보입니다. 계약 기간을 길게 잡든, 그게 아니든 장기 계약을 통해서도 1조원 가까운 금액을 보장한다는 건 상징적이죠. 그 돈엔 지금의 현재가치, 불투명할 수 있는 미래가치의 총합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 스포츠에서 이 금액은 앞으로도 선수 가치를 판단하는 하나의 지표로 자리매김합니다. 거대계약은 그 스포츠가 중계를 비롯한 미디어 시장, 몰입하는 팬들의 세계적 확장성을 고려해 아직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오타니는 마이클 조던에 비유됩니다. 미국은 그 상품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에서 오타니는 마이클 조던에 비유됩니다. 미국은 그 상품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사진=AP연합뉴스)

도 넘은 베팅? 정당한 평가?...오타니가 던진 메시지는

9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도를 넘은 것인지, 아니면 정당한 가치의 산출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집니다. 미국 언론 '디 애슬레틱'은 한 메이저리그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그 가치가 창출해낼 또 하나의 시장을 이야기합니다.
6~7년 안이면 그 돈을 벌어들일 거예요. 오타니는 말 그대로 '머니 마켓'입니다. 광고만으로도 그렇고요. 일본의 모든 눈이 그에게 향합니다. 오타니는 그들에게 마이클 조던과 같습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와 6년간 동행하면서 가을야구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와 6년간 동행하면서 가을야구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상상이 현실로, 야구의 판타지를 좇는 사나이

다시 오타니의 야구로 돌아가 볼까요. 시속 160km의 직구를 뿌리는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동시에 타자로서 홈런을 펑펑 날립니다. 오타니는 투타를 겸하는 만화 속 야구 스타의 판타지를 현실로 옮겨왔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재능과 노력을 설명하는 수식어들이 쏟아졌죠. '100년에 한 번 나올 재능'이라는 말이 과해 보지 않을 정도로.
 
투수로, 타자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를 흔들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투수로, 타자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를 흔들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100년에 한번 나올 재능...오타니에 왜 열광하나

지난 6월 시카고 화이트삭스 전에선 투수로 나서서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면서 동시에 2개의 홈런을 쳐내기도 했습니다. 7월 디트로이트전에선 더블헤더 1차전에서 완봉승, 2차전에선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로 내년엔 투수로 나설 수 없습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10년 계약은 상징적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100년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로 내년엔 투수로 나설 수 없습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10년 계약은 상징적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100년

그 무렵 LA 에인절스 네빈 감독이 내놓은 말은 이렇죠.
우리는 과거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들을 오타니를 통해 매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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