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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근 감독 "야구하며 처음으로 욕 안 먹은 해…선수들과도 가까워져"

입력 2023-12-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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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야구는 내 심장이다. 야구가 인생 그 자체인 김성근 감독님을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나는 아직 야구를 잘 모른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께서 야구를 모른다고 말씀하시면 누가 과연…

[김성근/감독 : 아니 야구는요. 지금 이 나이가 돼도 갈수록 어려워요. 힘들고. 선수도 바뀌어가고 또 야구도 새로워지고 올해 1년을 딱 지나 볼 때 공부를 많이 하게 됐어요.]

[앵커]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김성근/감독 : 왜냐하면 이겨야 되고 뭘 해야 되고 그런데, 그걸 하려고 할 때는 하고 왔던 이대로는 도저히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앵커]

감독님이 사령탑을 맡고 계신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의 인기가 정말 뜨겁습니다. 요즘에 어린이들이 와서 막 사인을 받는다면서요?

[김성근/감독 : 지나가다 '어 김성근이 있다' 하고 가니까… 그러니까 전에 느끼지 못하는 애정이라 그럴까, 그 감각이 눈에 들어오니까… 아 열심히 해야 되구나 이겨야 되구나 싶어요.]

[앵커]

어떤 경기 때보다 정말 이 프로그램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신다면서요.

[김성근/감독 : 리더라고 하면 살리기 때문에 있는 거지 내가 편하게 있자고 있는 자리는 아니니까. 우리 팀에 있는 선수를 가족과 행복하게 해줘야지. 그게 내가 해야 되는 위치였고 그거 하게 하려면 이겨야 되는 거고 내가 그만한 준비를 해줘야죠.]

[앵커]

그런 감독님의 스타일을 아는지 감독님이 첫 등장하셨을 때 기억하세요? 선수들이// 감독님 펑고 준비하겠습니다. 그 얘기가 바로 나오더라고요.

[김성근/감독 : 그 선수들도요. 본인들도 내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고 그 친구들 할 때도 못 알아들을 때 많아요. 내가 투수를 바꿀 때 마운드 올라갈 때 무슨 말을 하면 이 선수가 멍청하게 봐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그러면 옆에 정근우가 하나 있어요. 정근우가 그걸로 통역해줘야 돼요. 그다음에 이대호부터 그때 알아요.]

[앵커]

오… 선수들이 많이 적응했던데요. 이제 곧잘 알아듣던데요.

[김성근/감독 : 네 이제는 갖고 놀아요.]

[앵커]

근데 아닐 때는 또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시잖아요. 넌 아니야 넌 빠져 넌 내일이야 뭐 이런 식으로 오더를 주시니까.

[김성근/감독 : 그렇죠 넌 집에 가도 된다고 해요.]

[앵커]

집에 가라고… 상대팀 선수들도 이렇게 보시다가 상대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원포인트 레슨까지 해주시잖아요.

[김성근/감독 : 그쪽에서 원하는 경우. 하나라도 이야기해주고 싶을 때가 많아요. 당장 그쪽에서 말을 안 할 때는 내가 안 해요. 실례가 되니까. 감독님 봐주세요. 그럴게 봐줄게. 그거는 해요.]

[앵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 하는 그런 어린 선수들 볼 때 기특하고 그런 마음도 드세요?

[김성근/감독 : 재미있거든요. 새로운 거를 가르친다는 자체가 본인들이 받을 의지가 있잖아요. 어린아이들 같으면 그거 갖고 자기 미래가 스타트 할 때가 있어요. 밀접하고 가까워진다는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워요. 나는 그렇게 하면 즐겁구나…]

[앵커]

감독님이 하신 말씀 중에 가장 유명한 말이 '돈 받으면 프로다.' '항상 물음표 속에 전진이 있다.' '타협하고 후퇴하지 마라.'

[김성근/감독 : 어디서 일을 하든 간에 돈 받으니까 그 사람이 일을 해야 돼요. 그만한 의무를 갖고 있어요. 근데 요새 움직임을 볼 때 돈을 받든 안 받든 무감각한 사람이 너무 많아요. 너무 많아요. 그 자체가 무관심 속에 사는 거예요. 다.]

[앵커]

무관심 맞아요. 그때 말씀하신 걸 보니까 비정하다. 비정한 리더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비정하다. 리더는 비정해야 한다. 하지만 무관심이 더 나쁜거다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김성근/감독 : 비정하다는 이야기는요. 애정 없이 비정할 수는 없어요. 애정이 있으니까 접촉하고 뭔가를 해주려고 그러지. 나는 뭐라 하더라도 지금도 천 개 치죠. 그 나이 80 넘어도 해요. 하다가 보면 집에 가면 팍 드러누워 버려요. 힘들어서. 그 힘이 들어서 내가 안 한다 하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다음에도 기다리고 있는 아이가 있는데 그걸 갖고 내가 해야 되는데.]

[앵커]

집에 돌아가셔서 이렇게 쓰러지며 잠드는 한이 있더라도 현장과 감독 자리에서는 정말 모든 걸 쏟아내시는.

[김성근/감독 : 옛날에도 어느 암이 하나 걸렸을 때 움직이지 못했었죠. 시합은 했어요. 아파요. 진통제 6개 먹으면서 시합을 해요. 밥도 못 먹고. 아프다든지 무슨 의식으로 그런 걸로 보인다 하는 자체가 패자에요. 그걸로 이겨내고 이겨내고 가야지. 앞에 가는 거지. 아프다하면 사람이 후퇴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야.]

[앵커]

아프다 하면 점점 후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런 감독님의 인생 철학을 저희가 또 만나볼 수 있는 책이 이번에 나왔잖아요. 제목이 그래서 <인생은 순간이다> 이거 제목을 직접 지으신 거예요. 선생님?

[김성근/감독 : 순간에 나온 거예요. 순간이라고 하는 게 모든 세상의 움직임의 기초예요. 모든 게 순간 보고 사는데 움직임이 모든 아이디어라든지 이걸로 잡아야지 세상을 이기지. 내가 여유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못해요.]

[앵커] 

자신의 삶을 평생 비상식으로 싸워온 '모퉁이 인생'이라고 표현하셨어요. '모퉁이 인생' 무슨 뜻일까요?

[김성근/감독 : 사람으로 움직인다는 건 앞에 의해서 가는 거지 뒤에 가서 움직이지 않아요. 아마 이건 오늘 처음하는 이야기인데 제가 한때 눈이 안 보일 때가 있었어요.]

[앵커]

눈이 갑자기 안 보이실 때가 있었어요?

[김성근/감독 : 벤치에서 앉아있는데 외야수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몰랐어요.]

[앵커] 안 보이셔서…

[김성근/감독 : 안 보였어요. 시합하고 돌아가고 시합하고 매일 그렇게 했어요. 매일.]

[앵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시합할 때는 전혀 티 내지 않으시고.

[김성근/감독 : 아니 안 해. 저는 안 해요.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리더에서 자격이 없어요. 아프면 아픈 거예요. 그 견뎌내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야지.]

[앵커]

리더는 그런 상황에도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질문 드리고 싶은 건요. 마음 같아선 100세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

[김성근/감독 : 근데 100세까지는 살 것 같지 않아요.]

[앵커]

감독님 갑자기 이렇게 약한 모습 보이시면 어떡해요?

[김성근/감독 : 그럼 앞으로 남은 동안에 얼마큼 할 때까지 하냐 싶어요. 올해 시즌 끝날 때. 제일 즐거웠던 거는 선수가 나한테 가까이 왔구나 싶었어요. 그게 제일 즐겁더라고요.]

[앵커] 

선수들과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또 새롭게 얻으신 한 해가 아닌가 싶어요.

[김성근/감독 : 팬들이 가깝게 와 주셨고 거기서 뭐 하냐면 올해 야구 감독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욕을 안 먹었어요.]

[앵커]

기념적인 해네요. 감독님 그렇죠?

[김성근/감독 : 왜냐하면 이 <최강야구>에는 다른 상대방 팀 없잖아요. 하나니까. 그 선수들이 나를 팬들이 욕할 게 없어지는 거.]

[앵커]

감독님에게 많은 걸 안겨준 한 해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건강하셔서 100세까지 야구하는 모습 보여주세요.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성근/감독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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