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이 기프트카드 사는 모습〈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지난 10월 29일, 저녁 6시쯤.
경기 화성시 한 아파트 단지 앞 편의점에 검은 옷 입은 20대 대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이 학생이 산 건 온라인에서 현금처럼 쓰는 '기프트카드' 50만 원어치였습니다.
기프트카드 정리하는 남성 지켜보는 유창욱 경사〈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학생은 편의점 옆 벤치에서 구입한 카드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한 남성이 이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쉬는 날 아이와 함께 산책 나온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광교지구대 유창욱 경사였습니다.
20대 남성이 다른 편의점 들어가는 모습〈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잠시 뒤 근처 골목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쳤습니다.
학생은 또 편의점에 들어가더니 기프트카드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유 경사도 편의점에 따라 들어갔고, 소속을 밝히고 "사기인 것 같다"며 말을 걸었습니다.
휴대전화 건네받아 통화하는 유창욱 경사〈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마침 남성은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고, 유 경사는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통화를 이어갔습니다.
전화 받는 사람이 바뀌자 상대방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학생,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였습니다.
이미 보이스피싱 조직에 150만 원어치 기프트카드를 보냈고 추가로 200만 원을 더 보내려 했는데, 유 경사가 이를 막은 겁니다.
피해금은 학생의 장학금이었습니다.
유 경사는 "예전에 사이버범죄 수사팀에서 근무했었는데, 비슷한 피해자들이 많아서 유심히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금화가 쉬운 기프트카드 특성상 보이스피싱 범죄에 많이 악용되고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