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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인' 종종이 박정연, 안은진과 손잡고 운 사연

입력 2023-11-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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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눈컴퍼니 제공

박정연, 눈컴퍼니 제공

배우 박정연(26)이 MBC 금토극 '연인' 종종이 역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극 중 안은진(길채)과 형성하는 워맨스 케미스트리, 박강섭(구잠)과의 꽉 찬 로맨스 엔딩까지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정연에게 2023년 한 해는 '연인'이었다. 지난겨울 촬영을 시작해 이번 겨울에 끝이 났다. 사계절을 함께한 작품이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종영 자체가 아직 낯설고 어색하지만 '연인'을 사랑해 준 시청자분들도 함께 아쉬움을 표해 위로되는 것 같다.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연인' 때문에 많은 이들이 웃고 울었다.

"촬영할 때도 호흡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방송을 챙겨보면서도 재밌는 그림이 나오면 같이 웃고 슬프면 시청자 입장에서 같이 울었다. 정말 여러 번 운 것 같다. 특히 10화 엔딩에서 종종이가 길채에게 시집도 안 가고 기다린다고 하지 않나. 그 장면을 보면서 은진 선배랑 손잡고 같이 울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다 같이 장난치고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그랬다. 무엇보다 서로 이름을 알고 이름으로 불러주는 지점들이 좋았던 것 같다."

-막판엔 생방송 촬영이었다.

"평상시 하던 대로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누군가 쪼거나 예민하게 날 서 있는 모습 없이 하던대로 집중해서 했다."

-결말을 알고 있었나.

"진짜 몰랐다. 해피엔딩이었지만 정말 많이 울었다. 종종이의 결말에 대해선 만족한다. 결국엔 구잠을 '내 거야' 하며 가지지 않나.(웃음)"

-파트너 박강섭과의 호흡은.

"나이 차가 있다 보니 뭔가 처음에 어려운 선배였는데 강섭 선배가 편하게 장난을 걸어주며 분위기를 풀어줬다. 편안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줬다. 사소한 것들이 참 재밌었다."

'연인' 박정연, MBC 제공

'연인' 박정연, MBC 제공

-남궁민, 안은진은 어땠나.

"진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같은 현장에 있을 때 내 연기가 아니더라도 모니터 뒤에서 남궁민 선배 연기하는 걸 봤다. 보는 것만으로 많이 배웠다. 눈빛만으로도 '와 진짜 멋있다' 이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은진 선배 같은 경우는 배우끼리 서로 합을 맞춰가는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

-'연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1, 2차 오디션을 보고 합류하게 됐다.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이 편안하게 해 주니 내가 준비한 것보다 더 신이 나서 했던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매력적으로 봐준 것 같다. 오디션 대본에 정말 간략하게 나왔는데도 종종이와 길채의 케미스트리가 좋겠다 싶더라. 맞춰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욕심이 났다. 여기에 감독님까지 좋으니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합격했을 때 더 기뻤겠다.

"그날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촬영을 하고 있었다.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촬영 대기 시간이었는데 종종이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매니저님한테 달려가 '저 종종이 됐어요'라고 그랬다."

-대본의 첫 느낌은 어땠나. 대박의 기운이 느껴졌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많이 울었다. '이렇게 헤어지고 또다시 만나네' 싶었다. 뭔가 소설책을 읽듯 독자의 입장에서 읽었다."

-부모님 반응은.

"오히려 티를 잘 안 낸다. 내가 나중에 말이 없으니 '봤어?' 그러면 '봤어' 그러는 정도였다. 뭔가 종종이에 집중해서 본다기보다 장현과 길채에게 집중한 것 같았다. 난 안중에도 없더라.(웃음) 결말에 대해 많이들 물어봤는데 가족들에게도 대본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직접 보라고만 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공개됐다.

"간호 실습생 배우분들과 친해져서 완성된 작품을 보니 촬영할 때 기억이 많이 나더라. 진짜 실습생 같은 느낌이었다."

-영화(2017년 영화 '유리의 여름'으로 데뷔)로 시작해 드라마로 넘어왔다.

"영화와 드라마가 크게 다르다는 건 못 느끼는 것 같다. 그냥 어떤 사람을 만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다."

박정연, 눈컴퍼니 제공

박정연, 눈컴퍼니 제공

-본래 배우가 꿈이었나.

"배우가 꿈이라 대학교도 영화과 쪽으로 간 것이다. 사실 배우를 꿈꾼 정확한 계기는 없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빠의 직장이 중국에 있어서 다 같이 중국에서 3, 4년 정도 살았다. 그때 언니는 고등학생이라 늦게 오고 엄마는 일 때문에 한국에 있었다. 아빠는 야근하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워낙 중국은 땅이 넓으니까 스쿨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하교하고 나면 동네에 친구를 워낙 떨어져서 사니까 만날 수가 없었다. 그때 TV를 틀고 지내 (배우란 꿈이) 자연스럽게 다가온 것 같다. 하고 싶었던 게 많기도 해서 배우란 직업을 해볼까 했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역할을 해볼 수 있지 않나."

-꿈이 많은 게 좋은 게 아닌가.

"근데 드라마를 보고 그때그때 꿈이 바뀌는 소녀였다. 드라마를 보고 '검사가 되어야겠다' '변호사가 되어야겠다'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교를 위한 입시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그때부터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연기가 재밌었다. 뭔가 나와 다른 캐릭터였을 때 그 캐릭터들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컸고 쾌감이 있었다. 재미를 느껴 배우란 직업이 더욱 잘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해보니 더 좋았나.

"보통 뭔가 자기의 직업이 되면 좋아하던 일도 싫어질 수 있지 않나. 근데 난 연기가 재밌다. 아직 '연인'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내년에 대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는데 다양한 캐릭터, 작품을 경험하고 싶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고등학교 2학년 후반쯤 대학 진학을 위해 연기학원을 다녀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 그때 내가 부모님께 이만큼 성적 올릴 테니 소원 하나 들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원하는 성적을 받고 연기학원을 다니겠다, 영화과 쪽으로 가겠다고 하니 별다른 반대는 없었다.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했다."

-영화과에 진학해 많은 자극을 받았겠다.

"사실 난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과를 갔다기보다 연기를 하고 싶어서 영화과를 간 경우다. 난 무지했기에 학교에 가서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을 통해 진짜 많이 배웠다. 기술적인 것들을 많이 알아갔던 것 같다. 특히 연출을 전공한 친구들은 글을 파악할 때 전체적인 배경을 보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배웠다."

-평소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집순이라서 정말 밖을 안 나간다. 책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연인' 촬영할 때 책이 꼭 읽고 싶더라. 휴차 때도 책을 읽고 그랬다. 지금도 책을 자주 읽고 있다. 집에 있으면 정말 하루가 금방 간다. 언니랑 둘이서 자취 중인데 약간 학교 기숙사 같은 느낌이다. 불 꺼놓고 '언니 자? 내 얘기 좀 들어봐' 그런다. (웃음) 언니랑 5살 터울인데 엄청 친한 자매다."
박정연, 눈컴퍼니 제공

박정연, 눈컴퍼니 제공


-개인적인 관심사는.

"배구를 좋아한다. 유일하게 혼자 나가는 건 배구 직관하러 갈 때다. '연인' 시작하기 전에 한 번 갔었는데 이제 시즌이 열렸으니 가려고 한다."

-롤모델이 있나.

"영화 '동주'를 보고 박정민 선배를 정말 좋아했다.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하는 게 정말 어려운 것이지 않나. 자연스럽게 '동주'를 본 후 박정민 선배가 맡았던 역할인 송몽규 열사에 대해 찾아보게 되더라. 그리고 선배가 쓴 책 '쓸 만한 인간'도 읽었다. 배우로서 정말 치열하게 분석한 흔적들을 보고 '나 역시 저렇게 하고 싶다. 한 인물을 맡았을 때 그 인물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다."

-2023년 되돌아보면.

"온통 '연인'이었다. 정신없이 흘러간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작품을 했다는 게 뿌듯하다. '최선을 다했구나!'란 생각이 든다. 항상 한 해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번엔 아쉬움이 남는 해는 아닌 것 같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작품을 보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그 인물이 그 이후엔 어떻게 살겠지?' 상상하는 걸 좋아했다. 뭔가 나 역시 작품이 끝나도 '그 인물이 어떻게 살아갈까?' '행복하겠지?'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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