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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파업 소식에 일찍 나왔는데"…지하철 출근길 '평소와 비슷'

입력 2023-11-09 09:47 수정 2023-11-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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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오늘(9일)부터 내일까지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JTBC 취재진은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출근길을 직접 둘러보며 평소와 비교해 얼마나 혼잡한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1호선과 2호선, 3호선, 5호선과 6호선 등을 취재진 4명이 살폈지만 출근시간대 열차 지연은 거의 없었습니다.

혼잡도 역시 평일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오늘 지하철 파업한다고 해서 일찍 나왔어요" (영등포역 20대 김모씨)

아침 7시30분쯤 서울 영등포역 개찰구 앞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아침 7시30분쯤 서울 영등포역 개찰구 앞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취재진은 아침 7시 30분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2호선과 4호선, 5호선이 모이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이동하며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영등포 역사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열차 운행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서울교통공사 파업으로 1, 3, 4호선 지연 운행. 바쁘신 고객님께서는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안내가 이어졌습니다.


부천역에서 영등포역으로 출근하는 20대 김모 씨는 "파업 때문에 오늘 조금 일찍 출근했는데 지하철로만 25분 정도 걸렸다. 평소와 비슷했던 것 같다"며 "내일은 더 일찍 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영등포역에서 녹양역으로 출근한다는 40대 김 모 씨 역시 "노사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불편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열차 운행률만 높이면 시민 불편이 최소화될 거라 생각하지만 1호선 소요산행과 양주행은 원래도 배차 간격이 조금 길었다"며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한 열차에 탑승하면 열차를 못 타고 보내야 할 때가 있는데 파업하면 더욱 험난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 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촬영=JTBC 모바일Q뉴스팀)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 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촬영=JTBC 모바일Q뉴스팀)



시청역에서 내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환승하는 구간으로 가니 시민들은 저마다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크린도어 앞에는 열차 탑승 줄이 길게 이어졌고 다음 열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방송도 계속 들려왔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이주연 씨는 "계양역에서 시청까지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며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느꼈는데 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사람이 많이 몰려 혹시 모를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걱정했습니다.

목적지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하니 더 많은 시민이 역사에 가득했습니다. 역사 곳곳에는 파업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2호선과 4호선, 5호선으로 갈아타려는 시민들과 역사를 빠져나가려는 시민들로 혼잡했으나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호선 삼성역 붐볐지만…출근시간대 지연 없었고 혼잡 평소와 비슷

 

또 다른 취재진은 오전 7시50분 2호선 삼성역에 가봤습니다. 평소 삼성역은 유동 인구가 많고 승강장이 좁은 곳입니다.

이날 아침 삼성역은 다소 붐볐지만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지하철 직원과 안전 요원이 안전봉을 들고 선로에 사람들이 붙지 않도록 유도했는데, 이곳은 평소에도 안전 요원이 질서유지를 해왔습니다.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삼성역 승강장 기둥과 벽에는 노조가 붙인 지 좀 된 홍보포스터들이 보였습니다. 서울 지하철이 정부 정책에 따른 공익서비스로 5년간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봤는데 비용을 절감한다며 안전인력 2200명을 감축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돼 있었습니다.


2호선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혼잡도 등을 살펴봤습니다. 오전 8시19분 왕십리역부터 지하철 안은 붐볐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평소와 비슷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서울 지하철 파업 관련 안내 (사진=JTBC 모바일Q뉴스팀)

 

6호선 약수역 등도 출근시간대 지연 없고 평소 수준


이날 출근 시간대 3호선과 6호선을 이용해 본 취재진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인파를 느꼈습니다. 약 15개 정거장을 이동하는 동안 열차 운행은 지연되지 않았습니다.

6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40대 직장인 강모 씨는 “어제 파업 소식을 접해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왔다”며 “아직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따로 관련 안내 사항을 보거나 듣지는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승강장에도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정상적인 열차운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내문에는 출근 시간대를 제외하고, 일반운행 시간대와 퇴근 시간대는 평균 7분이 지연된다는 내용이 적혔습니다.

또 다른 취재진은 오전 8시쯤 홍대입구역에서 을지로3가 방향으로 가는 2호선도 타봤습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긴 했지만 평소 출근길과 비슷한 혼잡도 수준이었습니다. 사람으로 꽉 찬 전동차를 미처 타지 못해 먼저 보낸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전동차 안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복작였지만 사람 사이에 끼어 갈 정도의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반대편 노선은 앉아서 갈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청역에서 만난 직장인 한모 씨는 “파업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출근시간대는 안 한다고 해서 큰 걱정은 없었다. 평소랑 비슷한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을지로3가역에서 만난 또 다른 직장인은 “혹시 몰라 좀 일찍 나오긴 했는데 평소랑 비슷하다”면서 “출근길은 언제나 복잡하고 힘들었다. 오늘이라고 특별한 불편함은 못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출근시간대 이후에는 운행률 낮아져…퇴근 때 다소 지연 가능성


앞서 서울교통공사 노사 양측은 지난 9월 25일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파업 중에도 지하철 운행에 필요한 최소 인력은 유지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다만 서울교통공사 측은 "출근 시간 이외에는 1~8호선 열차 운행률이 평소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1~8호선 모두 평시 대비 운행률이 87%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지만 시민 불편은 불가피합니다.

노조 측은 어젯밤 "최종적으로 사측이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또 정년퇴직 인력조차 채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교통공사 민주노총 소속들만 참여합니다.

한국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관계자는 오늘(9일) JTBC 취재진에 "전날 최종 교섭이 결렬된 이후 긴급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며 "실무협상안에 대해서 부족한 점은 있지만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정도는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통합노조 측은 조합원 대상 공지문에서 "전 조합원은 정상 업무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며 "9일 총파업 출정식은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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