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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마리가 무리로…버려진 토끼 '터전' 된 공원 가보니 [보니보니]

입력 2023-11-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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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자가 직접 가보니 해보니 만나보니. 보니보니 박사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보니를 준비했어요?

[기자]

사람들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버려서 문제가 되는 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키우다가 버려진 토끼들이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앵커]

유기 토끼가 되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이 북적북적한 곳에 토끼 수십 마리가 출몰한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앵커]

도심에 토끼가 먹을 게 있을까 싶은데, 어떻게 된 일인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앵커]

저 토끼들은 20년 가까이 공원에 살았다는 거잖아요. 맨 처음에 살게 된 건 키우던 사람들이 유기를 해서라는 거죠?

[기자]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굉장히 오래전부터 토끼를 봐왔다고 하고 있고요. 처음에는 몇 마리가 탈출을 했을 수 있는데, 아마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 토끼들이 번식을 해서 새끼를 낳고, 토끼 가족을 이룬 겁니다. 현재는 약 서른 마리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그런데 저 토끼를 귀엽다면서 좋아하는 주민들도 있겠지만, 싫어하는 주민도 있으니 갈등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실제로 좀 갈등이 있습니다. 저와 같이 동행한 시민단체 분이 토끼 보호 협회 소속인데요. 협회 측은 토끼를 구조한 뒤 안전한 곳으로 입양해 기르는 게 맞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10년 넘게 토끼를 보호해 오신 일부 주민들은, 이미 공원이 토끼의 터전이 됐기 때문에 그대로 두자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게 길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이랑 비슷한 측면도 있어 보이는데요. 핵심은 관리나 번식이잖아요. 길고양이의 경우에는 지자체에서 나서서 중성화 사업을 벌이기도 하잖아요. 토끼도 번식을 막으면서 관리할 수는 없나요?

[기자]

관할 지자체인 성남시에 물어봤습니다. 시는 "토끼의 관리 주체가 아니어서, 시 차원에서 따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공원에 있는 토끼가 반려동물인지, 야생동물인지, 유기 동물인지 법적인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시에서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또 하나 궁금한 건, 토끼의 번식력이 엄청나다고 들었거든요. 지금 서른 마리 정도인 건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유지가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지금은 유지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부는 우리나라 토종이 아니어서 번식에 그렇게 적합한 환경이 아닌 측면도 있고요. 공원 근처에 천적인 고양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개체수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는 게, 토끼들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날 위험도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160여 년 전 호주 모습인데요. 영국에서 들여온 토끼 24마리가 수천 마리로 불어나서 농작물과 땅을 파괴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토끼와의 전쟁을 오랫동안 벌여야 했습니다.

[앵커]

근본적으로 유기하는 것에서 시작이 된 거잖아요. 반려동물을 귀엽다고 키우다가 불편해지면 버리는 유기 문화부터 돌아봐야 할 거 같습니다. 보니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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