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 드디어 한국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양팀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우승을 말했는데요.
[오지환/LG : 만일 제 권한으로 (MVP) 줄 수 있다고 하면 그것도 저한테 주겠습니다.]
[박영현/KT : 너무 고생하셔서 우승하면 다같이 울지 않을까 싶습니다.]
팬들도 마찬가지겠죠. 오늘은 29년간 한자리를 지킨 LG의 열성팬 '빗자루 아저씨'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LG : 롯데/사직구장 (지난 10월 4일)]
응원가와 함께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가 펼쳐지자, 눈시울이 붉어진 이 장면이, LG의 열성 팬 '빗자루 아저씨'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종근 :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 저희 팀이 정규리그 우승했다는 행복감, 응원하면서 제가 욕 많이 먹었을 때 그 힘듦…이 세 가지 감정이 복합되니까, 저도 모르게 막 펑펑 나오더라고요.]
영어와 독일어 동시통역 일을 하면서도 해마다 70번 넘게 경기장을 찾습니다.
[김종근 : 하루에 5만 원씩 적금을 부어요. 술도 안 먹고, 단기 적금을 부어서 그걸 모아서…]
LG가 최근에 우승했던 1994년, 김 씨는 LG 팬이 됐습니다.
2005년엔 아내를 떠나보내고 공황장애를 겪었는데, LG의 야구가 삶을 지탱해 줬습니다.
[김종근 : (공황장애) 약을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근데 우연찮게 야구장에 와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 전체 다 슬로비디오처럼 보이면서 되게 편안함을 줘요]
빗자루는 또 다른 열성 팬의 '유품'입니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달마 아저씨'가 물려줬습니다.
[김종근 : 형님 (빗자루) 주세요 제가 쓸게요, 힘드신데…말하니까. '그래. 너 가져. 우승할 때까지 들고 다녀 그럼.' 퉁명스럽게 말씀하셨죠.]
'27년', '28년', '29년의 기다림'…
오늘도 세 번째 우승을 뜻하는 리본 세 개를 빗자루에 묶습니다.
[김종근 : {만약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한다면?} 만약은 없습니다. 우승합니다.]
[영상그래픽 장희정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