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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거대 크레인' 2주째 방치…이유는 '수리비 갈등'

입력 2023-11-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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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성남의 아파트 단지에서 나무를 심던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났는데, 2주째 넘어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수리비 문제로 다툼이 벌어진 탓인데, 주민들은 또 사고가 날까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을 드러내고 고꾸라져 있는 건 25톤 이동식 크레인입니다.

언제라도 넘어질 듯 위태롭게 섰습니다.

이 육중한 기계가 뒤집어져 있는 곳은 아파트 출입구입니다.

주민들이 매일 오가는 곳입니다.

[아파트 주민 : 땅이 무너지는 느낌. 굉장히 큰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왔죠.]

지난달 18일, 조경수 심는 작업하던 크레인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습니다.

아파트 단지 옆 건물도 덮칠 뻔 했습니다.

크레인 기둥은 아파트 난간을 뚫고 이렇게 보행로까지 튀어나왔습니다.

보행로 한복판을 안전펜스가 가로막고 있는데요. 이곳은 근처 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입니다.

학생들은 안전펜스 때문에 좁아진 인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거나 아예 도로로 내려와 걷기도 합니다.

[아파트 주민 :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느껴져요.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2주째 이 상태 그대로입니다.

이유는 크레인 '수리비', 돈 때문입니다.

크레인 기사와 조경 업체가 맞붙었습니다.

기사는 업체가 1억 6천만 원 수리비를 줘야 크레인을 옮기겠다고 합니다.

조경 업체는 일단 크레인부터 옮겨 놓고 책임을 따지자고 했습니다.

[크레인 기사 : 지금 합의를 그쪽에서 안 해줘서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조경업체 관계자 : 1천만원을 우리가 바로 드릴 테니 일단 먼저 옮겨놓고 생각을 하자…]

지자체는 사고 장소가 사유지라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경 업체와 크레인 기사는 오늘에서야 크레인을 바로 세우는 데 까지만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언제 치울지 알 수 없고, 그동안 주민들은 계속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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