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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절약법' 앱테크, 물물교환, 거지방…'티끌' 모아보니 [보니보니]

입력 2023-10-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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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봅니다. 오늘(31일)도 보니보니 박사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설렙니다. 먹을 것이 잔뜩 스튜디오에. 오늘은 '먹어보는 거니'?

[기자]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 왜냐면 다 제가 쏘는 거거든요.

[앵커]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합니까, 부담스럽게?

[기자]

사실은 이 음식들, 제가 부가 노동을 해서 벌어온 겁니다.

[앵커]

부가 노동? 보니보니 말고 다른 일이요?

[기자]

요즘 내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오른다는 말도 있잖아요. 고물가 시대,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합니다.

[앵커]

공감합니다.

[기자]

요즘에 젊은 층 사이에서 꼭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소득은 최대한 늘리고 소비는 최대한 줄이는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거든요. 그걸 제가 직접 해봤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벌어서 사 온 음식들인 거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벌었는지 우리도 알려주세요.

[기자] 

먼저 이 커피는, 혹시 '앱테크' 들어보셨습니까?

[앵커]

들어봤죠.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서 재테크를 하는 걸 말하는데요. 제가 얼마 전에 돈 버는 앱을 한 9개 설치했거든요.

[앵커]

그런데 앱 설치만 한다고 돈을 주는 건 아니잖아요. 무언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광고를 보거나, 걸음 수를 측정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포인트가 쌓입니다. 이걸 기프티콘이나 현금으로 바꾸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한 잔밖에 못 산 걸 보니, 많이 벌지는 못 했나 봐요.

[기자]

네, 많이 벌지는 못 했습니다. 100원씩 주더라고요. 다만 조심하셔야 할 게, 한 번에 2, 3천 원씩 받을 수도 있는데 그건 보통 특정 사이트 회원가입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개인정보가 샐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하셔야 되고요. 큰돈을 벌려고 하기보단 소소하게 용돈 버는 개념으로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그럼 나머지 잡다한 먹거리들은 뭔가요? 감도 있고, 우유도 있고, 컵라면도 있고…

[기자]

이건 중고 거래 앱으로 물물교환을 한 겁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집에 남는 간식이나 과일을 교환하고 싶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인근에 사시는 아주머니에게 10분 만에 연락이 와서, 이렇게 제시를 하신 거거든요.

[앵커]

중고거래만 하는 게 아니라 교환을. 사실 과일 같은 건 한 번에 사서 다 먹기가 힘든데, 또 음식도 대량 구매하면 요즘에는 식구가 적으니까 못 먹을 때도 있잖아요. 그러느니 이렇게 물물교환을 하거나 중고로 판매하는 것, 괜찮은 방법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중고 거래를 할 때 주의하셔야 할 게, 첫째가 안전이고요. 둘째는 이렇게 저처럼 공정하지 못한 거래를 제안받으면, 단호하게 쳐내는 기술도 중요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요새 극단적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방법도 있잖아요. 혹시 그것도 같이 해보셨습니까?

[기자]

당연하죠. 요즘 유행하는 '거지방'은 들어보셨겠죠?

[앵커]

아, 들어봤습니다. 메신저 단체 채팅방 이름이잖아요. 좀 순화하면 '절약하자' 이렇게 이야기하는 방이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서로 지출 내역을 공유하고 평가를 해주면서, 서로의 소비 상황을 점검해 주는 게 목적입니다. 제가 들어간 채팅방에 실제로 올라온 대화 내용인데요. 충동적인 소비를 하고 싶을 때 서로 말려줍니다.

[앵커]

박보니도 혹시 소비 내역 올려봤어요?

[기자]

네, 보시다시피 올렸다가 혼났습니다. 언뜻 보면 장난하는 것 같지만, 제가 있는 방은 매일매일 소비 내역을 올려야 되고요. 3번 빼먹으면 강제 퇴장당합니다. 할인 정보도 많이 올라와서 유용하고요. 제가 거지방에서 특히 활약하시는 분을 눈여겨보다가, 인터뷰를 요청해봤습니다. 왜 그렇게 거지방에 열광하는지 들어볼까요?

[절약할거지/오픈 채팅 '거지방' 참여자 : 이 방에 들어와서 마음가짐이 좀 바뀌었어요. 부지런해지고, 아끼고 부를 어떻게 재창출할 것인가 공부를 하고… 금주하게 되고 외식 안 하게 되고, 금연은 한지 얼마 안 됐는데 그것도 더 견고하게 하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앵커]

흥미롭긴 한데, 사실 젊은 세대가 자기 자신을 '거지'라고 칭하면서 푼돈도 아껴 쓰는 현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드는 심리적 박탈감이나 우울감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청년의 절반가량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고요. 이 중 20%는 일하고 싶은데 쉰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이런 티끌 모으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네요. 오늘도 치열하게 사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보니보니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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