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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승객 기내 휠체어 준비 못해…기어가게 한 캐나다 항공사

입력 2023-10-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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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디애나 하진스가 에어캐나다에서 겪은 일을 올리며 같이 올린 남편 로드니 하진스의 사진. 〈사진=디애나 하진스 페이스북 캡처〉

지난 24일(현지시간) 디애나 하진스가 에어캐나다에서 겪은 일을 올리며 같이 올린 남편 로드니 하진스의 사진. 〈사진=디애나 하진스 페이스북 캡처〉


뇌성마비로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승객과 관련 기내 휠체어를 준비하지 못해 항공기 출입구까지 기어가게 한 캐나다 국적 항공사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30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사는 49세 로드니 하진스는 지난 8월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라스베이거스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당시 그는 에어캐나다의 밴쿠버 출발, 라스베이거스 도착 비행편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가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도착한 뒤 출구로 나가는 과정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뇌성마비인 그는 다리를 못 움직여 평소 전동 휠체어를 탑니다. 보통 비행기 안에서는 복도가 좁아 전동 휠체어가 갈 수 없어 항공사가 제공하는 비행기 전용 휠체어를 이용합니다. 하진스 부부 역시 1년에 한두 차례 이런 식으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당시 착륙 이후 에어캐나다는 하진스에게 "기내용 휠체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니 알아서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승무원들이 농담하는 줄 알고 부부는 웃었지만, 걷지 못한다고 다시 말해도 승무원들은 "다른 비행도 있다"고 내리기를 재촉했습니다.

결국 12열에 앉아있던 하진스는 바닥으로 내려가 비행기 출구까지 기어갔습니다. 그의 아내 디애나는 뒤에서 하진스의 다리를 들었고, 현장에 있던 10여명의 항공사 직원들은 이를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디애나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일을 알리자 에어캐나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디애나는 페이스북에 "10명이 넘는 직원이 바라보는 앞에서 남편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는 일은 고통스러웠다. 그는 다리를, 나는 허리를 다쳤고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더 크게 다쳤다"며 "에어캐나다는 남편의 인권을 짓밟았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에어캐나다는 "우린 휠체어 보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각한 서비스 오류가 발생한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며 사과 성명을 냈습니다. 하진스 부부에게는 2000미국달러(약 270만원)에 해당하는 바우처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하진스 부부는 이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진스는 "이걸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나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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