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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수 거미 "팬들 보면 같이 했던 세월 떠올라 울컥하기도"

입력 2023-10-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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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노래에 깊이를 더하는 분이죠. 가수 거미 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너무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서 뵙는 것 같아요.

[거미/가수 : 네, 맞아요. 제가 요즘 좀 방송을 많이 안 하고 있긴 했어요.]

[앵커]

그동안 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거미/가수 : 요즘 이제 공연 위주로 하고요. 그리고 아이를 집중적으로 육아를 하고 있죠.]

[앵커]

아이가 너무 예쁠 때잖아요. 조정석 씨가 이제 한 방송에서는 "본인을 그렇게 많이 닮았다".

[거미/가수 : 진짜 맞아요. 아빠를 굉장히 많이 닮았고요. 이제 나이 개월 수가 지날수록 기질이나 성향 면도 아빠 쪽을 더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앵커]

거미 씨 하면 또 OST의 여왕… {아이고, 많은 여왕님들이 계세요.} OST를 선택하실 때 드라마 시나리오를 좀 보고 선택을 하신다면서요?

[거미/가수 : 네, 뭐 가능하다면 그러려고 하는 편인데요. 일단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어떤 이 목소리 톤이나 이런 느낌들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이제 제가 이 서사를, 주인공들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걸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어울릴까?

[앵커]

그럼 이렇게 드라마 보시다가, OST가 쫙 깔리잖아요. 그러면 그때 약간 이렇게 잘 어우러지는 그 모습 보면서 흡족해하십니까?

[거미/가수 : 너무 보람을 느끼죠. 그런데 조금이라도 걸린다 싶으면 이제 '아유, 더 잘했어야 하는데' 이런 생각도 들고. '누가 했으면 더 좋았겠다' 이런 생각도 들 때도 있어요, 저는 혼자 스스로.

[앵커]

감정을 이렇게 목소리로 표현하시다 보니까, 그럼 들어가기 전에 굉장히 이런 감정 몰입을 하고 들어가서 부르시는 거예요?

[거미/가수 : 사실 3분 동안에 하는 연기라고도 많이 말씀을 하시는데, 제 곡은 주로 이별 노래들이 대표곡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매번 이별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냥 제가 지금 평범하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 중에서, 좀 슬픈 감정이나 힘든 감정을 여기에 이입해서 할 수도 있고… 일단 이제 경력이 쌓이면서, 제가 노래를 하는 경력이 쌓이면서, 그 감정에 빨리 몰입될 수 있는 시간도 좀 짧아진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요즘에는 이 애절한 목소리로 동요를 자주 부르신다고… 거미 씨가 부른 동요는 어떤 느낌입니까?

[거미/가수 : 정말 동요로 불러요. 요즘에는 이제 저희 아이가 그 계절에 맞는 노래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도토리 노래를 맨날 해달라고 하는데…

[앵커]

조금만. 어떤 노래인지 몰라서.

[거미/가수 : (노래) '떼굴떼굴 떼굴떼굴 도토리가 어디서 왔나…' 이런 노래 가사가 굉장히 어려워요. 심오하고 3절까지 다 다른데.]

[앵커]

심오하군요.

[거미/가수 : 동요 가사가 굉장히 심오하더라고요, 정말.]

[앵커]

동요에서도 약간 영감을 얻으십니까?

[거미/가수 : 많아요. 그런 적도 많아요. 정말 '이런 가사를 어떻게 만드셨지' 이런 생각한 적도 있어요. {도토리 어디서 왔나…} '깊은 산골 종소리 듣고 있다 왔지', 뭐 '다람쥐 한눈팔 때 졸고 있다 왔지' 이런 내용들이 3절까지 다 다르거든요.]

[앵커]

약간 원래 거미 씨 창법대로 도토리, 어떻게 느낌이 다를까요?

[거미/가수 : (노래) '떼굴떼굴 떼굴떼굴 도토리가 어디서 왔나' 이렇게 되겠죠. 근데 이렇게 부르면 아기가 싫어해요.]

[앵커]

감정을 아는군요.

[거미/가수 : 모르겠어요. 제가 조금만 바이브레이션만 넣어도 (웃음) 울어버려요.]

[앵커]

방금 거미 씨 창법으로 부른 도토리는, 약간 도토리 잃어버린 다람쥐의 (웃음) 마음에서 부른 게 아닐까… 너무 슬프니까. 올해로 데뷔 20주년, 육아로 20주년 앨범을 준비하지 못하는 마음을 담아서 팬들을 위해서 <그댈 위한 노래>를 발표하시기도 했습니다.

[거미/가수 : 사실은 제가 팬분들한테 받는 위로가 너무 커서, 제가 그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제 노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에…]

[앵커]

지금 방금 살짝 울컥하신 것 같아요.

[거미/가수 : 맞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까 눈물이 더 많아졌어요.]

[앵커]

거미 씨도 그러면, 이제 무대에 서서 한결같이 응원해 준 팬들의 얼굴이 좀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잖아요.

[거미/가수 : 팬분들을 보면서 저의 이 세월이 다 떠올라요. 같이 했던 시간들도 떠오르고, 그래서 정말 많이 울컥한 순간들이 많아서 잘 못 쳐다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또 웃기기도 하고 (웃음) 가족 앞에서 노래 부르는 느낌이어서…]

[앵커]

가족 앞에서 노래 부르는 기분이다, 그렇군요. 11월부터 전국투어 콘서트를 또 준비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준비는 잘하고 계십니까?

[거미/가수 :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앵커]

팬들에게 이제 선보일 생각에 좀 많이 설레시기도 하고. 올 초 콘서트에서는 조정석 씨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서 굉장히 화제가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에도 그분이…

[거미/가수 : 사실 농담 반 진담 반 그런 이야기도 나누긴 했어요, 얼마 전에. 그냥 '거미의 공연에 오면 게스트는 무조건 조정석이다' 이건 어떠냐. 서로 그런 이야기도 나눠봤는데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앵커]

아직 협의 중인 걸로… 음악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게 참 좋을 것 같아요.

[거미/가수 :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행복하죠. 정말 그런 대화가 통하는 게.]

[앵커]

그러니까요. 거미 씨에게 노래란 '운명' 같은 거다. 슬럼프라든지, 오늘은 정말 감정도 잡히지 않고 뭔가 자꾸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분명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좀 극복을 하십니까?

[거미/가수 : 제가 제일 크게 슬럼프를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데, 음악이 조금 변화가 빠르게 된 시점이 있어요. 굉장히 많이 공을 들여서 만든 앨범이 순식간에 많은 분들에게 잊혀지는, 들려드리지도 못하는 그런 적도 많았고. 그런 순간에 '아 진짜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면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때도 가장 저를 일어나게 해줬던 게 이제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 그 와중에도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위로하고 지키고 해야죠.]

[앵커]

그분들을 지키고, 그분들을 위해 노래하겠다. 그렇군요.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지금 하신 말씀과 너무 결이 맞닿아 있어요.

[거미/가수 : 맞습니다.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받는 순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그 위로를 받으려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게 저의 가장 큰 바람이거든요. 저 혼자 만족하는 노래가 아니라. 그래서 그런 음악을 계속하고 싶고,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없더라도 제 노래는 남게…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찾아서 생각이 나서 들으실 수 있게, 그렇게 노래하는 게 목표이고 꿈이고 그런 것 같아요.]

[앵커]

진정성을 노래하면서, 본인이 없더라도 그 노래만큼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힘을 주는 그런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뜻이겠죠. 알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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