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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린이대공원 '세로'의 짝 '코코', 갑자기 폐사…왜?

입력 2023-10-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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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코코. 〈사진=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얼룩말 코코. 〈사진=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지내던 얼룩말 '코코'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코코는 지난 3월 동물원에서 탈출했던 얼룩말 세로의 여자친구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대공원은 코코가 지난 16일 새벽 돌연 숨을 거뒀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2022년 5월생인 암컷 얼룩말 코코는 광주광역시 우치공원에서 지내다 지난 6월 어린이대공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 코코는 이른바 탈출 소동을 벌였던 세로와 '새내기 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세로는 지난 3월 동물원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해 시내 곳곳을 누비다 3시간여 만에 붙잡혔습니다. 당시 세로는 부모를 잃고 방황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이런 세로에게 코코는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코코의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진 건 지난 11일입니다. 배가 부풀어 오르고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코코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의사와 사육사들이 코코의 치료에 매달렸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코코는 지난 15일 수술이 결정돼 16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병원에 도착한 직후 숨을 거뒀습니다.

코코 폐사 원인은 '장 꼬임'


부검 결과 사인은 산통에 따른 소결장 폐색과 괴사, 쉬운 말로는 장 꼬임에 의한 폐사로 확인됐습니다. 말의 산통은 위장관 운동 이상에 따른 복통을 말합니다.

말은 해부학적으로 장을 잡아주는 장간막이 잘 발달되지 않아 장이 쉽게 꼬이거나 움직일 수 있는 예민한 동물입니다. 이 때문에 산통은 말에게 가장 흔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코코의 폐사 이후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말 전문가와 동물원 전문가에게 자문했습니다. 얼룩말은 야생동물의 특성상 증상 발현이 늦고, 임상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 미리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인형 교수는 "질병 발생 후 야생동물임에도 최대한 처치를 한 것으로 보이나, 안타깝게도 야생동물 특성상 질병의 진행 정도나 수술 등 예측이 어려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코코의 부재에 많이 놀랐을 세로. 현재 세로의 상태는 어떨까.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처음에는 코코가 같이 있다가 없으니까 찾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웃 동물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조경욱 동물복지팀장은 "담당 사육사 최초 증상 확인 후 사망 때까지 동물원 의료진들의 118시간의 헌신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하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손성일 원장은 "향후 동물원 진료와 사육 관리 등을 포함한 더욱 강화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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