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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악의 악'서 '외모' 버린 지창욱 "이미지 깨어 나가는 게 숙제"

입력 2023-10-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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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창욱.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지창욱.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지창욱이 알을 깨고 나왔다.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은 지창욱이 알을 깨게 만든 무대다. 이 드라마는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지창욱(준모)이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물이다.

지창욱은 마약 수사를 위해 강남 연합에 권승호로 잠입하게 된 경찰 준모 역을 맡았다. 강남 연합의 보스 기철 역으로 분한 위하준, 엘리트 경찰이자 준모의 아내 의정 역의 임세미, 거대 마약 카르텔의 유통 공급책 해련 역 김형서(비비)와 호흡을 맞췄다.

피 칠갑을 하고 선보이는 거침없는 액션신에서는 멜로 작품 속 지창욱은 찾아볼 수 없다. 사랑하는 아내가 잡아야 할 범죄자와 '썸'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표정은 멋지지 않다. 그런데도 지창욱을 향한 호평은 쏟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덕분이다.

지창욱은 "매체에서 만든 제 이미지, 제 선택으로 인해 대중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깨나가는 게 숙제다. 그런 것들을 조금씩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의 노력을 '최악의 악'에 담았다고 밝혔다.
'최악의 악'

'최악의 악'


-멜로가 아닌 거친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본을 처음 받아보고 언더커버물인데 관계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되게 묘한 느낌을 받았다. 관계들이 변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생각이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이 감독님이라면 재미있게 잘 표현해줄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누아르 욕심이 있었나.
"누아르가 처음이다. 어렸을 때 선배님들의 작품을 보고 받은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누아르를 꼭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었다. 사나이픽쳐스 작품이어서 웰메이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작품으로 남성팬이 많아졌다던데.
"대체로남자분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남자 친구들이 재미있게 본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저에겐 크게 중요하진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할 거니까."

-준모와 승호를 어떻게 해석했나.
"나눠서 해석하진 않았다. 그냥 이 상황에 처해있는 것 때문에, 긴장감을 어떻게 유지해나가고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많은 언더커버물 가운데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
"언더커버물이 기시감이 강한 특수 장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재미가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효과적으로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할지에만 집중했다. 현장에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면, 그게 또 재미있기도 했다. 인물들간의 관계가 복잡하고 어렵고 미묘하고 재미있었다."
배우 지창욱.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지창욱.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엄청난 액션신이 나온다.
"액션이 좀 있다. 저는 생각보다 액션이 주가 되는 장르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액션은 아무래도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한계도 느꼈다. 드라마 'THE K2'를 하고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한 거다. '이렇게까지 체력이 안 되나'라는 한계도 봤다. 저는 오히려 그것보다, 이 캐릭터를 조금 더 빌드업해나가는 과정들, 인물의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표현하고 감추고 이런 과정이 훨씬 더 괴롭고 힘들었다."

-선과 악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인물 변화를 어떻게 표현했나.
"굳이 선과 악을 구분하지는 않았다. 박준모라는 사람이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를 굳이 생각해야 하는 작품은 아니다. 언더커버이고, 자기 합리를 하는 사람이다. 경찰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계속 한다. 그걸 정당화하려면 정기철을 잡아야 하는 목표를 가진 사람이다. 사람으로서의 욕망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주인공이면 이러면 안 된다' 이런 걸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재건파와 혈투 액션신이 인상적이다.
"비하인드가 많았던 장면이다. 애시당초 장소가 산장이다. 산장에 넷이 다 같이 있다가 재건파가 쳐들어와서 액션을 하는 거다. 그런 액션 설정이었다. 감독님이 '장소를 산장보다는, 사무실에 의정이 들어왔을 때 기철이 달라진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해서 장소도 중간에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장소에서 액션을 하는 게 훌륭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한 단계 더 틀어진 관계를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본다. 복도 액션인데, 원테이크로 갔다. 외부적인 효과가 세서 그게 뚜렷하게는 안 보인다."
'최악의 악'

'최악의 악'


-의정과 해련 중 누구를 더 좋아했을까.
"당연히 의정인 것 같다. 의정이를 지키기 위해 시작했고, 의정이 때문에 더 틀어지기도 하고, 복합적이다. 해련이에 대한 감정은 찰나의 것들이 섞여 있는 것 같다. 해련이라는 여자를 이용하려고 했던 건 사실인데, 이 여자를 증오하고 싫어하느냐는 또 아니다. 그 선 안에 어딘가 있다. 선을 넘나드는 지점이 있다. 굳이 의정과 해련을 놓고 봤을 때, 무조건 의정을 구할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마약 관련 경각심을 갖게 됐나.
"작품을 찍기 이전부터 그런 생각은 있었다. 요즘 워낙 사회적 이슈이지 않나. 작품이랑 굳이 연결짓지 않아도 경각심은 항상 가지고 있던 부분이다. 작품을 찍으면서는 마약에 대한 무서움이나 사회적 이슈로 연결짓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더 준다거나 이런 작품은 아니다."

'최악의 악'

'최악의 악'

-남편으로서 의정과 기철을 보는 순간의 연기는 어떻게 표현했나.
"시청자들의 감정과 똑같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와이프와 잡아야 하는 범죄자가 알고 보니 첫사랑이었고 데이트를 한다니.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이 아닐까."

-그럼 해련과 왜 키스했나.
"서로의 틀어져 가는,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들이 재미있었다.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그런 막막한 느낌이다.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다. 그간 했던 키스신은 예쁘고 사랑하는 거였는데, 그 장면은 아예 감정이 달랐다. 키스를 하면 안 되는데 안 하면 안 되고, 그걸 편하게 거절해선 안 되는데 거절을 안 하면 안 되고. 그 선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더라. 결과물을 보니 촬영, 미술 등이 정말 많이 도와줬더라. 저도 힘들었지만 형서도 힘들었을 거다. 다행히도 의연하게 잘 해줬다. 형서보다 선배로서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고민했는데, 의외로 의연하게 잘해줘서 편했다. 촬영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임세미는 키스신 보고 놀랐다던데.
"저도 임세미 키스신 보고 놀랐다.(웃음) 보고 소리 질렀다. 현장 편집으로 기철과 의정을 장면을 보고 소리 질렀다. '키스를 저렇게 한다고? 눈물까지 흘린다고? 이렇게 애절하다고?' 이러면서. 그 장면이 너무 좋아서, '대비적으로 해련과 준모의 장면은 다른 느낌이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액션을 안 좋아한다. 힘들어서 안 하고 싶다. 그런데도 액션이 가진 매력이 있더라. 어느 정도의 통쾌함. 언젠가부터 액션보다는 감정신처럼 생각한다. 말이 액션이지 어떻게 보면 싸움이다. 감정적인 폭발, 이런 매력으로 볼 수 있다."
배우 지창욱.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지창욱.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외모를 버린 연기다.
"이 작품에선 애당초 콘셉트를 그렇게 잡았다. 최대한 이상하게 찍었다. 얼굴 각도, 조명도 그렇고. 촬영, 조명 감독님도 최대한 날 것처럼 보이게 찍어줬다. 저는 그게 이 작품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생김새보다 연기력이 조금 더 도드라졌으면 좋겠다는 건 많은 배우들의 목표이고 숙제다. 매체에서 만든 제 이미지, 제 선택으로 인해 대중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깨나가는 게 숙제다. 그런 것들을 조금씩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악의 악'이 많은 도움이 됐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이용자 수가 '무빙'보다 잘 나왔다고 하더라.
"잘 모르겠다. 어느 정도 이용자 수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주변 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고, 평도 나쁘지 않다고 하니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그간 힘들었던 것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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