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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군은 경례, 여군은 애교?"…파주시, 성차별 논란에 여군 조형물만 철거

입력 2023-10-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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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에 설치됐던 남녀 군인 조형물. 〈사진=군성폭력상담소 제공〉

경기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에 설치됐던 남녀 군인 조형물. 〈사진=군성폭력상담소 제공〉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 잔디광장에 설치된 군인 조형물이 지난달 철거됐습니다.

해당 조형물은 남성과 여성 육군 간부를 형상화해 얼굴 위치에 구멍을 내고 전망대 방문객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제작된 건데, 두 조형물의 모양이 서로 달라 '성차별' 논란이 제기되자 파주시가 여군 조형물만 철거한 겁니다.

오늘(17일)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파주시는 지난달 30일 도라산 전망대 조형물이 제작 의도와 달리 군 성별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수렴해 조형물을 철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해당 조형물 중에서 남성 군인 조형물은 바른 자세로 경례하는 반면, 여성 군인 조형물은 허리에 한쪽 손을 얹고 파이팅하며 한쪽 다리를 살짝 구부리는 자세를 하고 있어 '성차별' 지적이 나왔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같은 군인임에도 남군은 바른 자세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자세로 인해 군인이라는 역할과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문제의 구조물은 성차별적 역할을 고착화하는 것으로 왜곡된 성별 역할을 심어줄 수 있으며 군인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며 복무하는 여군을 차별하고 배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군성폭력상담소는 해당 조형물 설치가 여군에 대한 차별이자 명백한 인권침해 사안으로 판단, 지난달 26일 국방부와 파주시에 조형물 철거 및 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전망대 잔디광장에는 여군 조형물은 치워져 있고, 남군 조형물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조형물의 위탁 운영 관리자인 파주도시관광공사 관계자는 "추후 다른 여군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차별적 요소를 인정하고, 즉각 철거한 파주시의 조치는 유의미하다"면서도 "올바른 경례 자세의 여군 구조물로 변경 설치하거나, 남군도 동반 철거하지 않아 성차별 문제 해결에 대한 파주시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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