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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는 해커스" 직원이 '수험생인 척' 댓글…공정위 제재

입력 2023-10-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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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커스 인강(인터넷 강의) 어떤가요? ○○○○가 유명한 것 같은데 설명해 주세요!
ㄴ괜찮아요! 월 1만원대로 무제한 수강에 교재까지 증정해 줍니다.
ㄴ저도 추천요! 적중률 높은 강사진들 많으니 강추(강력히 추천)드릴게요.

- 해커스가 일반 수험생을 가장해 작성한 게시글 및 댓글 예시.

#. 어디 인강이 제일 가성비 좋을까요. 초시생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ㄴ가성비는 해커스 아닌가요? 월 1만원대 1년 19만원에 무제한 수강이 가능한데요?

- 해커스가 일반 수험생을 가장해 작성한 댓글 예시.

해커스가 일반 수험생을 가장해 작성한 댓글 예시.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해커스가 일반 수험생을 가장해 작성한 댓글 예시.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커스어학원, ㈜챔프스터디, ㈜교암(이하 '해커스')의 기만적 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억8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해커스어학원은 어학 오프라인 강의 부문, ㈜챔프스터디는 어학 인터넷 강의 부문, ㈜교암은 학점은행제 운영 및 편입학 교육상품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커스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9년 1월 중순까지 토익캠프, 독취사(독하게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 독공사(독하게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 경수모(대한민국 경찰공무원 수험생 모임) 등 16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해커스와의 관련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해커스의 강의와 교재 등을 추천·홍보하는 채널로 적극 활용했습니다.

해커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들. 지난 2019년 1월 중순경부터 카페 메인에 'with hackers'를 기재하고 카페 왼쪽메뉴 하단에 사업자정보를 기재했다. 〈사진=각 카페 메인화면〉

해커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들. 지난 2019년 1월 중순경부터 카페 메인에 'with hackers'를 기재하고 카페 왼쪽메뉴 하단에 사업자정보를 기재했다. 〈사진=각 카페 메인화면〉


직원들은 해당 공간에서 관리자 아이디와 개인 아이디를 활용해 일반 수험생인 것처럼 해커스의 강의와 강사, 교재 등에 대한 홍보 게시글, 추천 댓글, 수강 후기, 해커스 이벤트 게시글 등을 작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커스는 수험 수기 등 게시글에 브랜드에 대한 홍보 및 강사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녹여 작성하도록 교육하는 등 직원들이 작성한 게시글이 상업적 광고가 아닌 일반 수험생들의 평판 혹은 추천인 것처럼 보이도록 관리했습니다.

해커스 교재 홍보 댓글 작성 지시.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해커스 교재 홍보 댓글 작성 지시.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설문조사를 실시해 해커스 강의가 1위에 선정될 수 있도록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대응했습니다. 이 같은 방법으로 1위에 선정된 설문조사 결과는 일반 수험생의 질문 글에 대한 답변으로 활용하거나 카페 메인화면에 배너로 삽입해 해커스 홍보에 이용했습니다.


카페에 경쟁사 관련 추천 게시글이 게시되면 이를 삭제하고 작성자의 활동을 정지시켜 경쟁사의 홍보를 차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카페를 통한 홍보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해당 카페가 포털 검색 시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이른바 '일일 카페 의무접속 횟수 지침' 등을 시행해 관리자 외 직원의 가족, 지인 명의 등 복수의 아이디를 만들어 정보성·홍보성 게시글과 일반 수험생 글에 댓글을 작성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JTBC 자료화면〉

공정거래위원회. 〈사진=JTBC 자료화면〉


공정위는 이 같은 광고행위가 기만적 광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커스가 카페 메인화면·작성자 닉네임·게시글 등에 관련성 등 중요사실을 은폐하거나 누락해 소비자들이 해당 카페 게시글들이 일반 수험생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작성된 것으로 오인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공정위는 이런 점들이 강의, 교재 등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한다고 봤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와 관련해 "주요 온·오프라인 교육사업자가 소비자들의 강의·교재 선택에 수험생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추천 게시글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용했기 때문에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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