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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속상·부담됐지만"…'1947 보스톤' 하정우, 추석에도 달렸다

입력 2023-10-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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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속상·부담됐지만"…'1947 보스톤' 하정우, 추석에도 달렸다
배우 하정우가 여름 대전에 이어 추석 극장가 레이스에도 동참했다.

하정우는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1947 보스톤(강제규 감독)'에서 실존인물인 마라톤 영웅 손기정으로 분했다.

하정우는 극 중 서윤복으로 변신한 임시완을 비롯해 배성우, 김상호 등과 티키타카 케미를 펼쳤다. 여름에는 절친한 주지훈과 '비공식작전(김성훈 감독)'을 선보였던 그는 4년의 기다림 끝에 '1947 보스톤'으로 관객과 다시 만났다.

하정우는 "손기정 선생님 재단이 있고 남아 있는 가족들이 있고, 너무나 유명한 분이시기 때문에 연기 자체는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손기정 선생님의) 가족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신경썼던 거 같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여름대전 성적표에 대해서도 "숨긴다고 속상한 마음이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먹을텐데' 나가서도 솔직한 심정으로 말했던 거 같다"며 "(추석 영화 모두) 잘돼서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비공식작전'도 그러길 바랐는데 그런 결과를 받게돼 아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인터뷰] "속상·부담됐지만"…'1947 보스톤' 하정우, 추석에도 달렸다

-영화 개봉에 연출작까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 않나.
"'1947 보스톤'은 2020년 1월 말에 촬영이 끝났다. 4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의도치 안게 일이 너무 몰렸다. '비공식작전'부터 '1947 보스톤'이 연달아 개봉하게 됐고, '로비' 촬영도 시작해서 5회차를 찍었다. '로비' 촬영지가 주로 골프장이다 보니까 헌팅 다니고, 피부도 많이 탔다."

-실존 인물을 연기했는데 캐릭터 설정에 중점을 둔 부분은.
"손기정 선생님은 우리의 영웅이다. 그래서 손기정 재단에 계신 분들을 통해서 살아계실 때 어떠셨고, 어떤 삶을 사셨고 그런 이야기들 많이 전해들었다. 제작사 대표님이나 감독님 중도 많이 이야기해 주셨다."

-외적인 싱크로율이 화제였다. 본인이 봐도 닮은 거 같은지.
"(손기정 선생님도) 얼굴이 좀 기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계속 사진을 보다 보니까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거 같다. 나보단 손기정 재단에 계신 분들이나 감독님께서 너무 똑같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손기정 재단에서 따로 온 피드백은 없나.
"그런 건 없었다. 시사회는 있었는데 만나서 이야기 나눌 기회는 없었다. (따로 찾아보거나 한 부분은.) 남승룡과의 관계가 어떻게 생기고, 이미 '꼬꼬무'나 이런데서 설명을 했더라. 인터넷 찾아보니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어떤 인물이었는지 감독님이 오랫동안 준비를 하셨으니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인터뷰] "속상·부담됐지만"…'1947 보스톤' 하정우, 추석에도 달렸다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들인 노력은.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봤다. 2018년 12월 호롤룰루 마라톤이었다. 실제로 어떤지 느껴보고 싶었다. 뛰다가 걷다가 했지만, 보통 일이 아니더라. 대회에 나가면 맨 앞에 선수들이 서고 그 다음에 기록이 얼마나 되는지 제출한다. 풀코스는 처음이라 체력 안배가 힘들었다."

-그 경험이 영화에 도움이 됐을까.
"그 맛을 봤으니까 시완이가 뛰거나 훈련을 할 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었다. 시완이 같은 경우엔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서, 그 프로그램을 잘 소화했었다. 실제 촬영할 때 달리는 주법이 놀라울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았다. 나야 자전거 타고 따라다녔을 뿐이다. 물론 뛰는 장면도 있었지만, 평상시에 자주 조깅을 하니까, 그 정도 강도의 달리기는 문제가 없었다."

-'1947 보스톤'을 '꿈'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작업이었나.
"(강제규 감독님이) 대학교 선배님이기도 하고 신인 때부터 오며가며 인사 드리고 했었다. 2003~2004년도에 압구정동 한 식당에서 저 멀리 강제규 감독님과 연출부로 보이는 무리들이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나는 한창 졸업반이라 오디션 볼 때였다. 나도 언젠가 참여하고 싶다 생각했다. 한 번 안불러주시나 기다리다가 마침내 '1947 보스톤' 시나리오를 받고서 '드디어 왔구나' 싶었다."

-강제규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역시 선배님답게 디렉션을 딱 짚어 주시고 놀라뒀다. 감정신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설명을 잘 해주시고 쿨한 느낌이 있었다. 결과물 역시 뻔한 터치감일까 생각했는데 그것보단 상대적으로 쿨한 느낌이었던 거 같다."

-실제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한 부담감은.
"너무 유명한 분이고 남아있는 가족이나 재단 분들도 있다 보니 연기 자체는 부담스러웠다. 가장 처음, (손기정 선생님의) 가족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신경썼던 거 같다. 평소 연기할 때 내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손기정 선생님에 대해 생각했다. '선생님이 보고 계시지, 모두가 알고 있지, 선생님이면 어땠을까.' 등 그 여정을 생각하면서 분비했다. 감히 함부로 해석하기도 표현하기도 조심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이 작품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유난히 감독님께 많이 여쭤본 작품이었다."

[인터뷰] "속상·부담됐지만"…'1947 보스톤' 하정우, 추석에도 달렸다

-함께한 임시완은 예쁨 받는 후배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꼈나.
"싹싹하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미워할 구석이 없는 친구다. 적당히 엉뚱하고 리액션도 좋고, 성실한 막내 후배 같은 느낌이었다. 그 동안 도경수도 보고 최시원도 보고 많은 '연기돌'들을 봤는데 이 친구(임시완)는 굉장히 이상하고 독특한 친구구나 싶었다(웃음). 이번 역할도 잘할 수 밖에 없는 친구다. 맑은 눈의 광이 있다. 시완이는 늘 질문을 하는게 아카데믹하다. 연기에 대해서, 캐릭터에 대해서 기자들이 할 법한 질문을 한다. 이 친구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친구인 듯 하다. 촬영장에서 본인 몸을 만들고 식단 조절을 하는게 징그러울 정도로 하더라. 그런 것이 서윤복 선생님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있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947 보스톤' 촬영 당시 무릎이 좋지 않았다고.
"그 전에 뛰다가 돌을 잘못 밟아서 무릎이 살짝 손상됐던 상태였다. 하도 뛰고 농구를 많이 해서 무리가 갔더라. 응급 처치 받고 '백두산' 촬영하다 마지막 날 엘리베이터 신에서 다시 다쳤다. 수술을 해서 양쪽 다 40%의 연골을 도려냈다. 재활하고, 2개월 있다가 '1947 보스톤' 촬영을 시작했다. 절대 뛸 수 없는 상태였다. 목발을 한달 동안 하고 다니고, 걸을 수도 없었다. 촬영과 재활을 병행했다. 재활치료사가 촬영장에 와서 치료를 받으면서 했다. 지금은 괜찮다. 달리고 다 한다. 농구만 하지 말라고 하더라."

[인터뷰] "속상·부담됐지만"…'1947 보스톤' 하정우, 추석에도 달렸다

-최근 '먹을텐데' 출연도 화제였다. '비공식작전'에 대한 솔직한 심경고백도 덩달아 화제였는데."
"숨긴다고 속상한 마음이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나를 1~2년 본 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먹을텐데' 나가서 솔직한 심정을 말했던 거 같다. 답답한 건 맞는 거 같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비공식작전' 개봉 때를 떠올려보면 그 때보단 지금 이해가 된 부분들이 있다. (또 작품을 개봉하게 됐는데 마음가짐은.) 오래 전에 찍은 영화가 개봉한 것이지 않나.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난 재밌게 봤다. 자기가 찍은 작품 재밌게 봤다고 할 수밖에 없지만 (모든 추석 영화들이) 잘돼서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비공식작전'은 그러길 바랐는데 그런 결과를 받게돼 아쉽다. 최근에 ('비공식작전' 멤버들과) 만나서 위로하는 자리를 가졌다. 눈물의 파이팅이었다. 해단식 같은 개념으로 손 잡고 했다."

-성시경과 가까워졌나.
"그 계기로 친해졌다. '비공식작전'에 가야할 스코어가 그리로 갔다(웃음). 그래도 다행이다. 시경이도 재밌었나보다. 또 연락했다. 그래서 '만날텐데'에도 나가게 된 거다."

-출연 뿐 아니라 제작에도 몰두하고 있다.
"마음은 제작 역시 연기만큼 왕성하게 하고 싶다. 제작 일을 일찍 시작했다. 벌써 10년인데 이렇게 '로비' 촬영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그 시간들 덕분 같다. 어릴 때부터 제작자나 감독의 타이틀 보다는 영화를 꾸준히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1947 보스톤'을 극장에서 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 단위 아니어도 쉽게 관람할 수 있는 감동적인 영화다. 단순히 스포츠 영화로만 보기에는 휴먼 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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