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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승마, 37년 만에 마장마술에서 '노메달'

입력 2023-09-29 14:00 수정 2023-09-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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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장마술 대표 기수 김혁. 〈사진=대한승마협회·연합뉴스〉

한국 마장마술 대표 기수 김혁. 〈사진=대한승마협회·연합뉴스〉


한국 승마가 37년 만에 아시안게임 마장마술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습니다.


마장마술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건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승마가 도입된 이후 처음입니다.

마장마술은 60m × 20m 넓이의 평탄한 마장에서 규정된 코스를 따라 말을 다루면서 연기를 펼치는 경기입니다. 국가당 두 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개인전 결선에서는 선수가 직접 준비한 음악에 맞춰 프리스타일 연기로 기량을 겨룹니다.

어제(28일) 중국 저장성통루 승마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 결선에서는 김치수(전라북도승마협회·67.800%)가 9위를 기록해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이수진(부산광역시승마협회)은 예선에서 15위 안에 들지 못해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6일 열린 단체전에서는 아예 출전 자격을 잃었습니다.

3∼4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마장마술 단체전은 개인전에서 받은 점수 중 가장 높은 3개 점수를 추린 뒤 평균 점수로 순위를 매깁니다.

그런데 두 선수와 팀을 꾸린 한국 승마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김혁이 연기를 마친 뒤 말 검사 도중 돌연 '실권'을 당한 겁니다.

실권의 이유는 경기 후 검사 도중 말 입안에서 핏자국이 발견된 데 따른 조치였습니다. 마장마술에서는 동물 복지 차원에서 말에 핏자국이 보이면 기수가 출전 자격을 잃습니다.

신창무 승마 대표팀 마장마술 감독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간혹 이런 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외부적 요인 탓에 말이 놀랐을 때 진정시키면서 연기를 계속하기 위해 고삐를 강하게 죄면 재갈에 힘이 가해져 입 안의 피부가 쓸릴 때가 있는데, 하필 그게 이번에 벌어진 것 같다"고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한국 승마는 또 다른 '불운'이 겹치며 전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한국 마장마술 최고 기수 남동헌(광주광역시승마단)은 말이 대회 전 공식 검사 도중 갑자기 다리를 저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엔트리에서 탈락했습니다. 정상급 선수로 꼽히는 김균섭(인천광역시체육회) 기수는 쓰는 말의 본래 주인이 전국체전 출전을 고려하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이 어렵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독식했습니다. 이때까지 금메달 1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땄습니다.


그러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김혁이 유일하게 동메달을 따며 쇠퇴하던 승마에서 이번에는 아예 메달을 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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