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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창고를 통째로 '들었다'…국내 최초 트레일러로 문화재 이전

입력 2023-09-26 11:38 수정 2023-09-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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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국가등록문화재인 대전역 철도보급창고가 트레일러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밤 국가등록문화재인 대전역 철도보급창고가 트레일러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들이 바삐 움직입니다.

잠시 뒤, 거대한 창고 하나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요.

고프로로 촬영된 타임랩스 영상. 〈영상=대전시 제공〉

고프로로 촬영된 타임랩스 영상. 〈영상=대전시 제공〉


자세히 보니, 창고 전체가 공중에 떠 있습니다.

건축물이 통째로 트레일러로 옮겨지고 있는 이 모습, 국내 첫 사례입니다.

지나갑니다. 〈영상=대전시 제공〉

지나갑니다. 〈영상=대전시 제공〉


'섬'처럼 덩그러니 남겨져…"이전 불가피"


국가등록문화재인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재무과 보급창고가 오늘(26일) 새벽 무사히 이전을 마쳤습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역 보급창고는 어젯밤(25일) 11시 40분쯤 대전역 동광장을 출발해 자정을 넘겨 약 600m 떨어진 신안2역사공원에 안착했습니다.

지난 2005년 문화재로 등록된 보급창고는 이후 주변 환경의 많은 변화를 겪어왔는데요. 등록 당시 함께 있었던 여러 창고 건물이 철거됐고, 주변이 모두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섬처럼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보급창고 주변이 주차장으로 바뀐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보급창고 주변이 주차장으로 바뀐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그러던 중 2016년 대전역세권 동광장길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이전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문화유산인 만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새로 들어설 대전역 환승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 등이 나오면서 이전론에 힘이 실렸습니다.

트레일러 사용해 문화재 이전…국내 최초


'이전 방식'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오갔습니다. 긴 논의 끝에 대전시는 '해체 후 이전 복원'이 아닌, 건축물을 들어 그대로 옮기는 '전체 이동 기술 공법'을 택했습니다.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해체에 따른 부재 교체 및 보존 처리, 보관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도 경제적으로 이축이 낫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이후 이동 동선 내 장애물들에 대한 조치와 최종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마친 보급창고는 GPS를 통해 자동수평을 잡아주는 모듈 트레일러 12대에 실려 새로운 자리에 안착했습니다.

대전시 도시정비과와 문화유산과가 공동으로 추진한 이번 이전은 '트레일러를 사용한 문화재의 이전'으로 국내 최초 사례입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 들어서는 보급창고. 〈영상=대전시 제공〉

새로운 보금자리에 들어서는 보급창고. 〈영상=대전시 제공〉


전시·공연 등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대전시는 "문화유산은 현장보존이 원칙이긴 하지만, 이미 주변 경관이 크게 훼손됐고 보존과 함께 활용을 중시하는 등록문화재의 특성상 좀 더 안정적인 관리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인근 역사공원으로 이전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과정과 관련해서는 "오차 등 변수가 발생하지 않아 문화재의 훼손 없이 무사히 이전이 완료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전된 보급창고는 앞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돼 전시나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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