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맛부터 다르다. 스크린을 접수한 얼굴 천재들이 흥행까지 견인하고 나섰다.
올해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대한민국 대표 비주얼 배우들의 활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의 분위기와 강점을 작품에 십분 살려내면서 단순히 화려한 외모를 자랑할 뿐 아니라 흥행 키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 진짜 잘생긴 배우들 본연의 매력을 활용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1000만 '범죄도시3(이상용 감독)' 이준혁을 필두로 여름의 '밀수(류승완 감독)' 조인성, 그리고 추석 시즌 만나게 될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김성식 감독)' 강동원이 눈호강의 명맥을 잇는다.
지난 5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3(이상용 감독)'는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한 이준혁의 연기 변신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출중한 외모로 여심을 저격했던 이준혁은 빌런 역할을 위해 20kg를 증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체중만큼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 중 마동석과 대립각을 펼치며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그럼에도 비주얼은 여전했다. 꺾임 없는 '얼굴천재' 면모로 연기 변신과 비주얼을 모두 잡았다.
여름 시장에서 500만을 돌파한 최대 흥행작 '밀수(류승완 감독)' 조인성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조인성의 눈빛은 액션마저 찰나의 멜로로 바꿀 정도.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권상사 역할을 맡아 살벌함을 지닌 인물이지만, 한 배를 탄 김혜수(춘자)와의 의도치 않은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조인성은 "러브라인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다. 휴머니즘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그의 눈빛은 영락없는 멜로로 읽히며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가을 스크린에는 '비주얼 제2전성기'라 호응할만한 강동원이 등판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에서 타이틀롤 천박사로 분한 강동원은 판타지물에 부합하는 판타지 비주얼로 관객을 끌어당길 전망이다. '전우치'스러우면서도 같은 듯 다른 천박사 역할로 돌아온 강동원은 검술 액션까지 멋스럽게 소화하며 원조 얼굴 천재의 귀환을 알렸다. 정작 본인은 "이제 나이 든 티가 나더라"고 겸손함을 보였지만, 성숙함까지 장착한 강동원의 비주얼은 여전히 빛난다.
강동원을 '위대한 피사체'라 표현한 김성식 감독은 강동원의 비주얼을 적극 이용했다. 첫 장면도, 마지막 장면도, 심지어 쿠키 영상도 강동원으로 시작해 강동원으로 끝난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사전 시사로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은 SNS에 벌써부터 '강동원 얼굴 찬양'을 쏟아내고 있다. 예매율은 일찌감치 청신호다. '추석 3파전' 중 먼저 승기를 잡았다. 작품을 재미를 기본으로 선물처럼 더해진 비주얼 축복의 힘이 추석 극장가에서도 선순환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