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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단비" 첫 수상·눈물 쏟아진 영평상 영광의 얼굴(종합)

입력 2023-09-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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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단비" 첫 수상·눈물 쏟아진 영평상 영광의 얼굴(종합)

영화 평론가들의 선택을 받은 올해의 작품과 배우들이다. 의미 있는 첫 수상과 함께 감독과 배우들의 눈물 소감이 이어져 감동을 선사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제43회 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이 개최됐다. 수상자와 작품은 지난 4일 사전 발표됐으며, 이 날 현장에는 영광의 주인공들이 참석해 소감을 전했다.

올해의 최우수작품상은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에게 돌아갔다. 영평상 측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다음 소희'가 지닌 정체성을 설명했다. 김지연 프로듀서는 정주리 감독과 배우 배두나 김시은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눈물을 보였다. 감독상 주인공 '드림팰리스' 가성문 감독 역시 어려운 환경에서 '드림팰리스'를 완성할 수 있도록 힘써 준 동료 영화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울컥해 큰 박수로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음악상은 '밀수'로 영화 음악감독 데뷔 신고식을 치른 장기하가 수상했다. 장기하는 "'밀수' 음악의 힘은 류승완 감독님께서 직접 선곡한 70년대 명곡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머지 공백을 내가 만든 음악으로 채웠다. 그 음악들 역시 류승완 감독님께서 워낙 명확한 비전을 갖고 이끌어 주셔서 처음 영화 음악을 맡았음에도 영화와 명곡에 누를 끼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기회 주신 류승완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고생하신 배우와 제작진 분들, 그리고 나와 같이 음악을 만들고 연주를 해 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영예의 남녀주연상은 '올빼미'의 류준열, '비닐하우스(이솔희 감독)'의 김서형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류준열은 "데뷔하고 이렇게 설 수 있는 자리, 혹은 출입국을 위해 오갈 때 직업란에 자신의 직업을 적는 순간이 있다. 그 때마다 '영화배우, 영화인'이라고 적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선뜻 쓰기 어려웠다. 그 감정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쑥스러움일 수 있고, 부끄러움일 수 있고, '영화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인이라고 해도 되나' 죄책감 비슷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며 "영화를 함께 즐겨 주시고 평론해주시는 분들이 선택한 상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덕분에 앞으로는 영화인이라고 나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앞서 말씀 드린 감정들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날 현장에는 류준열의 학창시절 은사님과, 부친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김서형은 오열하는 모습으로 인생작 인생캐 못지 않은 인생의 명장면을 남겼다. 김서형은 "제가 연기를 한 지 30년이 됐더라. '비닐하우스'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작품이다. 그 전에도 단편영화, 독립영화에 관심은 많았다. 배우들은 늘 좋은 시나리오에 목말라 있다. 그 선상에서 저는 좋은 시나리오를 만났던 것 같다"며 "이솔희 감독님이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인데 지독하게 주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편으로는 나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주거공간을 다룬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비닐하우스'도 주거공간이 획일화 된 대한민국 안에서 '누가 약자고 강자일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평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어떤 공간이든 꿈이 있기 마련이다. '비닐하우스'를 함께 하면서 나는 불행이 아니라 희망을 바랐다. 그래서 행복했다"며 "내가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지붕이 되어준 지난 30년 시간에도 너무 깊이 감사드린다. 드라마로는 많이 인사 드렸지만 영화 문을 참 많이 두드렸다"고 고백, 울컥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오열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영화로서 문이 열린 스타트가 바로 오늘이다"고 단언한 김서형은 "너무나 감사드리고, 저에게 단비를 내려주시고 적셔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남녀조연상은 '밀수(류승완 감독)' 김종수, '드림팰리스' 이윤지가 호명됐다. 김종수는 "내가 40대 초반 늦은 나이에 영화를 처음 시작했는데, 상을 처음 받아본다. 평론가 분들께서 의미 있는 상을 주신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며 "'밀수'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설렜고, 즐거운 도전이었다.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님, 조성민 부사장님 류승완 감독님. 이장춘 연기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시고, 함께 완성할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버지께서 지난 5월 말 돌아가셨는데, 처음에 연극하고 연기한다고 했을 때 꽤나 심하게 반대하셨다. 오늘은 그래도 조금 흐뭇해 하시지 않을까 싶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연히 해야 할 노력과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감동 소감으로 모두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이윤지는 "제일 좋아하는 가을을 영광스러운 상으로 맞이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생각해 보니까 9살이 된 큰 딸이 조금 있으면 내가 배우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나이가 된다. 내 아이가 내 나이를 지나 계속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엄마로서 나 역시 계속 꿈꾸면서 살아가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며 "'드림팰리스'의 수인이라는 인물을 존재하게 해주신 가성문 감독님께 감사하다. 감독님이 수인이를 탄생시켜 주셨다면, 김선영 배우님께서 나를 완성 시켜 주셨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두 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자리 같이 함께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열심히 꿈꾸는 배우로 행복하게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어 의미 있는 남녀신인상은 '크리스마스 캐럴(김성수 감독)' 박진영과 '다음 소희' 김시은이 호명됐다. 현재 군복무 중인 진영은 영상으로 소감을 전해 반가움을 더했다. 진영은 "11사단 일병 박진영이다. 영광스러운 상을 군인의 신분으로 받게 돼 더 뜻깊다. 현재 군복무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여는 못하지만 영상으로나마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크리스마스 캐럴'은 나의 영화 시작과 같은 작품이다. 더 노력하고 정진해 가도록 하겠다. 일우와 월우를 안겨 준 김성수 감독님께 감사하고, 함께 한 스태프, 선배, 동료 분들께도 감사하다. 나라는 사람을 길러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 좋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김시은은 "영광스럽다.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가라는 큰 격려를 해주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 나에게는 너무 의미 있는 상이다. 좋은 말은 다 붙이고 싶은데 저의 진심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음 소희'를 함께 하면서 배우라는 직업과 영화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일인지 알게 됐다. 또 많은 분들의 노고와 진심이 담긴 작업이라는 것도 바로 옆에서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43회 영평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다음 소희'
공로영화인상= 이우석 회장
공로평론가상= 정중헌 회원
감독상= 가성문('드림팰리스')
여우주연상= 김서형('비닐하우스')
남우주연상= 류준열('올빼미')
여우조연상= 이윤지('드림팰리스')
남우조연상= 김종수('밀수')
신인감독상= 안태진('올빼미')
신인여우상= 김시은('다음 소희')
신인남우상= 진영('크리스마스 캐럴')
기술상= 이후경(미술/'밀수')
각본상= 김현정('흐르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FIPRESCI KOREA)상= 국내영화 부문 이지은('비밀의 언덕') / 국외영화 부문 앤소니 심('라이스보이 슬립스')
촬영상= 김태경('올빼미')
음악상= 장기하('밀수')
독립영화지원상= 극영화 부문 김세인('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 다큐멘터리 부문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신인평론상= 최우수 김윤진 / 우수 송상호
영평 10선(가나다 순)= '같은 속옷을 입은 두 여자' '다음 소희' '드림팰리스' '물안에서' '밀수' '비닐하우스' '비밀의 언덕' '올빼미' '킬링로맨스' '희망의 요소'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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