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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년의 공백, '소짓말'로 행복했다는 김소현

입력 2023-09-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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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이음해시태그 제공

김소현, 이음해시태그 제공

배우 김소현(24)이 tvN 월화극 '소용없어 거짓말'로 한층 성숙한 매력을 뽐냈다. 라이어 헌터 목솔희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시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황민현(김도하)과의 달달한 로맨스는 미소를 유발했다. 대체 불가 케미스트리 요정으로 활약했다.


2008년 KBS 드라마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로 데뷔, 올해로 15년째다. 아역으로 시작해 어느덧 20대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김소현. 쉼 없이 달려왔던 그는 최근 2년 공백을 가졌다. 본인이 원하거나 계획했다기보다는 차기작 촬영이 예상보다 조금 미뤄지며 생긴 시간이었다. 앞으로를 위해 스스로를 채워간 것. 그래서 더 '소용없어 거짓말'은 김소현에게 애정이 가고 행복했던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종영 소감은.

"거의 2년 만에 인사를 드린 작품이다.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긴장도 되고 떨렸는데 생각보다 좋아해 주고 저의 새로운 모습을 봐줬다고 이야기해 줘 감사하다. 촬영은 이전에 끝났다. 집에서 방송을 볼 때마다 현장이 많이 떠오르더라.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현장의 즐거움이 컸던 작품이라 재밌게 시청했다."

-극 중 거짓말이 들리는 라이어 헌터 역할이었다.

"일단 방송이 나오기 전까지 거짓말 들리는 게 어떻게 표현이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방송을 통해 확인했다. 어렴풋이 연기를 했는데 최대한 뭔가 과장되게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판타지라고 해서 과도하게 콘셉트를 가지면 하면 보는 분들이 거부감이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현실감을 가지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정도로 표현되길 바라서 과하지 않은 고갯짓이나 눈짓이나 소소한 것들로 디테일하게 담백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거짓말이 들리는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처음엔 마냥 장점으로만 느껴질 것 같았다. 사람이 살면서 상대가 하는 말이 진심일까에 대한 사실여부가 궁금하지 않나.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했는데 촬영하니 피로도가 상당하더라. 솔희가 왜 이렇게 사회성이 결여된 듯한 행동을 보이는지 알겠더라. 솔희에겐 세상 자체가 거짓과 거짓이 아닌 것으로만 나뉘겠구나 싶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고립되게 만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짓말이 들리는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 사람이 모르고 살아야 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가지게 된다면 팩트가 중요한 계약이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속 시원하게 이용할 것 같다."

-거짓말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나.

"거짓말이 나쁘지 않나란 생각을 했었다. 처음에 솔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근데 거짓말이 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위해 하는 선의의 거짓말일 수도 있고 그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희의 감정선에 따라 생각이 바뀌어갔던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겠다 싶다."

김소현, 이음해시태그 제공

김소현, 이음해시태그 제공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실제 성격은 웃음도 많고 밝은 편이다. 근데 (극 중) 역할들이 차분하고 모범생이고 그런 이미지가 더 많더라. 촉촉하게 보는 분들이 있는데 막상 진짜 내 모습은 솔희의 밝은 쪽과 가깝다. 웃음 많고 그런 느낌이 닮아 있어서 시니컬한 초반 모습이랑은 거리가 있다."

-극 중 황민현과의 키스신이 화제였다.

"민현 배우님이 쌍방 로맨스를 연기하는 게 거의 처음이라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키스신이 없었다고 해서 부담이 됐다. 나도 누군가를 이끌 생각은 없는데..(웃음) 감독님이 현장에서 장난치듯 분위기를 풀어주고 그랬다. 처음엔 풋풋한 느낌이었는데 너무 학생 같다고 해서 멜로 분위기를 내보자는 의견도 주고 그랬다. 리허설부터 상의를 많이 하며 찍어서 촬영할 때 순조롭게 했다."

-황민현과의 호흡은 어땠나.

"초반엔 거의 마스크를 쓰고 있고 거리감이 있는 캐릭터다 보니 답답함과 어색함이 있었는데 후반에 이 모든 게 풀리면서 장난기가 넘치는 현장이었다. 상대방의 장난도 잘 받아주고 자연스러운 걸 이끌어주는 힘이 있는 배우인 것 같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오빠를 바라보며 순수하고 풋풋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좋은 에너지를 받고 연기한 것 같다."

-이번 작품을 두고 '비주얼 더치페이'란 말도 있었다. 상대 배우에 대한 복도 많은 편인 것 같다.

"지금까지 멋있고 착한 사람들을 만나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돈 주고 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들 하는데 한편으론 그 정돈가 싶기도 하고. (웃음) 멋있기도 하지만 내면이 착해서 감사했다. 내면이 못 되면 아무리 잘생겨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는데 (파트너들이) 그렇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반응이 좋았다고 했는데 반응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가.

"계속 찾아보지는 않는데 첫 방송 할 때 많이 본다. 드라마를 처음 본 후기들이 올라오니까 첫 회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봤는지 그때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솔희는 술 마시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꼭 먹던데 실제 술버릇은.

"보통 아이스크림은 후식으로 초콜릿 아이스크림 먹고 그러는데 솔희만큼 창문 열고 소리 지르고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나.

"전에 했던 배우들과 재회하고 싶다. (여) 진구 오빠나 어릴 때 같이 했던 배우와 성인이 되어서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스트레스가 있을 때 어떻게 푸는 편인가.

"다이내믹한 건 없다. 귀여운 걸 보는 거 좋아해서 강아지 산책하는 거 구경하거나 친구들 만나는 걸 좋아한다. 정말 친한 친구 만나서 속상한 거 힘든 거 얘기한다. 이전엔 담아두는 편이었는데 표출해야 마음이 덜 다치더라. 소소하게 푸는 것 같다."

-팬들이랑 SNS 맞팔로우를 하는 걸로 유명하다. 6000명 넘었더라. 팬들과의 소통 방식인가.

"SNS를 중학교 때부터 시작했다. 그때 당시 팬분들도 별로 없었고 '나는 SNS를 시작한 이상 모든 팬들과 맞팔을 하겠다'라는 신념이 있었다. 몇 십 명으로 시작해서 점점 많아지더라. 밤을 새우면서 맞팔을 누르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 주지?'란 감사한 마음에 보답하는 느낌이었다. 어린 마음에 맞팔을 했는데 6000명이 넘게 됐다. 부작용이 생겼는데 맞팔이 안 된 분들의 경우 서운해하는 경우가 있더라. 그런 반응을 보니 내가 다 해줄 게 아니라면 안 하는 게 맞나 싶더라. 지금은 잠시 멈춘 상태다. 가끔 좋은 댓글 보면 맞팔을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날 언팔하는 분이 있더라. 비공개로 전환하겠다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웃음)"
김소현, 이음해시태그 제공

김소현, 이음해시태그 제공


-2년 공백이 있었다.

"처음 쉴 때는 일부러 쉰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소용없어 거짓말'이 밀리면서 쉬는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처음엔 불안했다. 뭘 하면서 쉬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지?' 그랬는데 소소하게 부산을 혼자 간다던지 골프를 배워본다던지 그랬다. 학교도 잠시 다니고 그랬다. 소소한 일상을 보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소소하긴 한데 그런 시간을 제대로 보낸 적이 없더라. 온전한 쉼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잘 쉬어서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 같다. 사람이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하구나란 걸 깨달았다."

-쉬는 동안 어떤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나.

"기약 없는 쉼은 아니라서 불안감이 없긴 했다. 지금까지 일 해온 걸 돌아봤다. 내가 어떻게 해왔고 어떨 때 힘들었고 '지금은 불안한가? 힘든가?'를 되물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 시기를 잘 이겨냈구나 싶었다. 지금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이다. 내가 지금까지 잘 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슬럼프가 있었나.

"19, 20살 넘어갈 때가 힘들었다. 작품을 하면서 나 자신을 잃은 느낌이었다. 이 일을 왜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나 자신을 많이 잃은 느낌이었다. 배우로서도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 같다. 그때를 기점으로 생각을 많이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결정적으로 이번에 쉴 때 지금까지를 생각해 보니 잘 정리가 됐다. 강박을 내려놓고 편해진 게 있어서 이번에 연기하며 편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변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배우로서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어떤 강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가.

"안정적이란 말을 많이 듣는데 안정적이란 말이 '예전엔 칭찬인가?'란 생각을 많이 했다. 칭찬이기도 한데 단조롭고 기대심리가 없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안정적인 게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뭐를 하면 좋을까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 안정적인 게 내 장점이니까 사극이나 어려운 롤을 맡겨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잘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니 강박이 없어지면서 흘러가는 대로 재밌게 하게 됐다. 난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이 남아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유롭게 해 나가자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화한 캐릭터 중 가장 자신 있었던 연기는.

"자신 있게 했던 캐릭터라기보다는 나랑 가장 닮아있는 캐릭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우연일까' 속 홍주다. 정말 편하게 연기한 작품이다. 나중에 나오게 된다면 나랑 가장 닮아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최근에 했던 '달이 뜨는 강' 평강 캐릭터는 정말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굳은 마음을 먹고 도전했던 캐릭터인데, 열심히 한 만큼 많은 자신감을 얻은 작품인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할 때 중시하는 요소는.

"예전에도 비슷한 역할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정말 반대인 캐릭터에는 도전하지 못했다. 이젠 내가 선택하는 나이기도 하고 쌓아나가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니까 좀 더 과감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 정말 반응이 안 좋을 수 있겠지만 그런 걸 내려놓고 화끈한 선택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연달아 로맨스를 해서 로맨스 장르가 아닌 것을 하고 싶다. 액션이나 거친 장르? 로맨스가 아닌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대단한 액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몸을 잘 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다만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하고 싶다. 겸사겸사 운동해서 몸을 좀 만들고 그러는 계기가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숫자를 생각하지 않다 보니 15주년이라고 해서 뭘 해야지 그런 특별한 계획은 없다. 그간 일해온 걸 돌아보는 정도인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 일을 꾸준하게 해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활동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행복한 것 같다.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되게 행복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라서 제일 힘든 것도 사람이고 즐거웠던 것도 사람인데, 1등으로 꼽을 정도로 좋은 현장이었다. 이 행복 때문에 이 일을 해왔지 생각하게 됐다."

-취미는.

"혼자 밥 먹고 혼자 노는 걸 너무 좋아한다. 혼밥하고 혼영 하고 이런 시간을 좋아한다. 작품 나오면 다 찾아본다. 새로 시작한 영화, 드라마를 찾아보려고 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여행을 크게 다닌 적이 많지 않다. 친구랑이든 혼자서든 여행을 좀 다니는 게 좋지 않을까 싶고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여행 가서 자유롭게 할 수 있을 정도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요즘 고민도 있나.

"요즘은 큰 고민이 없다. 그냥 일을 열심히 하고 즐겁게 살자란 주의가 커져서 살면서 가장 고민이 없는 시기인 것 같다. 혼자 고민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부질 없어지더라. 내려놓으려고 하는 것 같다."

-예능 욕심은 없나.

"고정으로 길게는 도전을 못 할 것 같다. 편안하게 토크하는 정도의 잔잔한 예능이면 가능할 것 같다. 내가 나오면 재미가 없을까 봐 걱정되는데 기회가 된다면 예능도 좋다."

-이번 추석연휴와 연말 계획은.

"소소하게 추석에 어디 갈 곳 없는 친구들과 모여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올해는 내게 뭔가 지난 시간들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쉬어보기도 하고 오랜만에 나왔음에도 기다려준 분들이 있었다는 것에 지금까지 잘 해왔구나 느끼게 됐다. 2024년엔 쉬었던 만큼 진짜 열심히 작품 하면서 즐겁게 해 나가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이음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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