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대 여성 살인 피의자 23살 정유정 신상 공개. 〈사진=부산경찰청〉
과외 앱으로 알게 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이 첫 공판에서 계획적인 범행이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정유정의 변호인은 오늘(18일) 부산지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변호인은 앞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 때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언급하며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내용을 철회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검찰이 제시한 200여 개의 증거 사용에도 동의했습니다.
검찰은 정유정의 동선, 범행 대상 물색 방법, 범행 준비·실행 과정 등을 수사해 이번 범행이 단독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나 정유정은 지난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다. (사회에) 불만을 품고 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유정은 오늘 공판에서 본인의 인적사항과 주소 등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 정도의 답변만 짧게 했습니다.
재판 직후 계획적 범행 여부에 대한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 정유정의 변호인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정유정은 앱을 통해 살해를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친 2건에 대한 추가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경찰은 살인예비 혐의로 정유정을 추가 송치했습니다.
다음 공판은 10월 16일 오전 열립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늘 이례적으로 방청석에 있는 기자들에게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최근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의자 최윤종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범행 이전 참고했다고 진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관심을 끄는 보도까지는 좋은데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범행을 유발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이 사건(정유정)도 그런 식으로 된다면 공개 재판의 의미가 없다. 적절한 방향으로 보도가 되지 않을 시 다음 기일부터는 공개 재판 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