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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윰블리' 정유미, '잠'으로 터트린 연기 포텐

입력 2023-09-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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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윰블리' 정유미, '잠'으로 터트린 연기 포텐
배우 정유미가 '잠'으로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잠(유재선 감독)'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잠'은 50억원대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로 알려졌다. 수백억원대 대작들과 비교하며 소박한 수준이지만, 유재선 감독의 위트 있는 연출과 이선균, 정유미로 귀결되는 두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이 '잠'을 풍성하게 채웠다. 특히 정유미는 '잠'에서 남편 현수의 기이한 수면패턴으로 인해 고통 받고 삶이 피폐해져가는 인물로 변신해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펼쳤다.

평소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윰블리'라 불리는 정유미지만, '잠'에서만큼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선보였다. 러블리한 매력은 물론 점점 생활이 파괴되어가는 고통과 스릴러적인 요소까지 제대로 살려냈다. '둘이 함께면 극복하지 못할 게 없다'던 두 사람이지만 이선균의 수면 중 행동으로 인해 불안에 떨고 불신까지 가게 되는 정유미는 점점 본인 역시 자신만의 생각에 고립된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잠'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를 지켜내겠다는 모성애 가득한 엄마 역할도 소화했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 주열매, KBS 2TV '연애의 발견' 한여름 등 주로 로코물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정유미였고, 최근 들어서는 나영석 사단으로 tvN '윤식당' 시리즈, '여름방학', '윤스테이', '서진이네' 등으로 예능에서도 활약했던 정유미다. 그런 그가 이온음료 같은 청량함을 벗어 던지고 밀도 높은 열연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가장 믿었던 사람이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 되었을 때의 혼란스러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모습, 결국 이해하기 힘들지만 본인으로는 최선이었던 선택까지, 일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캐릭터를 정유미 식으로 해석해냈다. 이미 네번째 호흡인 상대역 이선균과의 달콤살벌한 케미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정유미의 열연에 과거 영화 '부산행', '도가니', '82년생 김지영', '우리 선희',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와 같이 다양한 장르물과 홍상수 감독 작품에 출연했던 필모그래피들도 재조명 되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는 도전 속에 드디어 '잠'으로 포텐을 터트렸다. '윰블리'의 반가운 변신이다. '잠'의 성적표도 기대 이상이다. '잠'은 개봉 첫주 정상을 달리며 누적 관객수 53만9033명을 기록했다. '오펜하이머'의 독주를 저지하고 웰메이드 한국 영화의 저력을 뽐내고 있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80만까지 순항 중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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