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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찢겨도 '구조 먼저'…맨몸 헤엄쳐 시민 구한 해경대원

입력 2023-09-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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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해경 구조대원이 맨몸으로 밤바다에 뛰어들어 물에 빠진 여성을 구했습니다.

구조정의 접근이 어려운 곳이었는데, 생명을 구한 건, 순간의 판단력 덕분이었습니다.

캄캄한 밤바다에 조명을 비추자 구조용 빨간 튜브 주변으로 사람 얼굴이 보입니다.

가까스로 갯바위에 다다른 두 사람을 구조대원들이 끄집어 올립니다.

구조대원이 왕복 400m 거리를 수영해서 물에 빠진 50대 여성을 구조한 겁니다.

[자 잡아주세요. {하나씩 하나씩.}]

너울성 파도와 조류를 뚫고 여성을 구한 건 울산해경 소속 박철수 경사입니다.

당시 속옷 차림으로 밤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배를 기다릴 여유도, 구조대원용 슈트를 입을 시간도 없다고 봤습니다. 당시 상황 들어보시죠.

[박철수/울산해경 기장파출소 구조대원 : 처음에는 100~150m 정도 계셨거든요. 막 들어가려고 하는데 또 더 멀어지셨더라고요. 이게 너무 급박하다 보니까…]

[앵커]

칠흙 같은 어둠 속 밤바다를 수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박철수 경사가 보트로 출동한게 아니라 육지 쪽으로 가서 물속에 뛰어든 거라면서요?

[기자]

신고가 접수되자 다른 대원들 구조정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수심이 얕아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이때 해경 박철수 경사는 육지 쪽에서 차를 몰고 해안가로 접근하고 있었는데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육지쪽에서 속옷 차림으로 곧바로 밤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배를 기다릴 여유도, 구조대원용 슈트를 입을 시간도 없다고 봤습니다. 결국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고, 왕복 400m를 헤엄쳐 여성을 구했습니다.

[앵커]

와,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우선 다 같이 박수를 드릴까요? 초등학교 시절 수영선수와 해군 해난구조대 경험이 있다고 하셨는데, 구조 도중에 본인이 다치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고요?

[기자]

갯바위를 나오다 다리와 팔 일부가 찢기고 근육 경련과 탈진으로 입원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구조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얘기도 들어보시죠.

[박철수/울산해경 기장파출소 구조대원 : 내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이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데리고 가자고…]

[앵커]

박 경사는 2019년 울산 염포 부두 선박 폭발 사고 때 마지막까지 구조활동을 펼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는데요, 정말 이런 분이 우리 삶의 영웅이 아닌가 싶습니다. 훈훈한 소식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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