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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0만 넘긴 '달짝지근해' 감독 "중고생도 공감할 작품 위해 노력"

입력 2023-09-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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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0만 넘긴 '달짝지근해' 감독 "중고생도 공감할 작품 위해 노력"
'달짝지근해: 7510'이 100만 고지를 돌파, 여름 극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광복절에 개봉한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한 감독)'는 꾸준히 롱런하며 116만 관객을 모았다.

굵직한 여름 대작들 사이에서도 소담하지만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어필해 남녀노소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연기인생 처음으로 코믹로맨스에 도전한 유해진은 귀여움 가득 치호로, 20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김희선은 미모를 내려놔도 아름다운 일영으로 분해 반전 케미를 선사했다.

외에도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의 연기 변신도 든든한 지원사격을 했다. '달짝지근해: 7510' 특유의 말맛과 가족에 대한 사랑, 남녀 간의 사랑을 부담스럽지 않게 녹여냈다. 이한 감독은 "손익 분기점을 넘고 싶다.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평가는, 이 영화를 처음 할 때 관객들이 재밌어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다 보고난 뒤 '그 영화 참 재밌어'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배우들은 "사실 진짜 치호는 이한 감독"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크린 컴백을 주저하던 김희선마저 이한 감독의 정성 가득한 손편지에 마음을 열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한 감독은 "해진 배우가 순수한 사람이다. 난 닮았다고 생각을 안해봤다"며 쑥스러워했다. '오빠생각', '증인' 등 휴머니즘 가득한 영화로 사랑 받았던 이한 감독의 코믹 로맨스 '달짝지근해: 7510' 역시 사람 냄새로 가득하다. 이한 감독은 대중성을 위한 노력에 대해 "영화를 만들 때 중고등학생이 봐도 이해될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인터뷰] 100만 넘긴 '달짝지근해' 감독 "중고생도 공감할 작품 위해 노력"
-손편지로 김희선의 마음을 설득했다고.
"김희선 배우가 시나리오는 좋아하셨는데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걱정하셨다. 일영 캐릭터도 설명하고 안심시키려 했다. 편지에 희선 배우가 해야만 하는 이유, 밝음 에너지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썼었다. 무엇보다 영화 작업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려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 김희선 배우가 딱 떠오른다."

-그간 휴머니즘이 짙은 작품을 주로 만들었는데 이번엔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계기가 있나.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는 거 같다. 나 또한 마음이 답답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힘든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게 코미디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재밌는 영화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영화들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생각하게 하고 이런 영화도 좋지만, 코미디는 안해본 장르라 도전해 보고 싶었다."

-정우성, 임시완, 고아성 등 이전 작품에서 함께한 배우들이 대거 카메오로 출연했다.
"감사하게도 제안 드렸는데 다 흔쾌히 출연해주셨다. 영화를 볼 때 잠깐 잠깐 나오는 특별출연은 나는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고 어떻게 하면 더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나랑 같이 했던 배우들 중에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고 아무 역에나 출연 제의를 드렸던 건 아니다. 사람들은 모르는데 시완 배우에겐 이런 면이 있고, 아성 배우한텐 이런 면이 있고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배역을 드렸다."

[인터뷰] 100만 넘긴 '달짝지근해' 감독 "중고생도 공감할 작품 위해 노력"
-임시완과 고아성의 장면도 많은 웃음을 준다.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나.
"시완 배우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 여전히 노래 부르는 거 욕심 있고 작곡 하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다. 진지하면서 엉뚱한 면이 있다. 이런 것들은 보통 분들이 잘 모를 거 같다 생각에서 제안하게 됐다. 아성 배우 같은 경우엔 사랑스럽다. 그 모습 자체가 평소에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잠깐 출연이지만 그 모습을 부각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아성 배우가 내가 생각할 땐 눈연기, 눈으로 감정 표현하는 게 좋아서 담고자 했다."

-이병헌 감독의 원작 시나리오에 이한 감독의 따뜻한 감성이 더해져 더 즐거운 영화가 완성됐다. 각색하며 가장 달라진 부분이나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10년이 넘은 시나리오다. 그 사이 시대적으로 달라진 것도 있고 리얼리티가 달라진 점도 있다. 10년 전에 각색하려 했는데 그 땐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각색 하니까 이병헌 감독 특유의 재미가 사라지더라. 지금은 때가 아닌가보다 싶었다. 시간이 흐르고 지금 고치면 잘 고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냥 재미만 주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어느 일정 부분은 페이소스나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특별히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그간 영화를 하면서 엄청 떨린다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이번엔 유독 떨렸다. 경쟁작들도 많고 쟁쟁해서 언제나 생각은 나를 믿고 지지해준 분들에게 손해는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든다. 이번에도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만족한다는 생각이다. 듣고 싶은 평가는, 시작할 때 관객들이 재밌어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 영화 참 재밌어'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

-처음 반응은 '유해진이 로맨스?'였다면 볼수록 유해진 표 치호에 빠져든다. 정작 유해진은 이한 감독이 진짜 치호라고 표현했다.
"해진 배우가 순수한 사람이다. 본인은 닮은 구석이 없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치호는 순수하면서도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부분이 닮았다. 나는 치호랑 닮았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닮았다고 하시더라. 내가 말귀를 잘 못알아듣고 눈치가 없는데 그래서인가 보다(웃음)."

[인터뷰] 100만 넘긴 '달짝지근해' 감독 "중고생도 공감할 작품 위해 노력"

-코미디를 직접 연출해보니 어떤가.
"일단은 재밌더라. 잘 몰라서 두려운 분야이긴한데, 배우들이 훌륭하게 해주셨던 거 같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느낄 때가 있는데 나도 굉장히 즐거워 하더라. 그런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유해진은 지금껏 가장 좋은 현장이었다고 할 만큼 분위기가 엿보인다.
"감독은 현장에서 즐겁고 이렇진 못하다. 배우들이 행복했다면 정말 감사하다. 후반 작업 하면서는 행복했던 기억이다. 촬영 현장을 다 끝내고 후반 작업을 하면서 정말 행복했던 게 '내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구나 감사하구나'였다. 연기자 뿐 아니라 촬영 감독님, 프로듀서, 제작팀, 분장팀, 의상팀 할 거 없이 그 분들이 애쓴게 느껴졌고 그 마음에 감사하며 후반작업했다."

-흥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연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텐데 노력한 부분은.
"있다. 언제나 중고등학생을 위한 작품을 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너무 유아스러우면 안되니까 그런 부분들도 고민하고 만든다."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진선규 배우는 과도할 정도로 자기 외모에 대해 자신감이 없더라. 우리한테 한 말이 '제가 어떻게 멋있게 보일 수 있죠?'라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마어마하게 우주 미남은 아니지만, 충분히 호감가질 외모다. 용기를 드렸다. 선규 배우는 옛날부터 팬이었다. 어떤 역이든 자연스럽게 유머스럽게 잘 표현해주시는 배우다. 차인표 선배님 같은 경우엔 보통 분들한테 고정돼 있는 이미지가 있다. 이 역할도 어떻게 보면 악역이다. 유일하게 등장하는 빌런이지만, 영화의 색깔상 너무 미워보이면 안될 거 같다. 뒤에 용서 구하는 장면이 설득이 안될 거 같았다. 그래서 아무리 화난 표정이어도 그 안에 선함이 보이는 배우가 누구일까 고민했다. 실제로 차인표 선배님은 인생의 교본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좋은 선배님이시다. 그런 모습 때문에 제안을 드렸고,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 보여주신 거 같다. 선화 배우는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인상 깊었다. 그런데 막상 함께 작업해보니 선화 배우가 대본대로만 한 게 아니구나, 이 분의 에너지가 있구나 싶었다. 은숙 역할이 처음부터 쌓아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잠깐 나와서 임팩트를 줘야 했는데 그 시간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분을 찾다 보니까 선화 배우가 잘하겠구나 싶었다. 노력을 엄청하는 배우라서 놀랐다. 그 당시에 아주 바쁜 스케줄이었는데도, 역시 그냥 운이 좋아서, 단순히 역할과 닮아서 된 배우가 아니구나 생각했다."

[인터뷰] 100만 넘긴 '달짝지근해' 감독 "중고생도 공감할 작품 위해 노력"

-유해진의 눈물 연기도 일품이다.
"그렇게까지 눈물연기마저 잘할지 몰랐다. 해진 배우가 그런 식의 슬픔을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이런 것도 너무 잘하는구나 생각했다. 사실 더 놀랐던 건 희선 배우다. 물론 해진 배우 연기도 너무 좋았지만 희선 배우한테 아픔을 표현해내는 그런 깊은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돼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이한 감독의 작품엔 악랄한 빌런은 없다. 그만큼 캐릭터를 대하는 따뜻한 시선이 엿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임권택 감독님을 비롯해 좋아했던 분들의 공통점이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던 거다. 그런 영화들을 보면, 내가 좋아지는 느낌을 받아서 감독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의 연장선상으로, 살면서 다행히 나쁜 사람을 거의 못 만났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캐릭터로 그리는 게 어렵다. 나쁜 사람도 지나고 보면 대부분 이유가 있더라. 그런 점이 영화에 투영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작품을 통해 힘이 된 부분이 있다면.
"항상 작고 소소한 이야기에 끌리는데 자신감이 적다고 해야할까. 시사회 반응을 보면 이런 이야기도 여전히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구나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더 용기있게 해볼 수 있겠다는 걸 느낀 작품이 됐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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