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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가상 체험해 보세요"…미국 부촌 황당 행사에 비난 쏟아져

입력 2023-09-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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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카고 하이랜드파크 페이스북 캡처〉

〈사진=시카고 하이랜드파크 페이스북 캡처〉


미국에서 빈곤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며 마련한 '빈곤 체험 행사'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6일 미국 NBC시카고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하이랜드파크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9일 '하이랜드 컨트리클럽'에서 빈곤 가상체험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시 당국은 "빈곤 속에 살아가는 것이 어떤지에 대한 주민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참가자들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경험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참가비는 무료고 사전 등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행사 게시글이 올라온 뒤 온라인 공간에선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한 네티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대단한 특권 의식"이라며 "오늘날 경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사람을 모욕하는 행사"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부자들이 스스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빈곤에 대한 낙인을 찍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고 지적했습니다.

금융 매체인 24/7 월스트리트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는 중위소득이 전국 평균치의 2배 이상으로 미국에서 잘 사는 동네 가운데 한 곳입니다.

비난이 이어지자 시 당국은 "이번 행사는 사회복지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되고 시행되는 것"이라며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골프장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시에서 이 정도 규모의 행사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고 시가 소유한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당 행사에 대한 비난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네티즌은 "부유한 동네 가운데 한 곳인 여기서 이런 행사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며 "이것은 빈곤한 이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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