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방부가 사단장의 '과실 치사'를 문제 삼은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을 조사했던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의 주장인데, 대통령실과 해병대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백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군 검찰에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달 31일, 박 전 단장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나눈 대화가 적혀있습니다.
박 대령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려다 국방부의 만류로 전격 취소된 직후입니다.
박 대령이 "도대체 국방부에서 왜 그러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김 사령관이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VIP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VIP가 격노하며 장관과 통화한 뒤 발표가 취소됐다"고 답했다고 적혀있습니다.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는지" 재차 묻자, 김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이 해병대 수사 결과 발표에 개입했다는 뜻이 됩니다.
앞서, 박 대령은 수사 결과를 경찰에 넘기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박정훈/전 해병대 수사단장 (지난 11일) : (해병 대령이) '장관님 결재본을 보내줄 수 없느냐' '안보실장님이 보고 싶어 한다'라고 말을 전하길래… (거절하자) 다음날 언론브리핑 자료라도 보내주면 안 되겠느냐라고 말씀해서…]
이같은 진술이 알려지자, 해병대 측은 "김 사령관은 그런 질문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도 "안보실에서 수정해 절차가 어그러지는 상황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군 검찰은 박 대령에 대해 항명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