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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염소 빌려드립니다'…'친환경 잡초제거' 1등 공신

입력 2023-08-29 16:26 수정 2023-08-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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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에 의해 학살 당하고 있는 잡초의 모습. 염소는 하루 평균 3.5kg 가량의 잡초를 먹어 치울 수 있다고 한다 〈사진=온라인 캡처〉

염소에 의해 학살 당하고 있는 잡초의 모습. 염소는 하루 평균 3.5kg 가량의 잡초를 먹어 치울 수 있다고 한다 〈사진=온라인 캡처〉

“잡초 때문에 골치 아프시다고요? 제초기, 제초제 없이 말끔히 없애 드립니다”

일본에서 번거로운 잡초 제거에 염소를 빌려주는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기계나 약품 없이 염소의 왕성한 식성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잡초를 없애는 사업입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경사면이나 좁은 틈새에 난 잡초도 문제없고 뽑아낸 잡초를 따로 폐기처분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염소에게 잡초관리는 맡긴 공장 부지의 비포 & 에프터. 이러다 벌초대행업체 다 망하겠다 〈사진=rental-yagi.com〉

염소에게 잡초관리는 맡긴 공장 부지의 비포 & 에프터. 이러다 벌초대행업체 다 망하겠다 〈사진=rental-yagi.com〉


염소를 풀어놓기만 하면 알아서 먹어 치웁니다. 잡초를 먹을 때 뿌리까지 뜯어 먹기 때문에 한 번 사라진 잡초는 잘 생기지 않는 장점도 있습니다.

땅 주인은 직접 잡초를 없애는 수고를 덜고, 염소 대여업체는 염소를 공짜로 먹이며 돈까지 버는 '윈윈 전략'입니다.

일본 나가노현 오카야시에 위치한 금속가공 업체인 이마이 상공주식회사는 최근 염소렌털 회사에서 염소형제인 '니에'와 '메에메'를 채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잡초제거에 투입된 염소형제 '니에'와 '메에메'. 하루 종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먹고 노는 게 일이다. 염소가 부럽긴 처음이다 〈사진=이마이 상공주식회사〉

공장 잡초제거에 투입된 염소형제 '니에'와 '메에메'. 하루 종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먹고 노는 게 일이다. 염소가 부럽긴 처음이다 〈사진=이마이 상공주식회사〉

이마이 상공은 만3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회사 부지 가운데 30%가 빈 땅이다 보니 매년 잡초로 골머리를 앓아왔습니다.

매년 2차례가량 외부에 제초작업을 의뢰했지만 올해는 친환경기업 인증을 목표로 이 작업을 염소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놀랍습니다. 이 염소 형제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풀의 양은 6~7kg에 달합니다. 400㎡ 기준으로 2개월이면 깔끔히 치울 수 있는 정도의 먹성입니다.
″일거리 맡기실 분?″ 일본에서 잡초제거를 위한 염소렌탈 사업이 인기다. 한 마리를 3달 빌리는데 2만7천 원이면 떡을.. 아니 잡초를 친다고 한다 〈사진=온라인캡처〉

″일거리 맡기실 분?″ 일본에서 잡초제거를 위한 염소렌탈 사업이 인기다. 한 마리를 3달 빌리는데 2만7천 원이면 떡을.. 아니 잡초를 친다고 한다 〈사진=온라인캡처〉


염소 한 마리를 빌리는 비용은 3개월에 3천 엔으로 우리 돈 2만7천 원에 불과하다 보니 사람을 불러 제초작업을 하는 것보다 비용도 훨씬 아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염소 대여 서비스도 단점은 있습니다. 일본 교통성이 청사 옥상 잡초 제거를 위해 빌린 염소의 경우는 잡초 대신 잘 가꿔놓은 관목을 뜯어 먹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도심이나 관공서의 경우 염소만 풀어놓으면 사고를 치기 때문에 염소를 관리하는 전담직원을 따로 두어야 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일본 국토교통성 옥상에 풀어놓은 염소들. 먹으라는 잡초대신 관목을 뜯어먹는다. 그러다 일당 못 받을텐데...〈사진=일본 국토교통성〉

일본 국토교통성 옥상에 풀어놓은 염소들. 먹으라는 잡초대신 관목을 뜯어먹는다. 그러다 일당 못 받을텐데...〈사진=일본 국토교통성〉


하지만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염소를 바라보고 있으면 무언가 안정이 된다는 방문객들이 많다 보니 실 보다는 득이 크다고 합니다.

또 지저분하게 풀이 무성했을 때보다 쓰레기 불법투기가 줄어들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기업이나 지자체뿐 아니라 도심형 전원 주택이 모여있는 마을에서도 염소를 빌려달라는 요청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잡초 제거가 끝난 뒤에도 염소를 그대로 데리고 있는 사례도 있다니 헤어나올 수 없는 염소의 매력과 귀여움에 끌리는 사람이 많은 모양입니다.

염소 임대회사 홈페이지를 장식한 염소찡. 이미 위주 잡초들을 모조리 평정한 모습이다 〈사진=rental-yagi.com〉

염소 임대회사 홈페이지를 장식한 염소찡. 이미 위주 잡초들을 모조리 평정한 모습이다 〈사진=rental-ya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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