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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이자 덜 주는 한국에 외국인이 돌아온다…이유는?

입력 2023-08-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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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하락 중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향후 데이터를 보고 필요하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려 합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5일(현지 시각)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무서운 말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합니다.

이러면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투자금은 더 빠져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행간을 잘 읽어보면 아주 나쁜 해석으로만 읽히지는 않습니다.

미국 금리인상 행진 '주춤' 신호?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에서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과 경제학자들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세계 금융시장 현황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모두의 관심사는 미국 중앙은행 경제 정책 방향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의장이 25일(현지 시각) 잭슨홀 회의에서 ″향후 데이터를 보고 필요하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려 한다″고 말했다. 〈자료=JTBC 뉴스룸〉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의장이 25일(현지 시각) 잭슨홀 회의에서 ″향후 데이터를 보고 필요하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려 한다″고 말했다. 〈자료=JTBC 뉴스룸〉

지난해 잭슨홀 미팅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랬습니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는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정책 대응을 계속해야 합니다."

"물가 안정이 늦어지면 인플레는 고착됩니다. 인플레 통제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이렇게 말하고 질의응답 하나 받지 않고 연단에서 사라졌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이 요동을 쳤습니다.


금리를 올리겠다는 말은 올해와 똑같지만 무게감은 완전 다릅니다.

이때와 비교하면 올해는 '인플레가 이제 많이 안정화 단계네요'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는 분위기입니다.

여전한 금리 역전 2%p인데 외국인들 돌아오나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0%입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입니다.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초유의 최대 2.0%포인트로 계속 유지 중이고 더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미국을 따라 올리면 됩니다.

그러나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가계부채의 건전성이 더 악화할 수 있습니다.

국내 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킬 수 있기에 함부로 내릴 수 없는 결정입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2.0%포인트가 계속 유지 되고 있다.〈자료= JTBC 뉴스룸〉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2.0%포인트가 계속 유지 되고 있다.〈자료= JTBC 뉴스룸〉

이런 가운데 긍정적 신호가 들려옵니다.

지난 6월과 7월 내내 코스피 시장에서 떠났던 외국인이 최근 돌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일단 표면적 이유는 미국의 '인공지능(AI) 황제' 주 엔비디아 실적 호조입니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워낙 좋아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중에 최근 4.35%까지 오르며 16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18%로 내려갔습니다.

국채금리는 꺾이기 시작했고 주가 반등이 기대되니 금리 격차를 이기고 외국인이 돌아오는 겁니다.

중국 발 빼는 외국인들, 우리에도 '악재' 될 수도


여기에 중국 상황도 예의주시할만합니다.

25일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들의 중국 주식 매도가 716억 위안(약 13조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떠나는 외국인을 강제로 붙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중국 당국은 금융권에 시장 방어를 위한 주식 매수를 촉구 중입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의 '도미노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시작해 중국 시장 전체의 경기 둔화 공포가 시작된 겁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들어 6.3% 내렸고, 선전종합지수도 8.3% 떨어졌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투자금이 우리나라를 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제조업 상황을 고려하면 여파가 우리나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중국 성장동력이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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