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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미국을 흔드는 메시의 '축구 잘하는 법'...비밀은 "조금 더 가만히 서 있으라"

입력 2023-08-24 14:30 수정 2023-08-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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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없나 싶으면 도움으로...메시가 살렸다

오늘도 메시는 축구를 드라마로 몰고 갔습니다. 마이애미가 두 골을 먼저 내주며 느슨해졌나 싶었는데 그때부터 메시가 바짝 조이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중반에 추격 골을 하나 도와줬고, 패배로 몰린 후반 추가시간 7분 동점 골을 하나 더 배달했습니다. 그렇게 마이애미는 US오픈컵 4강전에서 살아났습니다.

메시가 어린 아이처럼 좋아합니다. 마이애미는 신시내티를 꺾고 US오픈컵 결승에 올랐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메시가 어린 아이처럼 좋아합니다. 마이애미는 신시내티를 꺾고 US오픈컵 결승에 올랐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꼴찌 마이애미가 이런 팀이었나?

그다음은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연장전에서 신시내티와 한 골씩 더 주고받은 마이애미는 떨리는 승부차기에서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해 5대4로 이겼습니다. 미국 언론은 '메시 매직'이라 불렀습니다. 꼴찌팀을 리그스컵 우승으로 이끈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US오픈컵 결승까지 끌어냈으니 그럴 수밖에 없죠. 마술을 부리듯 질 것 같은 승부도 일으켜 세우니, 메시라는 이름에 열광할 수밖에 없습니다.
메시 효과는 계속됩니다. 메시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신시내티 구장은 2만 5000명 넘는 관중이 들어찼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메시 효과는 계속됩니다. 메시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신시내티 구장은 2만 5000명 넘는 관중이 들어찼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퍼거슨 감독이 지금 메시를 평가한다면?

언젠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가 뛰어나냐, 메시가 뛰어나냐는 물음에 호날두를 앞에 세웠죠.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바르셀로나라는 잘 갖춰진 팀이었기에 성공한 메시가 가능했다는. 퍼거슨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메시'였지,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아니었다는 논쟁적인 해석을 내놓았죠. 지금은 어떨까요. 아무리 리그 수준이 유럽만 못하다 하더라도 메시는 한 팀을 추동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리그를 흔들고, 또 바꾸고 있습니다.
골이 없으면 도움을 합니다. 신시내티전에서 2도움, 메시는 극적인 승리를 챙긴 뒤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골이 없으면 도움을 합니다. 신시내티전에서 2도움, 메시는 극적인 승리를 챙긴 뒤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권위를 내세우는 스타? 혼자만 잘하는 축구?

그렇다면 한 팀을 추동하는 메시의 힘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선수라는 권위 때문에 저절로 동료들이 뒤따르는 것일까요. 리그스컵 우승 시상식에서 메시는 이전에 주장이었던 예들린에게 완장을 채워주며 같이 우승컵을 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드리블 하나로 휘휘 휘젓고 혼자만 잘하는 축구처럼 비치지만 메시의 축구엔 팀과 함께 하는 이타성이 깔려있습니다.
메시는 캄파냐의 2골에 다리를 놓는 어시스트를 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메시는 캄파냐의 2골에 다리를 놓는 어시스트를 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뛰지 말고 조금 더 서 있어라"

노하우는 동료와 공유합니다. 19세 미드필더 루이스가 전한 고백이 신선합니다.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하자 메시는 “(뛰지 말고) 가만히 오래 서 있으라”고 답했습니다. 루이스는 “축구에선 언제나 공을 향해 뛰고, 끊임없이 공간을 찾아 달리는 것이라 여겼는데 메시는 다른 말을 했다. 서 있으면 공이 올 것이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나흘 전이죠. 마이애미는 내슈빌을 꺾고 리그스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꼴찌팀의 기적이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나흘 전이죠. 마이애미는 내슈빌을 꺾고 리그스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꼴찌팀의 기적이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루이스는 지난 필라델피아와 리그스컵 4강전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는데 메시의 이런 조언이 힘이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성급하게 뛰는 축구보다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경기를 먼저 읽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19세 미드필더 루이스(왼쪽)는 지난 16일 필라델피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메시와 포옹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19세 미드필더 루이스(왼쪽)는 지난 16일 필라델피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메시와 포옹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축구 잘하는 법? 잠시 멈춰서 보고 생각하라

실제로 지난 내슈빌과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메시가 골을 넣기 전 움직임을 보면 그 조언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 축구 팬이 골을 넣기 전 메시만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메시는 그때도 그냥 서 있거나, 움직이더라도 어슬렁거리기만 합니다.
메시의 '걸어 다니는 축구'는 2022 월드컵 내내 집중조명됐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메시의 '걸어 다니는 축구'는 2022 월드컵 내내 집중조명됐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게을러서일까요. 지쳐서일까요. 그냥 그게 메시가 축구하는 법입니다. 모두가 분주할 때 경기를 조망하면서 때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공이 상대 문전으로 움직이자 갑자기 속도를 끌어내더니 한 번의 찬스서 골을 터뜨렸습니다.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메시의 '걷는 축구'...느림이 있어 빠름이 돋보여

2022 월드컵으로 가볼까요. 당시 통계를 보면 메시는 레반도프스키 다음으로 많이 걸어 다니는 선수였습니다. 느림이 있기에 빠름이 더 빠르게 느껴졌겠죠. 무턱대고 뛰고, 정신없이 움직이는 축구 속에서 메시는 뭔가 다른 스타일을 던집니다. 통계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메시는 동료에게도 멈추고, 생각하는 축구를 하라고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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