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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맵다 매워, 엽기 '마스크걸'

입력 2023-08-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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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누군가에겐 한입도 못 삼킬 불량식품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매운 맛에 중독되는 요리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마스크걸'이다.

18일 공개되는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동명의 웬툰을 원작으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김용훈 감독이 드라마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혐오스런 김모미의 일생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등장인물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자면 불쾌감이 밀려온다.

특히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직장인 김모미, 그리고 김모미의 인생에 끼어드는 직장동료 주오남이 등장하는 초반 회차는 시청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외모지상주의, 날것 그대로의 욕망, 번지르르한 껍질 속 초라한 알맹이를 속속들이 보여준다.

성형 후 김모미가 등장하는 중반부도 마찬가지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인물들이 등장해,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만을 생각하며 내달린다.

교도수 수감 후 김모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후반부에 가서는 앞서 쌓아놓은 서사에 장르적 쾌감이 담긴 이야기를 더해 몰입도를 높인다.

원작만큼이나 기괴하다. 묵직한 메시지를 비릿하게 던진다. '파란만장'이라는 설명은 적확하다.

예쁜 포장지 안에 담긴 시궁창 같은 인간의 모습들을 담았다. 시궁창이지만 아름답게 연출했다. 촬영에도, 미술에도, 음악에도 '미(美)'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미지 캐스팅이란 이런 것
'마스크걸'

'마스크걸'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놀라운 캐스팅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성형 전 '김모미 1기'를 원작 속 김모미와 놀랍도록 닮은 신인 배우 이한별이 연기한다. 연기력으로 크게 눈길을 끄는 배우는 아니지만, 일단 등장할 때부터 놀라움을 안기는 이미지 캐스팅의 주인공이다.

'김모미 2기' 나나, '김모미 3기' 고현정도 제 몫을 한다. 주오남 역 안재홍인 원작을 찢고 나온 것으로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고, 염혜란 또한 원작 못지않게 강렬하다. 특별출연인 최부용 역 이준영까지 열연하는 나머지, 캐릭터와 배우 간의 간격을 '0'으로 만들어버린다.

파격을 추구하거나, 자극을 좇거나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마스크걸' 스틸


파격을 넘어 자극적이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인간의 민낯을 보다 과장된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이야기 전개도 충분히 자극적인데, 이 과정에서 피가 튀기도 하고, 실루엣을 강조한 전라 노출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게까지 자극적으로 그릴 필요가 있었나'란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이같은 점 때문에, '마스크걸'은 크게 호불호가 갈릴 시리즈다. 두 시간짜리 영화가 아닌 7부작 시리즈 내내 자극을 좇다 보면, 분명 견디지 못하고 중도 하차할 시청자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스크걸'의 매운맛에 중독될 시청자도 있을 터다. 이 작품이 선사하는 짜릿하다 못해 아리는 그 맛에 자꾸만 '다음 회' 버튼을 누르게 될 수도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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