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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디플레·부동산위기 이중고

입력 2023-08-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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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과 부동산위기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AP 연합〉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과 부동산위기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AP 연합〉


모든 지표가 침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견인차에서 짐더미로 변하고 있는 중국 이야기입니다.

수출급감과 내수침체에 이은 거대 부동산 기업과 금융권의 부실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 전망은 점점 더 비관적으로 바뀌는 중입니다.

중앙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는 커녕 반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 경제 위기는 글로벌 시장에 큰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특히 중국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위기는 하반기 수출개선을 통한 '상저하고'를 노리고 있는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상황 악화 속에서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공식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청년 실질 실업률은 46.5%에 이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진=AFP 연합〉

중국 정부가 경제 상황 악화 속에서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공식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청년 실질 실업률은 46.5%에 이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진=AFP 연합〉

현실화한 중국 디플레이션 공포


중국은 이미 디플레이션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9일 중국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 1월 2%에서 6월 0%까지 떨어진 뒤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겁니다. 마이너스 성장은 코로나19가 휩쓴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1년 전보다 4.4% 하락하면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로써 중국 월별 CPI와 PPI는 2020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물가가 떨어지면, 사람들이 소비를 미루면서 경기가 더 안 좋아지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지금 사면 손해다 보니 재고는 점점 쌓이고 기업들은 투자와 일자리를 줄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중국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올해 들어 '제로코로나'를 포기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으로 노선을 변경하며 경기회복에 집중했지만 현재로써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지속적인 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확대와 소비 진작을 위한 규제 완화도 전혀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내 소비가 이렇게 위축되고 있는 이유는 결국 '제로코로나' 정책 후유증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모든 활동을 전면금지한 당국의 무리한 봉쇄를 경험하며 잔뜩 움츠러든 소비자들이 두려움에 좀처럼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중국 내 가계저축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애덤 포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중국 경제 회복이 얼마나 미약한지 목격하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중국 당 지도부가 민간경제 부문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부양책을 쓰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발 부동산 위기가 과거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전세계 금융위기로 번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AP 연합〉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발 부동산 위기가 과거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전세계 금융위기로 번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AP 연합〉


부동산 시장 위기…이미 불붙은 시한폭탄


더 큰 문제는 이미 시한폭탄에 불이 붙었다는 겁니다. 내수, 수출과 함께 중국 경제의 3대 축인 부동산 폭락에 따른 개발업체의 연쇄 채무불이행, 디폴트 우려입니다. 지난 2021년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의 경영난으로 촉발된 부동산 위기는 중국정부의 수습에도 불구하고 둑이 무너지듯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동산 개발사 완다가 디폴트를 선언한 데 이어 헝다와 함께 업계 1위 자리를 다투던 비구이위안(영문 컨트리가든)이 채권 이자 지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비구이위안의 빚은 1조4300억 위안(약 263조 원) 규모로 연말까지 내야 하는 이자만 57억6000만 달러(7조66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 비구이위안의 위기는 앞서 헝다와 완다가 흔들릴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현재 비구이위안의 건설 프로젝트는 중국 전역에 3천여 건이 진행되고 있어, 헝다의 700여건보다 4배 이상 많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7만 명의 직원과 함께 3만3천 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대량 실업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부동산 위기는 금융으로도 전이되고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이 반등할 것으로 믿고 비구이위안에 대규모 투자를 한 중룽국제신탁은 지난달 만기가 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습니다. 중룽신탁의 지급 연기는 회사 대주주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전염되고 있습니다. 중즈그룹의 자산관리 규모는 1조 위안(182조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가 가시화한 가운데 부동산 신탁회사까지 상환에 실패하면서 중국 특유의 은행 외부 자금중개 활동을 의미하는 2조8000억 위안(514조 원) 규모의 '그림자 금융'도 파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를 공황에 휩싸이게 한 중국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중국경제 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AP 연합〉

중국경제 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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